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평범한 이웃들 사회 곳곳에서 사랑 실천
기업체 직원 십시일반 성금 적립해 기부
나눔, 스스로 행복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
천사운동-나눔이 필요한 이유
스스로 행복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봉사.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그 자체의 겸손함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봉사와 나눔의 의미를 말없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미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훈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교회, 나아가 우리 사회가 나눔을 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나누는 사람들
매주 금요일 오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가정입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김지연(엘리사벳.22)씨. 김씨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기들 생각에 금요일 오전만 되면 마음이 설렌다.
“사실 봉사라기보다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나눔이란 의미는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소외받은 이웃에게 전하는 일이 대수롭지 않다는 김씨. 그는 교회 기관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에서 자원봉사 지도교사도 하고 있다. 김씨가 봉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일이면 성당에 가는 일상처럼 봉사활동도 한 번 빠지면 꺼림직해요.”
인혜령(카타리나.24)씨도 나눔에 푹 빠져있다. 본당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인근 복지관에서 과외봉사,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 녹음 봉사, 아동권리전문기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행정업무를 해왔다. 인씨는 역시 봉사의 기쁨을 이렇게 말했다. “봉사활동을 안하면 해야 할 일을 안한 것처럼 꺼림직 해요. 봉사활동에서 얻는 상쾌한 변화,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을걸요.”
■나눔의 의미
지난 2000년. 작가 박원순씨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이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나눔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며 매일매일 인내하면서 기다린다…진정한 성공의 잣대는 무엇일까? 나는 그 한 기준은 분명 남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열의 아홉은 누군가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과 나누며 살아가려는 마음. 그 마음을 지닌 사람만이 진정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 사람들이 매일매일 습관처럼 행하는 마음, 아름다운 사람들의 그 마음은 바로 나누는 마음일 것이다.’
나눔이 비단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나눔이라 하면 기부를 생각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나눔, 기부에서 한 걸음 나아간 나눔의 형태는 과연 어떠할까.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영양팀은 지난해 12월 18일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1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전 직원 70여명의 힘이 합쳐진 이 성금은 단순히 돈을 내는 행위로 모아진 것이 아니다. 매년 후원금을 모으긴 하지만 명절이나 기념일을 맞아 떡, 참기름 등을 파는 바자를 개최한다. 이렇게 모아진 후원금을 매달 시설에 보내기도 하고 연말에 부서원들의 의견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올해는 세계 곳곳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성금을 기탁했다.
최근 광주대교구에 1억원을 기부한 조금자(체칠리아.70) 할머니. 조할머니는 평소에 자신에게는 인색하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주는 것을 아끼지 않는, 검소한 생활을 실천해왔다. 조할머니는 성금을 기탁하며 “이 나눔이 이웃들을 위한 하나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나눔의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또 이러한 나눔의 정신이 사회 전 분야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일반 대기업들은 너도나도 우리 사회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부서별로 십시일반 성금을 적립해 기부를 하는 한편, 직접 현장을 찾아 땀을 흘리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일반 스포츠 스타들 역시 각 분야에 맞게 수익금을 적립해 소외된 이들에게 기부하고 있으며 이들 역시 대규모 인원이 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나눔을 펼치는 사람들의 속내는 어떠할까. 지난해 12월 ‘2006년도 인천시 자원봉사자왕’상을 수상한 이정자(헬레나.71) 할머니. 인천시 경동에 위치한 미혼모의 집 ‘자모원’에서 생활하는 이할머니는 오갈데없는 미혼모들을 돌보는 일을 매일 24시간, 9년째 하고 있다.
“도울 수 있어 제가 감사하지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는 계속 할 겁니다.”
온라인 공간에도 나눔의 꽃은 피어나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장터는 쇼핑 적립금이나 핸드폰 포인트, 게임 아이템 등을 현금 대신 기부할 수 있도록 해 참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기부를 하며 댓글을 통해 “힘내세요.” “저의 정성이 조그만 힘이 되길 바랍니다” 등의 격려성 글을 남기기도 한다.
■나눔 열풍의 이유
대 사회적으로 나눔의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부의 재분배 필요성과 함께 각종 선행에 앞장서 참가하며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사회 공동체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성탄 메시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수님의 탄생은 모든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되고 특별히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더 큰 기쁨이 됩니다. 가장 비천하고 낮은 곳을 통해 하느님의 뜻이 드러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그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줘야 하는 이유이다.
■서울 여의도본당 청년봉사단체 ‘사랑 나누미’
“나눔의 참 맛에 푹 빠졌어요”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12월 23일. 장애영유아 시설 디딤자리(원장 안마르셀리나 수녀)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장애영유아들의 크리스마스 맞이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아이들과의 크리스마스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중 한 무리의 청년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여의도본당 청년봉사단체 ‘사랑 나누미’(단장 김성현). 한창 노는 것을 좋아할 법한 20~30대 청년들이지만 디딤자리에서의 봉사활동은 이들에게 있어 최우선 순위이다.
사랑 나누미의 탄생은 본당 내 청년성서모임이 시작이었다. 4명으로 출발한 이들은 성서 공부를 하며 주님의 말씀을 실천해보기 위해 본당 청년들과 냉담하고 있던 청년들을 모아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 성가정입양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단원 중 한 명이 디딤자리를 알게 돼 지난해 추석 때부터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사랑 나누미의 단원은 17명. 연령대는 20~30대로 다양하다. 연령대가 다양하다보니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가 없어 팀을 나눴다. 직장인은 일요일팀, 대학생은 토요일팀, 이렇게 2팀으로 나눠 격주로 주말 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이들과의 나들이는 물론 디딤자리 청소, 장애영유아 식사 돕기 등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디딤자리에서 주최한 기금마련 일일찻집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단원 모두 이렇게 봉사활동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눔 자체로 얻게 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단원들 역시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움으로써 좀 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쉬운 점도 있다는 사랑 나누미들. 그것은 바로 봉사활동 장소 물색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사실 이들이 디딤자리를 알게 된 것은 우연에 가까웠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정보를 얻을 만한 마땅한 제공처도 없고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회 시설은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단원들 모두 이점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교회 기관이나 시설에서 봉사활동장소를 제공하는 인프라 구축을 하루 빨리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단장 김성현(라파엘)씨는 “베풀 수 있음에 감사히 느끼며 앞으로 사랑 나누미들 모두 나눔의 참맛에 푹 빠지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사진설명
▶사랑 나누미 회원들이 디딤자리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정부교구 신학생들이 지난 2월 한 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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