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인구…“아시아 교회의 미래”
복음화율 2% 미만…잠재력은 무한
“중국과 함께 가장 주목 받는 나라”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인도다. 세계 2위의 인구, 세계 7위의 면적 등 외형적인 숫자로 일단 세계 열손가락 안에 드는 통계가 무수하다. 최근에는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IT 분야에서도 급성장하며 세계경제의 큰 축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덩치가 산 만해 느릿느릿 걷기만 했던 코끼리가 잰걸음도 모자라 이제 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승천하는 용’이라면 인도는 ‘달리는 코끼리’라고 말한다.
아시아 네 마리 용의 약진에 이은 인도와 중국의 성장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흥미롭게도 최근 우리 교회는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21세기 즉 제 삼천년기 교회 복음화의 주역은 아시아교회다’
복잡다단한 세계 정치·경제와 교회를 빗대어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아시아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인도교회의 비중과 역할 특히 잠재력만큼은 무시할 수 없음을 예단할 수 있다.
아시아뉴스 편집장 체르벨레라 신부는 보편교회가 가장 주목하는 아시아교회는 인도와 중국이라고 했다. 전 세계 선교지를 관할하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이 인도 출신이라는 것도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막상 인도교회 하면 복자 마더 데레사 수녀만 떠오른다.
가까운 중국과 달리 인도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신비롭고 생소한 나라다.
인도교회가 낯선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도로 떠난다고 하자 한 신자가 묻는다. “인도에도 신자가 있나요?”
가톨릭의 전래
‘나는 사람을 순금보다, 인간을 ‘오피르’의 금보다 드물게 하리라’
학자들은 이사야서 13장에 등장하는 ‘오피르(Ophir)’를 인도라고 보고 있다. 솔로몬에게 바칠 금을 얻어온 곳도 오피르이다. 성경은 수없이 많은 동물이 살고 있으며 황금이 넘쳐나는 풍요로운 땅으로 오피르 즉 인도를 일컫고 있다.
넓은 땅 덩이 만큼이나 인도에는 다양한 경로와 형태로 천주교가 전파됐다.
대다수 인도 신자들은 서기 52년 성 토마스 사도가 인도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교회 역사가 시작됐다고 믿는다. 토마스 사도는 남부 인도에 7개의 성당을 세웠으며 72년에 현재의 마드라스에서 순교했다고 하지만 역사적 증거는 찾을 수 없다.
인도에 천주교가 본격적으로 전파된 것은 13~14세기 유럽의 무역 상인들을 따라 수도회 선교사들이 들어오면서부터다. 주로 항구가 있는 인도의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수도회 선교사들에 의해 천주교가 차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1518년 고아(GOA)에 가장 먼저 수도원을 설립한 작은 형제회는 봄베이와 고아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부 지방의 코친, 퀼른에 이르는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인도 선교에 획을 그은 인물은 예수회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다. 하비에르 신부는 1542년 6월 인도 서쪽 해안에 자리한 고아에 도착해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또 타밀어 교리 문답서를 만들어 가난한 어부들과 낮은 계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봉사했다.
세 가지 다른 전례
인도 교회는 세 가지 다른 전례를 따르는 교회로 나뉘어있다. ‘라틴’(Latin) 교회는 말 그대로 로마 가톨릭의 전례를 따르는 것이며 이 외에도 ‘시로 말라바르’(The Syro-Malabar Church)와 ‘시로 말라카르’(The Syro-Malankara Church) 등 두 교회가 있다. 시로 말라바르는 성 토마스 사도의 후계자로 선교사들이 인도에 오기 전부터 그리스도 신자임을 주장하는 교회로 이 때문에 포르투갈에 의해 배척받고 1653년 교황청과도 관계가 단절됐다. 하지만 1887년 교황청에 의해 별도의 교계제도가 설정됐다. 시로 말라카르는 동방교회의 시리아어 전례를 따르는 교회로 1932년 교계제도가 갖춰졌다. 현재 두 교회는 라틴 교회와 별도로 교구가 있으며 교구장은 인도 주교회의에 참여하는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종교 다문화
오랜 식민지 역사와 다수종교인 힌두, 이슬람교의 득세로 인도 교회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부침이 심했다. 우리나라나 베트남처럼 모진 순교의 경험은 없지만 깊숙이 내재돼 있는 계급사회의 인습과 소수종교 차별, 식민지배국인 서양의 종교라는 편견은 교세 확장에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 아직까지 2%를 밑도는 복음화율과 그마저도 피지배계층이라 할 수 있는 빈곤층이 주를 이룬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아시아교회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무색케 한다.
그럼에도 인도교회가 아시아교회 복음화라는 과제 앞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교회 자체가 아시아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축소판이라는 점이다.
흔히 아시아교회를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갖고 있으며 빈곤계층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고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복음화가 그만큼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인도가 그렇다.
같은 인도 사람인데도 쓰는 말은 제각각이다. 화폐에는 10여개가 넘는 언어가 적혀있다. 남쪽에 가면 검은 색 중에서도 짙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북쪽으로 올라가면 한국 사람과 똑같은 몽골족이 살고 있다. 너무나 다채로운 모습이어서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곳이 인도다. 빈부격차도 심하다.
때문에 인도교회의 현재는 더욱 관심을 끈다.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인도교회가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며 어떤 활동을 하며 지탱해오고 있는지는 아시아교회가 앞으로 추진해 나가야할 복음화 사업의 본보기이자 길잡이가 될 것이다.
※통계로 본 인도교회
⊙인구-10억2701만5247명
⊙신자-1908만2975명(복음화율 1.86%)
⊙교구-168개
⊙교구사제-1만3067명
⊙수도회 사제-1만3692명
⊙수녀-9만49명
⊙수사-5442명
⊙피정의 집, 교육관 - 975개
⊙성당, 공소 - 2만596개
⊙교회운영 교육시설
대학교-359개 / 고등학교-4837개 / 초등학교-9070개 / 간호학교-4428개 / 기술학교(직업학교)-900개
⊙교회운영 사회사업시설
고아원-1278개 / 병원-226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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