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 이웃 위해 내놓으렵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의 온기는 올 한해에도 큰 빛을 발했습니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 그대로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나눔에 주변 어려운 이웃들의 가슴속에는 사랑이 한 가득 담겼습니다.
한 해 동안(2006년 12월 10일 현재) 본지 기획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에 실린 사연은 총 21건. 해외포함, 전국 각지에서 답지한 성금은 총 2억5136만1919원입니다 .
사연의 주인공들은 여러분의 성금으로 행복과 희망을 되찾았습니다. 그중에는 고통과 가슴 아픈 이별을 겪은 분들도 있습니다.
사랑이란 나의 여건이 모두 갖춰졌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여러분들의 사랑이 어떠한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지, 우리 이웃들의 현재 삶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여보세요. 가톨릭신문사입니다.” “아! 네! 잘 지내셨어요.” 뇌출혈을 앓고 있던 이종호씨(2월 12일자 보도)씨의 아내 이인자(루시아)씨.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조심스레 물어본 남편 이씨의 현재 상태. “예전에 했던 에어컨 설치일을 다시 시작했어요.”
기억도 못하고 언어장애까지 겪었던 이씨는 뇌출혈을 앓았던 사람 같지 않게 정상적인 삶을 가꾸고 있다. 아직까지 한 달에 한 번,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지만 단순한 검진일 뿐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전화통화 당일 축일을 맞은 아내 이씨는 “그동안 신자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정성을 마음속에만 담아왔다”며 “늘 마음속으로만 고마워했던 여러분의 사랑 나눔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간경화로 고통을 받고 있었던 송귀현(8월 13일자 보도)씨도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가꾸고 있다. 아들 원석(필립보)씨의 간을 이식받은 송씨는 수술부작용 확률이 높은 간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현재 혈액 수치 등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온 상태.
얼굴빛도 좋아지고 살도 찐 송씨, 간을 이식한 아들 원석씨도 건강한 삶을 가꾸고 있다. 송씨는 “가톨릭이 진정한 나눔의 공동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며 “하느님이 다시 주신 인생이라 생각하고 봉사하며 살겠다”고 전해왔다. 그는 내년부터 본당에서 빈첸시오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시 학교를 다니고 싶은게 꿈이라던 공태훈군(2월 19일자 보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을 앓고 있던 공군은 상태가 호전돼 가고 있다. 한 달에 한 두 번씩 단기 입원을 하는 공군은 최근 귀엽고 개구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머니 김봉옥(체칠리아)씨는 “태훈이를 위해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인사를 드릴 수 없어 괴로웠다”며 “어려움 가운데 크게 힘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독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역시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서울대학교병원 백혈병 병동에서 투병 중이던 김민호군(7월 23일자 보도). 병원만 들어서면 풀죽은 표정이던 민호는 최근 희망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민호는 기약 없던 골수이식수술을 11월 17일 받았다. 수술 결과는 희망 그 자체다. 민호의 담당의사는 수술 후 민호의 모습에 “기적이 안 일어나고서는 이렇게 결과가 좋을 수 없다”고 했다. 민호는 12월 28일 골수이식검사 결과를 위해 14일 입원한 상태다.
민호가 완치되면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해 먹이고 싶다는 어머니 홍일선(로엘라)씨. 백혈병 병동 옆 환아의 집에서 힘들게 숙식을 해결해오던 홍씨도 조심스레 희망을 품는 중이었다.
홍씨는 “골수검사결과가 이상이 없을 경우 민호의 병은 100% 완치되는 것”이라며 “도움을 주신 분들께 일일이 마음을 표시하고 싶어 감사편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딸 애슐리가 보고 싶다던 24세의 필리핀 청년 카마트씨(10월 15일자 보도). 아내 마리셀의 간병을 받으며 급성골수성 백혈병과 힘겨운 사투를 벌였던 그도 상태가 호전돼 가고 있다.
카마트씨는 현재 오산에 위치한 이주노동자 친구 집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며 통원치료 중이다. 1차 항암치료를 마친 카마트씨는 머리도 많이 자랐고 건강도 회복세다.
부부의 의식주 해결은 수원 이주노동자사목센터가 돕고 있으며 보도 후 답지한 성금 1818만원은 2차 항암치료 때 쓸 계획이다.
아버지가 보고 싶다며 루프스병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보였던 오혜선씨(4월 9일자 보도). 오씨는 외숙모 정경묵(루시아)씨의 간병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해왔다. 특히 정씨가 불러주던 성가와 기도 덕분에 눈을 뜨지 못하던 오씨는 기적같이 눈을 뜨며 삶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기적은 거기 까지였다. 오씨는 지난달 20일 세상과 이별했다.
정씨는 “치료비와 병원비가 무척 많이 나왔는데 독자들의 도움으로 장례까지 잘 마쳤다”며 “하늘나라에 가 있는 혜선이도 여러분들의 정성에 감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 나눔에 함께 하려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는 2주 혹은 3주에 한번 독자 여러분과 교회 내 여러 기관 단체 종사자들의 제보로 전해진 딱한 사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호소 기사 말미에는 본지가 개설한 은행의 계좌번호를 게재합니다. 기사가 보도된 후 3주에서 길게는 두 달여 동안 독자 여러분이 본지 계좌로 보내주신 성금은 수합돼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달됩니다.
본지는 또 성금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의 성명과 성금내역을 정기적으로 광고지면을 통해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나눔의 온기가 내년에도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이종호씨 가족 감사편지
†. 찬미예수님
겨울이 성큼 다가온 12월입니다. 작년 이맘때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중환자실 앞에 신문지 한 장 깔아놓고 앉아 남편이 깨어나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던 그 때. 병원 성당에 올라가 감실 앞에 앉아 펑펑 울어 눈이 붙어 앞이 보이지도 않았던 지난해 12월. 악몽의 시간이었습니다.
남들은 크리스마스니 송년회, 신년회니 하며 즐거워했지만 저는 병원사회복지과와 동사무소, 은행으로 도움을 요청하러 다녔습니다. 정말 외롭고 추운 긴 겨울이었지만 하느님께서는 저희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가진 것이 하나도 없던 중에 받았던 4번의 뇌수술. 독자 여러분들의 사랑 나눔은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웃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의 지극한 사랑의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사랑으로 남편은 현재 마비되었던 부분들이 모두 치유되어 정상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또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신 본당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감사드립니다. 수술하는 5시간 동안 꼼짝 않고 기도해주시고 9일기도도 열심히 해주신 신자분들. 정말 마음 깊이 고마움을 표합니다.
남편에게 사랑을 보내주신 분들 한분 한분 다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그리하지 못함에 너그러운 용서와 이해를 구합니다. 남편은 여러분의 사랑으로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12월은 누구보다 저에게 따뜻한 겨울입니다. 우리 곁을 찾아오시는 아기 예수님과 함께 행복한 겨울 보내시고 매일매일 행복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인자(루시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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