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
하루하루 죽음과의 사투
2차 수술까지 무사히 마쳐
수술·병원비는 쌓여만 가고
“퀴니야, 사랑해”
오늘도 엄마는 퀴니의 심장에 귀를 대본다. 다행히 숨을 쉰다.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태어날 때부터 윗입술이 찢어진 ‘언청이’에다 심장기형으로 태어난 아기 천사 퀴니. 작은 아기는 코에 비닐 호스를 꽂은 채 힘겨운 생명을 놓지 않고 있었다.
엄마가 퀴니를 임신했을 때, 필리핀 이주노동자인 아빠는 자동차 조립공장의 월급으로는 퀴니를 키울 수 없다는 생각에 ‘낙태’를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의 생각은 달랐다. 힘든 상황이지만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마음대로 뺏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필리핀 어린 엄마는 여느 한국 엄마들처럼 배를 문지르며 아기에게 말했다.
“엄마가 퀴니 지켜줄 거야, 건강하게만 태어나 줘.”
올해 1월, 엄마의 사랑을 담뿍 받은 퀴니가 태어났다. 하지만 건강하게만 태어나달라는 기도를 저버린 채 아기의 인중은 세로로 파열돼 있었고 엄마는 울며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뛰어갔다.
의사의 말은 더욱 놀라웠다. 문제는 인중이 파열된 것이 아니라 ‘심장’에 있다는 것.
퀴니의 심장은 대동맥과 폐동맥이 나뉘지 않고 그대로 피가 들어왔다 나가는 기형이었다. 다행히 가톨릭 단체의 도움으로 1차 심장수술과 인중을 봉합하는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은 아기에게 수술은 힘겨운 싸움이었다.
수술 후 피를 흘려 탈진한 아기를 붙잡고 엄마는 기도했다.
“하느님, 제발 우리 퀴니를 살려주세요. 나는 퀴니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엄마의 기도를 듣기라도 한 듯 퀴니는 2차 수술을 받을 때까지 작디작은 심장을 부여잡고 하루하루 죽음과의 사투를 벌였다.
올해 11월, 드디어 퀴니는 2차 심장수술을 받았다. 태어났을 때 사망률이 40%라는 의사의 선고와는 달리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2차 심장수술비다. 하루하루 불어나는 병원 입원비와 수술비는 퀴니 엄마와 아빠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엄마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지만, 크리스마스 기분을 나게 해주고 싶어 병원 침대 구석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모양 종이와 마리아 상본을 붙였다. 지인이 프랑스에서 가져다준 성수를 뿌린 후 엄마는 조용히 기도를 해본다.
“엄마는 하느님께 퀴니가 살게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야. 지금까지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 퀴니야, 사랑해.”
※도움주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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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일 : 2007-01-01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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