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심 한국교회 현안 총 망라
매월 한 주제씩 매체 특성에 맞게 진단
‘200주년 사목회의’ 의안 형식 등 원용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가르침에 따라 한국교회의 사목 활동과 교회 및 신앙 생활 전반을 진단하고 미래 사목을 모색하는 이 기획은 공의회로부터 시작하지 않고 일선 사목현장의 문제들로부터 출발한다. 물론 한국교회가 직면한 사목적 과제들을 살펴보는 시각과 관점들은 공의회의 가르침이라는 풍요로운 지혜의 샘으로부터 얻는다.
따라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한국 천주교회’에 대해서 우리는 공의회에서 얻는 사목의 지혜로써 한국 교회의 사목적 문제들을 살펴보고, 또 오늘날 한국교회의 사목 상황에서 출발해 공의회 문헌을 성찰하는 일종의 해석학적 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여기에서 공의회에 대한 한국 교회의 인식과 실천에 대한 자료로서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1984)과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1995), 그리고 9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연쇄적으로 진행되어온 교구별 시노드의 최종 문서들이 검토된다.
이러한 방법론을 활용하면서 우리가 다룰 주제들은 결국 21세기의 초입,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것들 모두를 포괄하는, 세상 전반의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이 중차대한 시점에서 한국 천주교회가 직면한 모든 과제들을 총망라하게 된다.
이 주제들은 모두 12개로 정리되고,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와 함께 매월 한 가지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성찰한다. 여기에서 월간지인 ‘사목’지와 주간신문인 ‘가톨릭신문’은 각각 매체의 특성에 따라 각 월별 주제를 사목적 시각으로 연구 분석하고 취재 보도한다.
이러한 방법론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의 주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영역으로 나눠진다. 이 주제들은 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한국적 적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사목회의 의안의 구조와 형식, 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주제들은 전례력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채, 기획의 진행 일정과 여건에 따라서 취사선택될 것이며, 상황에 따라 진행 순서 및 선정에 있어서 변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선교
선교는 교회의 존립 이유이다. 하지만 양적 팽창만을 지향하는 선교는 복음적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갖는다. 공의회는 선교에 대해 오로지 개종을 목표로 하는, 교회의 양적 확대만을 그 의의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모든 영역을 복음화하려는 노력을 참된 선교로서 공의회는 제시한다.
▨신앙 교육(신자재교육)
오늘날 한국 교회 신자들의 고질적인 문제들, 곧 신앙과 삶의 유리,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성사와 전례 생활, 냉담 등은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이 신앙 교육의 결핍에서 온다고 판단한다. 가장 욕구가 높으면서도 오히려 참여율이 떨어져 있는 신자 재교육, 그 문제의 원인과 대안을 모색한다.
▨전례
적응과 쇄신의 공의회 정신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부분의 하나가 전례 영역이다. 교회 구성원들의 능동적인 전례 참여는 가톨릭교회의 신앙생활의 핵심이다. 따라서 전례 거행의 불변적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한국적 전통과 문화, 현실을 고려해 쇄신과 개혁을 통해 어떻게 생명력 있는 전례 거행을 이룰 것인지를 고민한다.
▨가정
가정은 교회의 최우선적인 사목 대상의 하나이다. 특별히 생명의 존엄성이 훼손되기 쉬운 오늘날 세계 안에서 가정 사목은 가장 중요한 사목 영역이다. 가정 성화를 지향하며, 특히 새로운, 왜곡된 가정 형태들이 등장하는 오늘날 생명의 못자리로서 가정을 생각한다. 아울러 여성과 노인 문제에 대한 사목적 대안들도 모색한다.
▨교회 운영
공의회는 교회를 하느님 백성으로 규정한다. 200주년 사목회의는 교회 운영과 관련해 공의회 정신에 바탕을 두고 교회 내부로부터의 쇄신이라는 측면에서 교회 운영 전반을 다룬다. 우리는 마찬가지로 교회, 즉, 교구와 본당 운영에 있어서 시대에 맞는 적절한 쇄신의 요청에 주목한다.
▨신심 운동
한국교회의 성장과 성숙을 이끌어온 커다란 요인 중의 하나가 신심운동이다. 다양한 신심운동들이 신자들의 신앙을 성숙시키고 교회를 쇄신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면서, 그 활동과 사목적 전망을 검토한다. 특히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영성 운동에 대해서 성찰한다.
