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복지시설-지역사회 연결하는 네트워크 형성으로
“교세에 걸맞는 내실 다진다”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2007년 수원교구 사목교서에서 교구를 굴러가게 할 두 바퀴로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선택했다. 이 수레를 이끌어 가는 6마리 말이 바로 6개 대리구다. 그럼 수원교구가 이 6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몰아 향해 가는 곳은 어디일까. 최덕기 주교는 그 지향점으로 ‘가정 성화를 바탕으로한 이 땅의 복음화’와 ‘하느님 나라 건설’을 말했다. 특히 최 주교는 “하느님 나라 건설을 ‘지역사회에서’ 하자”고 했다. 그 첨병 역할을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이기수 신부)가 자임하고 있다. 수원교구의 소외된 이웃을 향한 그 열정 속으로 들어가 본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다. 먼저 나를 바로 세우고 밖을 향하는 법. 그동안 수원교구는 밖을 향할 여력이 없었다. 급격한 교세 증가 속에서 교구 인프라 확보에도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시노두스를 통해 교구의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했고,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한 작업에도 매진해야 했다. 본당 신설 및 성당 건축과 관련한 압박도 만만찮았다.
교구 인준시설 100개 넘어
따라서 어느 정도 교구 기반이 안정된 서울대교구 등에 비해 교구 차원의 대 사회복지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이기수 신부, 이하 사회복지회)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
몇 년전만해도 20~30개소에 불과하던 교구 인준 사회복지시설이 최근 100개소를 넘어섰다. 직영 복지관만 6개소에 이른다. 복지 분야도 장애인(24개소), 여성(6개소), 의료(1개소), 노인(24개소), 행려인(4개소) 등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내년에는 교구가 최초로 직접 기금을 조정해 1000여 건평 규모의 대형 발달장애인 및 다운증후군 생활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최신 음향시설을 설치, 음악치료도 병행하는 등 초현대식 시설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시·군·구 시설 위탁 증가
이같은 교구 산하 복지시설의 증가세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원, 평택, 안양, 군포, 의왕, 성남, 용인, 안산 등 교구 관내 각 시·군·구가 현재 사회복지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으며, 신설되는 시설 중 상당수가 상대적 청렴도를 인정받고 있는 가톨릭 교회에 위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Jesus Hand in Our Hands’
이에 따라 사회복지회는 2007년을 외형적 급성장에 걸맞는 ‘내실을 다지는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그 내실의 큰 줄기는 ‘가톨릭 사회복지 지역 네트워크 형성’이다. 지역사회와 지역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 지역 교회가 직접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Jesus Hand in Our Hands’(예수님 손에 우리들 손을 잡고) 운동이 있다. 사회복지회가 추진하고 있는 이 운동은 일선 본당과 사회복지시설,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복지 프로그램이다. 이 운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장애인과 기업의 결연 및 후원운동을 추진하고 본당과 수원교구 인준 사회복지시설을 연계하는 활동방안을 모색한다. 또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본당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밖에 교구 인준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난치병 어린이 및 불우 환우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도 함께 전개한다. 또 내년부터 실시되는 노인수발 보험제도를 최대한 활용, 각 본당 차원에서 지역 노인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일선 본당 사회복지 관계자들의 전문성 문제. 본당 사목회에서 사회복지분과가 한직으로 인식되다 보니 자주 분과장이 교체되고, 그 와중에서 본당 사회복지에 일관성이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회는 우선 본당 사회복지분과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2007년도 복음화 지침서에 따르면, 사회복지회는 내년 한 해동안 본당 사회복지분과 활동 지침서를 발간하는 등 본당 사회복지 모델을 연구 개발하는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리구 단위 사회복지분과 체계 연구 및 활동 체계 확립 등 수원교구만의 가톨릭 사회복지 모델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또 가톨릭 사회복지 전문인력 양성 및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서도 땀 흘릴 예정이다.
‘가정’에도 눈돌려
이밖에 사회복지회가 최근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은 ‘가정’이다. 최근 군포시의 건강가정지원센터 운영을 위탁 받았고, 12월 중에 축복식 및 개소식을 가질 계획이다. 현재 본오종합사회복지관에서 건강가정 지원센터를 운영 중인 사회복지회는 앞으로 가정상담, 교육, 바른 가정 문화 형성을 위한 다양한 관련 사업을 통해 건강한 가정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사회복지회 회장 이기수 신부는 “경험과 인력, 자원 등이 모두 부족하지만 첫 걸음을 내딛는다는 심정으로 하나 둘 해 나가다 보면 나중에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상 구현을 위한 목표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이기수 신부
“주민들 피부에 와닿는 사회복지 실현”
“전쟁, 지진, 실직, 이혼 등 물리적 외적 고통은 물론 엄청난 아픔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해결 방법 및 치유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적 고통,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소외에 대한 고통은 치유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소외를 없애야 합니다.”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 이기수 회장 신부는 마더 데레사 수녀의 말을 인용, ‘소외’를 이야기 했다. 가톨릭 사회복지의 존재 이유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데 있다는 것이다.
“복음서의 80% 이상이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투신 없이는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의 관심은 늘 소외된 이들에게 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 신부는 복지시설 확충과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활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계획이다. “가톨릭 교회는 사회적으로 다른 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복지활동이 깨끗하고 청렴하다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각 시군구에서 설립하는 복지시설의 위탁 운영을 확대하고, 본당 사회복지 활동을 활성화해 지역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사회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이 신부는 그래서 내년에는 교구 최초로 직접 기금을 출자해 현대식 기반시설을 갖춘 대형 중증장애인 생활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교구 관내 각 시군구에서 설립하는 복지시설의 위탁 운영도 확대할 방침이다. 그리고 ‘Jesus Hand in Our Hands’(예수님 손에 우리들 손을 잡고) 운동을 통해 일선 본당과 사회복지시설, 지역사회를 연결해 지역사회에 다가가는 복지활동을 펼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낮은 곳을 늘 생각하고 그 낮은 곳에 머무는 사회복지회가 되겠습니다.
제3자의 눈이 아니라, 소외된 이들의 관점에서 소외된 이들의 아픔에 접근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8만 신자 수에 걸맞는 ‘나누는 교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후원문의 031-268-1912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
사진설명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는 2007년을 외형적 급성장에 걸맞는 ‘내실을 다지는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그 내실의 큰 줄기는 ‘가톨릭 사회복지 지역 네트워크 형성’이다. 지역사회와 지역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 지역 교회가 직접 함께 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11월 20일 사회복지회 주관으로 열린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 이날 담근 7000㎏의 김치는 경기도내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됐다.
▶10월 22일 ‘관악마을 큰 사랑 축제’에서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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