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폐지 세계 연맹 대표단, “종교 초월 공감대 확산”
【뉴욕 외신종합】제도적인 살인으로 비난받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500만명이 서명한 청원서가 유엔에 전달됐다.
‘사형제도폐지를 위한 세계연맹’ 대표단은 최근 사형제도 폐지를 호소하는 전세계 154개국 5백만명의 서명을 받은 용지를 유엔에 전달했다.
가톨릭 평신도 단체인 산 에지디오 공동체와 사형폐지 세계연맹이 이끄는 대표단은 유엔에 이 같은 청원서를 제출하고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특히 이같은 사형제도 폐지의 원의는 단지 그리스도교적 전통을 가진 일부 국가들만이 아니라 전세계 시민사회 대부분이 품고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단에는 영화 ‘데드 맨 워킹’의 실제 주인공이자 전세계 사형폐지운동의 최선봉에 서 있는 헬렌 프리진 수녀도 포함돼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11월 1일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궁극적인 목표로 잠정적인 사형집행유예를 선언하는 결의문 초안을 제출받았다. 이 결의문은 전세계 70여개국이 서명한 것으로, 앙골라, 알바니아, 브라질, 크로아티아, 가봉, 멕시코, 필리핀과 뉴질랜드 등이 서명했고, 포르투갈은 유럽연합 전체 국가를 대표해 결의문에 서명했다.
대표단의 일원인 마리오 마라지티는 이번 서명운동과 관련해 “무려 9년 동안 이뤄진 노력의 열매”라며 “우리는 이번 서명을 위해 전세계 154개국 5천만명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마라지티는 이어 “사형제도는 국가와 시민사회를 살인자로 타락시키고 죽음의 문화를 정당화하는 행위”라며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우리는 참된 의미의 윤리적인 종교운동, 평신도운동의 막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우리는 사형폐지운동이 단지 이탈리아나 일부 유럽 국가의 종교 전통에 국한되지 않는, 범세계적인 인권운동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교황청 대표인 첼레스티노 밀리오레 대주교는 “사형제도는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한다”며 “우리 대표단은 보편적 생명권이 사형제도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의 기본적인 원칙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밀리오레 대주교는 또 “만약 우리가 인간의 모든 단계의 생명을 존중한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사형제도의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11월 하반기 중으로 사형집행 유예 문제에 대해 투표를 하고, 만약 여기서 통과되면 12월 중순경 유엔 총회에서 투표에 부쳐진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33개국이 사형제도를 법적으로 혹은 실질적으로 폐지하고 있는 상태이며, 이 중 50개국은 지난 1990년 이래 사형제도에 대한 입장을 바꾼 나라들이다. 64개국은 여전히 사형제도를 존치하고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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