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된장 팔아 할매들 성당 갈 차도 사야제”
공소 재정적 어려움 심각
신자들 “우리가 힘 보태자”
공소들의 3가지 고민거리는
‘성전 건립·리모델링·승합차 마련’
한국교회의 역사 안에서 공소가 수행해온 신앙의 터전으로서의 역할은 높이 평가된다. 특히 공소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탯자리 역할을 수행해왔다.
광주대교구에는 이러한 공소가 무려 73개가 된다. 그러나 현대 교회의 발전에 따라 공소의 위치와 중요성이 퇴색돼가며, 교구내 공소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촌지역의 공소들은 신앙의 못자리 역할을 여전히 해나가고 있다. 공소에 대한 사목적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광주대교구 내 공소들은 현재 지역 환경을 이용한 물품 판매 등을 통해 신앙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교구의 공소 사목활동
광주대교구는 2004년부터 교구장 사목지침에 따라 ‘1면 1공소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교구가 신앙생활을 하기 어려운 신자들의 신앙생활 유지와 공소를 살리고자 마련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교구는 공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공소사목회장들을 대상으로 연초에 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농번기를 피한 시기에 공소신자피정을 연2회(2월, 11월) 가지고 있다.
광주, 나주, 목포, 서남부, 여순 등 5개 지구가 함께하는 공소회장 모임도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으며 공소사목동반자(공소담당 사제, 평신도 선교사 등) 연수회도 연 2회 시행 중이다.
지난달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2박 3일간 전주교구 나바위성지에서 열린 공소신자피정에는 공소 신자 74명이 참가했다.
‘그리스도인이 살아야 하는 신앙생활’을 주제로 열린 이번 피정에서 평균 연령 60세 이상인 참가자들은 강의와 위탁피정을 통해 공소 신자로서의 그리스도에 말씀대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듯 교구와 신자들이 공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공소에서 젊은 사람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여서 어르신들이 무엇을 하려면 힘이 부치기 일쑤다. 젊은이들의 이농현상은 자연히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이어진다.
▲무관심속에서 희망이
사실 일반 신자 중 공소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교회가 현대화되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해 교구는 매달 첫째 주 교구 주보인 빛고을에 공소 소식을 담아 교구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교구민들에게 공소의 활동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공소의 역사도 언급해 초기 교회 공동체가 가꾸어간 신앙의 역사도 돌아보기 위한 것이다.
공소 소식을 들여다보면 공소 신자들의 삶과 선교, 신앙, 고민도 느낄 수 있다.
특히 많은 공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 대개 3가지로 압축된다. 성전건립과 리모델링(교육관 등), 승합차가 그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많은 공소들이 각 공소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라도 해야 재정상황을 메우고 부족한 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소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한 마디로 장터 수준이다. 매실액을 비롯해 매실장아찌, 소금, 된장, 잡곡, 미역, 산야초 발효액, 묵은지, 복분자 등 각 공소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들 품목은 대부분이 유기농이며 일부 공소에서는 친환경농산물 인증표시, 무농약 재배 인증서를 받은 품목도 판매 중이다.
▲함께하는 교회
교구는 지난해 11월 5일 나주 실내체육관에서 ‘2006년 광주대교구 공소신앙대회’를 개최했다.
‘거듭나는 작은 교회’라는 주제로 공소 공동체 활성화와 공소 일치를 목적으로 열린 이날 대회에는 사제단, 수도자, 교구내 공소 관련 평신도, 공소 사목동반자, 각 공소사목회장, 공소 신자 등 1800명이 참가했다.
공소 활성화를 위해 공소 신자들이 직접 신앙의 불씨를 환하게 피어 올린 것이다.
이날 총대리 김희중 주교는 강론을 통해 “포근한 말 한마디, 한줌의 쌀 모으기, 하루 100원씩 저축하기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간단히 할 수 있는 일들을 우리가 실천한다면 하느님은 우리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교가 도움이 필요한 공소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한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소 신자들은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전해야 한다.