▨주일학교
청소년 신앙교육의 핵심적인 장으로서 주일학교 문제를 검토한다. 청소년 및 청년 사목 분야는 교회의 가장 미래적인 사목 영역이면서도 가장 취약한 영역이기도 하다. 주일학교 운영과 청소년 신앙교육의 현안들을 점검하고 효과적인 사목 대안을 모색한다.
▨가톨릭 학교 교육
가톨릭 학교 교육은 복음적 가치의 교육에 있어서 가장 광범위한 사목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시민교육의 영역이면서도 복음적 가치의 구현을 목표로 한 교육 영역의 미래 사목의 대안을 모색한다.
▨평신도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의 요청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천주교회 안의 평신도들은 권위주의, 수동적 자세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교회 참여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수도자
신원의식과 정체성의 문제, 활동과 기능 위주의 삶 등 이미 80년대부터 스스로 제기하고, 주위로부터 지적돼 온 한국교회 수도자들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면서, 영성의 샘인 수도회들이 한국 교회와 사회 안에서 진정으로 찾아야 할 몫에 대해 성찰한다.
▨성직자
교회의 쇄신과 복음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직자들의 쇄신과 성화가 선행돼야 한다. 오늘날 성직자들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권위주의이다. 공의회의 가르침의 핵심이 친교의 교회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권위주의는 공의회 정신을 실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의 하나이다.
▨사회 복음화
본당과 지역 사회의 복음화의 문제, 매스미디어, 민족화해, 환경 문제 등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들을 교회와 사회의 관계 안에서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검토한다.
◎공의회 사목회의 교구 시노드들
이번 공동기획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성찰의 일차적인 준거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들이다. 4년 동안 발표된 16개의 공식 문헌들은 보편교회 전체에 관련되는 4개의 헌장, 특정 주제 혹은 지역교회에 관련되는 9개 교령 및 3개 선언으로 구성된다.
이 문헌들은 교리와 사목 전반, 그리고 개개의 사목 영역과 교회 구성원들의 삶과 사명에 대해, 교회 전통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면서도 현대 사회와 교회에 적합한 형태와 방법으로 ‘현대화’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의회의 가르침에 대한 한국적 적용의 가장 큰 시도는 200주년 사목회의 의안이다. 이 의안들은 한국 사회와 교회 전반을 포괄하며, 의제는 공의회의 기준에 준해 모든 문제를 내성과 대화의 분야로 대별하고, 총 12개의 영역으로 나눠 작성됐다.
1980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해 1984년 12월 1일 폐막미사로 막을 내린 200주년 사목회의는 비록 이후 한국교회 안에 구체적인 적용과 실천의 과정이 미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교회 역사상 가장 내실 있는 사목적 회의로 평가된다.
1990년대 말과 2000년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열린 각 교구의 시노드는 공의회의 정신과 가르침의 한국 교회 적용,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가 내놓은 성과들에 대한 검토와 재성찰 등과 관련해 큰 의미를 갖는다.
200주년 사목회의가 새로운 시대를 맞아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서의 새로운 사목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전국 차원의 노력이었다면 이들 교구 사목회의는 양적으로 팽창한 한국 교회가 질적으로 더욱 성숙하기 위해 미래 사목 방향을 모색하려는 각 교구 차원의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각 교구 시노드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 대구대교구가 1997년 교구 시노드를 개막, 총 3차례의 총회를 거쳐 1999년 10월 10일 폐막했다. 이어 인천교구와 수원교구가 거의 같은 시기에 교구 시노드를 시작해 인천교구가 2000년 11월, 수원교구가 2001년 10월 각각 폐막미사를 봉헌했다.
가장 최근에 개최된 서울대교구 시노드는 규모와 작업 범위에서 가장 방대한 작업이었다. 의안과 의제 선정의 틀에 있어서 사목회의 의안과 상당한 유사성이 발견되며, 7개 영역으로 의안이 구성돼 있다.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2003년 9월 28일 폐막식에서 시노드 후속 문헌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를 반포했다.
여기에 현재 청주교구가 2008년 개막을 목표로 교구 시노드 개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설명
▶서울대교구 시노드 사회복음화 분과위원회 대의원 및 전문위원들이 서울 중림동성당에서 분과 전체모임을 하고 있다.
▶1984년 12월 1일 가톨릭대 의대 마리아홀에서 거행된 200주년 사목회의 폐막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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