특집/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30돌 기념미사·출판기념회
이관진 회장에 감사패·박광순 회장 등에 공로패 수여
30년사 출판기념회…그리스도 복음전파 앞장 다짐
“가장 미소(微小)한 형제에게 베푼 것이 곧 나에게 베푼 것이다.”(마태 25, 40)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말. 하지만 주님의 말씀대로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위해 30년간 살아온 기관이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대표이사 김운회 주교)는 설립 30주년을 맞아 11월 28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기념미사와 30년사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쉼없이 달려온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서른돌을 기념하고 그동안 애써온 이웃들을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대표이사 김운회 주교, 회장 김용태 신부를 비롯해 사제단과 수도자, 사회복지관련 관계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30주년 행사는 제1부 기념미사와 시상식으로 막을 올렸다. 역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신부, 각 교구 사회복지 담당 사제단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한 김운회 주교는 강론을 통해 “오늘 이 자리는 30년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를 위해 힘써온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을 위한 자리”라며 “지난 30년간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삼고 교회의 가르침을 나침반 삼아 앞으로도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나라가 가까이 오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등록 222개 단체는 그간 은총의 삶을 봉헌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신들의 소명을 되새겼다.
시상식에서는 한국가톨릭경제인회(회장 박광순)와 LG복지재단, 평화방송 ‘아름다운사랑 아름다운나눔’ 제작팀이 공로패를 받았으며 이관진 회장(서울대교구 가톨릭군종후원회)을 비롯한 9명의 후원자들이 감사패를 수상했다.
제2부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30년사를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로 진행됐다. 30년사 봉정식 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제1대 회장을 역임한 안경렬 몬시뇰은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이 창대하리라’라는 문장이 새삼 떠오른다”며 “30주년을 디딤돌 삼아 우리 모두 이웃사랑이 의무임을 깨닫자”고 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영상을 통해 “30주년은 하느님이 베풀어 주신 사랑을 깨닫는 계기”라며 “교구의 발전과 이웃사랑 실천, 하느님의 진리를 찾을 수 있는데 성심을 다하자”고 격려했다.
◎[인터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김용태 신부
“자원봉사자 확보가 가장 절실”
꿈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또 있을까. 말하는 내내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과 열의, 덧붙여 책임감이 물씬 배어났다.
“사회복지회가 해온 일련의 성과들은 가시적으로 나타납니다. 즉 많은 사람이 주님의 사랑을 받았다는 거죠. 하지만 가려진 부분도 많습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김용태 신부. 30주년을 맞은 사회복지회의 회장이 말한 첫 마디 중 ‘가려진 부분’이라는 표현에 솔깃해졌다.
“복지는 가장 낮은 곳에서, 낮은 자들에게 이뤄져야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집니다. 본당이 최우선적으로 그들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김신부는 교회 복지에는 2가지의 큰 틀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사회복지회주관의 시설 중심 복지, 다른 하나는 본당에서 가족,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재가 복지가 그것이다.
“본당 중심 재가 복지는 우리가 넘어야 할 큰 산입니다. 아직 미비한 상태라 사회복지회 차원에서 재가 복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중입니다.”
그가 재가 복지 활성화에 힘쓰는 이유는 사회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웃들은 지금도 무관심 속에 생명의 불꽃을 스스로 끄고 있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공유하는 것이 사회복지 아닙니까.”
이를 위해 사회복지회가 준비한 방안들은 현재 각 본당에 사회복지 안내서, 적합한 모델 제시, 교육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2년 전부터 각 본당·지구 사회사목분과 대표자 모임도 펼치고 있고 자원봉사센터도 마련했습니다. 신자를 비롯한 모든 이웃을 위한 복지 실천의 준비 작업입니다.”
특히 김신부는 자원봉사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부금은 민간에서 80% 정도, 우리나라는 기업에서 70% 정도 모금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부도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한다는 단적인 예입니다.”
자원봉사자가 많아질수록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도움의 손길도 높아질 것이고, 그들의 체험을 통해 기부 역시 높아져 자연히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이다.
김신부는 사회복지회가 앞으로 노인복지에도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이 역시 직접 찾아가 돕는 재가 복지가 우선시 돼야 하겠죠.”
3년째 사회복지회를 담당하고 있는 김신부는 또 다른 꿈을 털어놓았다.
“모든 사람들이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길 바랍니다. 그게 저의 소임이자 바람입니다.”
◎교회 사회복지의 역사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장애우·노인·의료복지 사업 등 시대 요구 부응하는 활동 전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30년간 소외받은 이웃들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해 왔다.
사실 교회가 어려운 이들을 돕기 시작한 것은 1784년으로 추정된다. 이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등록 단체 222개와 숫자와 같은 222년 전의 일로서, 당시 주문모 신부에 의해 조직된 ‘명도회’가 사회복지에 첫발을 내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후 교회는 박해시대, 한불조약, 식민지 시대에도 사회복지 활동을 명맥을 이어왔으며 1945년부터 26년간 가톨릭구제위원회 설립을 비롯해 나병 환자를 돕는 구라사업, 장애인·노인·아동·의료복지사업 등을 펼치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왔다.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역할을 위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설립된 것은 1976년. 같은 해 5월 24일 캐나다 국제연구원에서의 협동운동과 미국 뉴저지에서 조직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안경렬 몬시뇰이 초대회장으로 부임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무렵은 복지(Caritas)와 사목(Pastoral)을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수환 추기경이 사회복지회의 간판을 중국인 화교성당(현 삼일로 노동상담소)에 달고 안몬시뇰이 화교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해 준다는 약속 후, 화교성당을 사회복지회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9월 27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현판식을 거행한 것이 30주년의 시작이었다.
타종교와 사회각계의 복지시설들과 활동들을 둘러보고 선의를 모으는 것으로 첫 걸음을 떼었다. 활동도 어려웠지만 재정적 지원이 더욱 절실했다.
교구 차원의 사회복지 나눔 바자를 기획해 자금을 마련한 사회복지회는 용기를 얻었다. 사순절운동을 통해 모금을 시작했고 타 복지기관 등을 지원, 조직했다.
소식지도 발간했다. 1976년 교회사회복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복지단체를 홍보하기 위한 발간한 ‘나눔’은 창간 목적과 맞게 현재도 신자와 후원자 뿐 아니라 외부 관련단체에 교회 내 사회복지활동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하느님 백성으로 본당 중심의 사목과 이웃사랑 복지 활동의 이해와 협력을 표어로 삼고 활동해온 사회복지회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복지단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자원봉사자만 4만명
유급봉사자 2500명, 자원봉사자 4만 명, 1년 예산은 3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다. 이는 사회복지회가 장애인, 한가족, 아동, 청소년 등을 위해 펼친 다양한 사업과 시류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사회복지회의 이러한 삶에 대해 김수환 추기경은 30년사 축사에서 “사회복지회가 소외된 이들이 없는 아름다운 사회 건설에 힘썼듯 주님의 마음처럼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꼭꼭 숨어있는 힘든 이웃들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설명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가 11월 28일 설립 30주년 기념미사를 거행하고 있다.
▶축하연에서 김용태 신부, 안경렬 몬시뇰, 김운회 주교, 이관진 회장, 한홍순 회장(왼쪽부터) 이 케이크를 절단하고 있다.
▶1976년 9월 27일 김수환 추기경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현판식에서 현판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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