공소별 판매 품목
▧ 고당공소
과일 중 영양소 밀도가 가장 높은 ‘키위’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았다. 매월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수확한 것을 판매한다.
특히 공소는 무농약 재배 인증서도 보유하고 있다. 농촌체험도 가능한 것이 특징.
양파즙 100봉 6만원(택배비 포함), 양다래(키위) 1박스 5만원, 배추 및 절임배추
※문의 061-532-1848, 018-630-0487
▧ 금당공소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도와주는 ‘미역’과 ‘다시마’를 판매한다.
미역, 다시마 800g 1만원
※문의 011-9607-9333
▧ 동강공소
산이나 들에서 나는 잎이나 꽃 등 45여 가지의 ‘산야초’가 주력 상품이다.
6년산 산야초발효액 3만원, 4년산 매실진액 2만 5000원
※문의 011-632-5729
▧ 신의공소
하늘이 내린 소금이라 불리는 ‘천일염’을 판매한다.
천일염 30㎏ 2만원(택배비 포함)
※문의 061-271-7123
▧ 신장공소
간수를 완전히 제거한 탈수염을 판매한다. 공소의 탈수염 ‘빛이 소금’은 불순물이 없고 구강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5㎏ 5000원, 10㎏ 9000원, 20㎏ 1만6000원
※문의 016-602-0948
▧ 성전공소
매실을 설탕으로 숙성, 간장으로 달인 매실 장아찌와 100일 동안 발표시킨 매실진액을 판매 한다.
특히 공소는 최근 목포-광양간 고속도로 계획 부지에 포함되어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아 이전 비용이 절실히 필요하다.
매실 장아찌 500g 1만원, 매실 베개 1개 2만원, 매실진액 1.8ℓ 1만5000원
※문의 019-616-1854
▧영보공소
콩 재배부터 직접 어르신들이 만든 된장을 판매한다.
된장, 청국장 1.2㎏ 1만원, 청국환 400g 1만원, 청국장 가루 1㎏ 1만5000원
※문의 011-9667-1334
▧ 예락공소
된장 1㎏ 1만원(5만 원 이상 택배비 없음)
※문의 016-750-8955
▧ 중산공소
어르신들이 직접 장작을 때고 토속 항아리에서 숙성시켜 만든 된장을 판매한다. 해풍을 맞고 자란 콩들로 만든 순수 자연산.
특히 공소는 리모델링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래간장 페트 1.5ℓ 5000원, 된장 1㎏ 1만원, 청국장 1.3㎏ 1만원, 청국환 400g 1만5000원, 청국장 가루 1㎏ 1만5000원
※문의 011-685-9303
▧ 조성공소
신자들이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한다.
참기름 1병 1만8000원, 찰보리쌀 3㎏800g 1만원, 찰흑미 2㎏ 1만2000원, 찰녹미 2㎏ 1만2000원, 찰현미 2㎏800g 1만원(5만원 이상 택배비 없음)
※문의 019-272-9277
▧ 화원공소
땅 끝 마을에서 재배한 배추로 만든 묵은지와 복분자를 판매한다.
묵은김치 10㎏ 4만원(택배비 포함), 복분자 주 750㎖ 1만5000원, 복분자 페트 1.8ℓ 2만5000원, 복분자 750㎖ 1박스 12병 15만원(택배비 포함), 복분자 효소 700g 1만원
※문의 016-614-8955
대부분의 공소가 다양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공소에 있어 승합차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공소에 가고 싶어도 교통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신자들이 부지기수다. 이와 관련해 교구 사목국은 공소에 승합차 구입 관련 도움을 받고 있다.
※문의 062-380-2831 공소사목
사진설명
▶성전공소 어르신들이 부지 이전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실을 다듬고 있다.
▶2006년 광주대교구 공소신앙대회 미사 중 신자들이 복음환호송 알렐루야를 진도아리랑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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