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사는 2007년 창간 80주년을 맞아 설립 40주년을 맞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와 함께 연중 공동기획 ‘공의회는 끝나지 않았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한국 천주교회’를 마련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교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사목의 전망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한국 교회가 직면한 도전들을 극복할 수 있는 사목적 대안들을 찾아내기 위한 것입니다. 2007년 한 해 동안 이어질 이 야심찬 기획에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교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건’ 평가 불구
“정신 목적 얼마나 실현됐나?” 여전히 의문
‘쇄신’과 ‘적응’… 해답 찾아 떠나는 여정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건’
1965년 12월 8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광장의 정면에 마련된 특별 제대.
교황 바오로 6세는 2500여명에 달하는 보편교회의 주교들과 80여개국 정부의 특사들, 그리고 다른 종파들에서 파견된 대표단들이 수십 만명의 신자들과 함께 광장 전체를 완전히 메운 가운데 4년 동안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폐막을 선언했다.
“이제 헤어져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조금 뒤에 여러분은 공의회를 떠나 사람들에게 가서, 우리가 4년 전부터 함께 추구해온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의 쇄신 그 기쁜 소식을 전할 것입니다.”
장엄한 ‘테 데움’(Te Deum, 감사가)으로 폐막식을 마쳤을 때 대성전의 전면에 걸린 거대한 시계는 1시 25분, 한국 시간으로 저녁 9시 2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1962년 10월 11일 개막, 만 3년 2개월 동안 열린 이 21번째 공의회를 일러 바오로 6세 교황은 ‘교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
공의회는 자체로 역사적인 사건이었지만 정작 그 진정한 구현은 폐막식과 함께 시작됐다. 바오로 6세 교황은 그래서 “공의회가 목적한 것의 실현은 이제부터”라고 선언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40년, 더 정확하게 41년이 조금 넘은 오늘날 바오로 6세가 말한 ‘공의회가 목적한 것’은 과연 얼마나 실현됐는가?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과연 공의회가 목표한 지점까지 얼마나 달음질쳐왔는가?
우리는 보편교회에, 특별히 한국 천주교회의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등 모든 교회 구성원들을 향해 바로 이러한 물음들을 던지고자 한다.
왜냐 하면, 우리는 이미 40년 전에 공의회가 수없이 강조한 목표들이 한국 교회 안에서 충분히 실현되지 않았으며,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애써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의회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아직도 공의회는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공의회 폐막 20주년을 기해 공의회 문헌 해설 총서를 저술한 H. V. 스트라렌이 지적하듯, 공의회의 의의를 전체적으로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을 만한 시야가 주어지기 위해서는 수세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한국교회 쇄신의 여정
공의회 후 한국 교회의 쇄신 노력은 지난 40년 동안 다양하게 이뤄져 왔다. 교회 일치에 대한 관심, 타종교에 대한 관용적 태도, 민주화 운동 등 사회 참여에 열린 자세, 토착화에 대한 열의 등은 공의회의 결실이 가져 온 변화였다.
특별히 한국 천주교 200주년 사목회의는 공의회의 정신을 한국적 토양에 적용하고자 한 가장 걸출한 성과였다. 그리고 사목과 신앙생활의 쇄신을 지향해 열린 각 교구의 시노드들은 바로 이러한 쇄신 노력의 공식적인 발로였다.
하지만 한국 교회 안에 여전히 존재하는 많은 문제와 과제들은 이러한 쇄신의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교회 일각에서는 한때 공의회가 제시하는 쇄신의 촉구에 대해 한국 교회가 점점 더 무디어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한국 교회가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중산층화됨에 따라 복음이 지닌 본연의 힘을 잃어가고, 공의회가 촉구한 현대 세계의 복음선포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러한 비판들에 귀기울이면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쇄신의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판단한다.
한국교회 사목적 현안 총망라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한국 천주교회’라는 주제를 다룸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사목적 현안들을 기점으로 삼을 것이다.
과연 우리가 직면한 사목적 과제와 도전들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해결의 지혜를 공의회 정신과 가르침에서 찾고자 한다.
따라서 한 해 동안 우리가 다룰 주제들은 한국 교회의 사목적 현안들을 총망라하게 될 것이며, 결국 이는 한국 천주교회의 미래 사목의 전망을 모색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미완의 과제이자 미래 사목의 화두”
◎한국사목연구소 소장 배영호 신부
창간 40주년을 맞은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는 창간 80주년을 맞은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인 대중 매체인 가톨릭신문사와 함께 2007년 한 해 동안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이 한국 교회 안에서 얼마나 구현되었는지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복음화 과제를 집중적으로 전망하고자 연중 공동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40여년 동안 한국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비전과 과제를 실천하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특별히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1984)을 비롯해 오늘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교구별 시노드의 최종 문서들은 바로 이런 노력의 공식적이고 가시적인 증거입니다.
그러나 이번 특별 기획의 전체 주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이 아직도 우리 안에서 미완의 과제이며, 앞으로도 한국 교회 안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화두임을 상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목’과 ‘가톨릭신문’은 이번 기획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가장 시급한 사목적 과제들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빛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사목 주제들이 선정됐으며, 이는 교회적 삶의 통합적이고 전체적 관점 아래 기존의 논의를 충분히 종합하면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이 주제들은 ‘사목’과 ‘가톨릭신문’이 근본적으로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가운데 각 매체의 성격에 따라 적절하게 다뤄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가리키고 있는 복음의 빛 안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성찰하고 앞날을 전망함으로써 ‘지금 그리고 여기서’ 요청되는 올바른 사목적 관점과 그 실현 방법을 추구할 것입니다.
“공의회 정신 실현은 우리의 과제”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된지 40주년을 맞은 지난 2005년, 보편교회 일각에서는 제3차 바티칸 공의회의 필요성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3차 공의회의 필요성을 논하기에 앞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가르침이 과연 오늘날 보편교회 안에서, 그리고 한국 교회 안에서 완전하게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더욱 더 절실합니다.
이 공의회의 통찰은 세기를 내다보는 것이었습니다. 40년이 비록 짧은 세월은 아니지만 공의회의 통찰과 전망을 구현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우리 교회 안에서 발견되는, 공의회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사례들이 이를 방증합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끝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의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의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자리에서, 내일을 내다보며 공의회의 정신과 가르침을 실현하기 위한 투철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창간 80주년을 맞은 가톨릭신문과 설립 40주년을 맞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가 공동으로 마련한 야심찬 기획의 취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과연 우리 한국교회가 공의회 정신에 얼마나 투철했는지를 성찰하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도전들을 극복해나갈 사목적 대안들을 공의회의 가르침에 비추어 모색할 것입니다.
특별히 이러한 작업이 깊이있는 학문적 연구를 수행하는 한국사목연구소와 한국교회의 최일선 사목현장에 밀착해 있는 교회 언론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수행된다는 사실은 큰 기대를 갖게 합니다. 그 성찰의 깊이와 넓이는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 사목의 돌파구를 열기에 충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이 공동기획에 독자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애정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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