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신기술 접목해 질 높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당 중에는 역사적, 건축학적 의미 뿐 아니라 관련 예술품에 의해 이름을 알린 경우가 많다. 특히 유리화(스테인드글라스)는 교회 건축과 전례미술 안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예술분야다.
지난달 서울 방배동성당에 설치된 유리화는 전통방식과 현대 기술을 동시에 살려 유리화의 미학을 최대한 끌어낸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성당 제대 뒤 전면 대형창과 좌우 환기창 등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예수부활을 중심으로 12사도와 4복음사가의 형상을 담고 있다. ‘예수 부활’을 주보로 모신 성당의 특성을 한껏 살린 작가의 의도다. 또 성당입구에서부터 늘어선 양옆 창은 밀알을 모티브로 표현했다.
유리화 작가 손승희(손소벽 막달레나)씨는 “성당 안에서의 전파된 모든 말씀과 신자 한 명 한 명이 각각 밀알이 되어 세상에서 큰 싹을 틔우길 바라는 뜻을 담아 씨앗의 비유를 형상화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번 작품 제작은 작가 손승희씨를 비롯한 (주)한국스테인드글라스 전문팀이 맡아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유리조각 하나 하나를 손으로 일일이 두드려 입체감을 내는 전통방식으로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 얼굴 한 면을 완성하는데만도 며칠씩 걸리는 제작과정이다. 양옆 창들은 신형 유리블록(Slab glass)을 이용해 조형미를 살렸다. 유리블록의 두터운 두께와 단면은 중후한 느낌과 아울러 빛의 산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성탄 대축일을 전후해서는 여러 장의 유리를 겹쳐 구운 퓨징글래스(Fusing glass)로 현관문을 꾸밀 계획이다.
(주)한국스테인드글라스(대표이사 김철중 미카엘)는 한국에서 최초로 유리화용 색유리를 제작하며 국내 유리화 발전을 이끈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70년대 유리화의 불모지에 과감한 연구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한국스테인드글라스는 현재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제작 시스템과 작업환경을 갖추고 유리화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 유리조형연구소도 따로 운영하며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기법 연구에 매진한다.
특히 3명의 디자이너를 비롯해 10여명의 전문가 팀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스테인드글라스는 유리화의 폭넓은 발전과 작가 양성을 위해 역량 있는 개인 작가들에게 공방도 적극 개방하고 있다.
사진설명
한국스테인드글라스의 작품들은 전국 각 성당과 개신교회 등 다양한 시설에 설치돼 있다. 사진은 유리화 손작업을 하는 공방 모습과 방배동성당 유리화 12사도 중 일부 작품.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