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들 입맛 사로잡은 그 맛"
누구나 먹지만 누구나 맛있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 있다. ‘김치’는 그 중 맛있게 만들기 가장 힘든 음식 중 하나이다.
전남 순천시 해룡면 당두리에서 ‘인숙김치’를 담그는 김인숙(디냐.47)씨. 김씨의 김치 맛은 이미 광주지역에서 소문이 날대로 났다.
그의 김치 맛이 실력발휘를 하게 된 계기는 사제들 덕분이다. “여고를 갓 졸업한 때 친구 따라 성당을 갔습니다. 마침 그 친구가 성당 신부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저를 소개시켜 줬습니다.”
광주대교구 김정용 신부(2005년 선종)의 식복사가 된 김씨는 이후 본당 사제관으로 손님 신부들이 찾아올 때면 식사 때마다 김치를 내놨다. 그저 반찬으로 내놨을 뿐인데 한번 맛 본 사제들은 저마다 김치를 싸가기 바빴다.
“김치 맛을 본 신부님들 마다 맛있다고 칭찬하셨어요. 특히 김신부님의 동창 신부님인 김창렬 주교님은 오실 때마다 김치를 꼭 싸가지고 가셨습니다.”
사제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김씨의 김치 만들기 비법은 무엇일까. 김씨의 김치는 멸치, 갈치젓, 양파, 찹쌀죽, 마늘 등 15가지 유기농 양념을 배합하고 직접 텃밭에서 재배한 무공해 채소를 사용한다. 특히 그가 만드는 ‘돌산 갓김치’는 젓갈이 풍부하게 들어가 특유의 톡 쏘는 맛이 혀를 자극해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입소문이 나있다.
현재 김씨는 식복사 생활을 그만두고 홀로 사는 어머니 여희섭(데레사, 78)씨와 살고 있다. 둘 다 마땅히 생계를 꾸릴 만한 능력이 없어 삶의 고통이 가중되지만 사제들이 가만있질 않았다. 그의 김치 맛을 본 사제들이 김씨에게 김치 맛을 보여 달라고 전화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자신의 손맛으로 생계를 꾸려가기로 결정했다. “마음을 먹었으니 최선을 다해야죠. 사제를 모시는 정성된 마음과 신앙을 담아 믿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겠습니다.”
※문의 061-685-6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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