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와 피해자 …그 가족들의 희망찾기
(사카가미 가오리 지음/박병식 옮김/푸른숲/312면/1만2000원)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사형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의 발의로 모두 175명이 공동 발의한 사형제 폐지 특별 법안이 현재 국회에 상정된 상태이다. 또 공지영씨의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2005년 4월 출간, 현재 66만 독자를 울리는 종합베스트셀러 1위가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영화로 제작돼 흥행에 성공하면서 인터넷에서도 사형제 존폐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사형제 존폐의 결과를 떠나 지금껏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사형제의 정당성에 대해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희망 여행’이 출간됐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매년 가을 미국에서 진행되는 희망 여행(Journey of Hope)이라는 행사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1993년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희망여행은 살인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유가족과 목숨을 빼앗은 사형수의 가족들의 아주 특별한 여행이다. 이들은 2주간 미국 전역을 누비며 자신들의 체험을 나누며 일반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체험을 전한다. 피해자의 유가족과 사형수의 가족이라는 양극단의 입장에 있고, 서로 화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이들의 화해와 체험은 독자들에게 사형제 폐지에 대한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
일본의 영상 저널리스트인 저자 사카가미 가오리는 이 여행을 따라가며 피해자, 유가족, 사형수 가족, 사형수를 밀착 취재한다. 그 과정에서 사형제가 피해자 유가족을 치유하기는커녕 더욱 혼란스런 상황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뜻하지 않게 사형수 가족이 된 그들의 불안과 불행이 얼마나 철저하게 그들의 행복권을 파괴하는지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진정한 반성과 그것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박탈당한 사형수들의 입장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사회적으로 사형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있다. 그 물음을 통해 저자는 사형제가 폐지돼야 하는 까닭을 무엇보다 강하게 웅변하고 있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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