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체가 축복임을 깨달았다는 독자글에 행복”
올 연말 소설가 공지영(마리아 45)씨는 ‘상복’이 터졌다. 그동안 자신은 별로 상복이 없다고 생각했던 터라 그 기쁨은 더 남다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봉순이 언니’ 등으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공씨가 사형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5년 4월)으로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여론을 불러 일으킨 공로다. 또 이 소설을 영화화한 송해성 감독은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주최하는 제16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형 폐지 여론 일으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은 현재까지 75만부가 팔렸으며, 영화도 350만명의 관객이 들어 한국 멜로영화의 흥행기록을 새롭게 썼다. ‘공지영’이란 소설가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했다.
공지영씨가 11월 29일 대구 계산본당 설정 120주년 기념 특별강연차 방문했다. 공씨는 계산본당에서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선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 글을 쓸 때 ‘주님 받아 적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말씀하십시오’라고 마음속으로 이야기 하며 집필합니다. 많은 분들이 ‘우행시’를 읽고 살아있는 자체가 큰 축복임을 깨달았다는 글을 보내왔을 때 행복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해온 국제앰네스티에서 이처럼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기쁩니다.”
공씨는 지금까지 많은 작품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우행시’는 특별하다고 전했다. ‘공 마리아’란 한 신앙인으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무대였던 교도소를 오가며 만났던 많은 재소자들과 천주교 봉사자들을 통해 주님의 사랑과 평화를 깊이 체험했다.
“몇십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죄인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봉사자분들의 헌신과 열정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결코 인간의 생명을 함부로 단죄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갖게 되면서 사형제도 폐지 운동에도 동참하게 됐습니다. 소설을 위해 만난 인연이었지만 오랜기간 정이 들어 저도 교도소 교화위원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믿음’ ‘사랑’ ‘평화’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세가지 가치로 꼽는다는 공지영씨. 하느님을 믿고 따르며 신앙의 참 기쁨을 체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18년간 냉담생활을 하며 겪었던 마음적 고통과 어려움을 신앙으로 치유하며 극복하고 있다고.
인도 캘커타 봉사 계획
공씨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다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내년 봄이나 초여름께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 세우신 인도 캘커타의 임종의 집에서 한달간 봉사를 하고 이것을 갖고 책을 쓸 예정입니다. 죽음에 대한 묵상은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해 이곳을 정했습니다. 그동안 이 시설에서 봉사하셨던 분들의 체험담이나 정보가 있으시면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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