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집다운 집에서 삽니다”
첫 공사부터 난관
비와 추위에 공사는 지연되고…
반짝반짝 새 보일러에 도배-장판이 깔리고
어느덧 새 집이 눈앞에 …
▲11월 25일
공사 관계자들의 표정이 어둡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손만 대면 ‘부스스’ 무너지는 벽, 지붕이 반쯤 내려앉아 위태로운 부엌, 노후된 연탄 보일러에서 새어나오는 독한 가스, 이가 맞지 않아 덜컹거리는 방문. 방안에는 쥐가 들어온 흔적까지 있을 정도였다. 박옥희(레오니아.76) 할머니 집은 단순한 ‘고쳐주기’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집이었다.
“벽 전체를 모두 뜯어 냅시다.”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익(아브라함.서울 봉천1동본당) 대표이사가 결단을 내렸다. ‘고쳐주기’가 아니라 ‘전면 재건축’을 결심한 것.
‘드르륵~ 드르륵’‘뚝딱 뚝딱’. 전기드릴 돌아가는 소리, 못질하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 소리들 속에서 벽이 모두 허물어졌다. 집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11월 28일
비가 내렸다. 공사가 지연되고 있었다. 당초 4일이면 끝날 것이라는 공사가 끝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추위도 공사를 힘들게 했다. 오전 7시부터 해질 때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에 처음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자’고 호기있게 달려들었던 공사 관계자들도 하나 둘 지쳐가는 모습이었다.
“조금만 더 합시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쉽겠습니까.” 엠에이디 종합건설 권혁환(베드로.수원교구 용인 상현동본당) 이사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애당초 쉽지 않은 공사였다. 공사는 하면 할 수록 손을 대야 할 곳이 늘어났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11월 30일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바닥에 상하수도 설비를 새로 설치한 다음 콘크리트를 쳤다. 그 위에 샌드위치 판넬을 세우고, 전기 설비를 했다. 허물지 않아도 되는 일부 흙벽에는 드라이비트로 마감을 했다.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았다. 낡은 연탄 보일러는 ‘반짝반짝’ 새 보일러로 교체했다. 비만 오면 새던 지붕도 깨끗하게 고쳤다. 수도꼭지, 문 손잡이를 교체하고 싱크대를 새로 설치했다. 방문도 새로 달았다.
창고 공간을 별도로 확보, 그동안 야외에 보관하던 다양한 물건들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계단도 별도로 만들어 할머니가 이동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했다. 계량기에서 바로 집으로 들어가던 전기도 차단기를 설치, 할머니를 전기 누전이나 화재의 걱정으로부터 해방시켰다. 백열 전구도 모두 신형 전구로 바꾸었다. 엠에이디 종합건설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할머니의 손자가 애지중지 기르는 닭을 위한 닭장도 별도로 만들어 주었다.
이제 마지막 단계, 외벽에 페인트를 칠하는 일만 남았다. 이 작업만 끝나면 할머니의 집은 예쁜 언덕 위 아이보리색 집으로 변할 것이다.
▲12월 1일
7일. 당초 3~4일 예상으로 달려들었던 일이 일주일을 꽉 채우고서야 간신히 끝났다. “와~” 박옥희 할머니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훤하게’ 변한 집 앞에서 할머니가 함박 웃음을 피웠다.
“26살에 시집오면서부터 이 움집에서 살았는데…. 평생 동안 움집 생활을 했는데…. 이제야 집다운 집에서 한번 살아 보네….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어….”
할머니는 공사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찾은 가톨릭신문 이창영 사장신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정말 기쁘다”는 말을 계속했다.
이 사장 신부가 “뭐가 그렇게 기쁘시냐”고 물었다. “이제 쥐가 더 이상 방에 들어오지 못하잖아요.” 할머니는 ‘새 집’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할머니 웃음 보니 그간 고생 잊혀지네요”
◎엠에이디 종합건설 권혁환 이사(집 고쳐주기 총괄)
건축폐기물 처리 가장 힘들어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엠에이디 종합건설측 사랑의 집 고쳐주기 총괄 담당 권혁환(베드로.수원교구 용인 상현동본당) 이사는 공사를 마친 12월 1일 “이제야 발을 편하게 뻗고 자게 생겼다”고 말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쓰레기였습니다. 건축 폐기물 등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1t 트럭 15대가 사용됐습니다.”
그만큼 보람도 크다. “집이 없었던 예수님을 위해 집을 지어 드린다는 심정으로 집고쳐 주기 사업에 나섰다”는 권 이사는 “할머니가 이제는 따뜻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의 힘든 일은 모두 잊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봉사에 나서주신 엠에이디 종합건설 직원들과 우리를 격려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소외된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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