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하나되어 함께 살아가는 삶
예수 그리스도 삶이 나눔의 삶 그 자체
최소한 생존조건 못 갖춘 이웃 많아
■그리스도교적 의미
예수 그리스도 삶이 나눔의 삶 그 자체
그리스도교적 의미의 나눔은 ‘참여’와 ‘함께함’에서 그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는 나눔이 사회·정치·경제적 분배의 의미를 넘어선 차원의 것임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삶은 바로 나눔의 삶 자체였고, 그 원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눔으로써 증거하였고 체현하였던 예수의 삶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나눔의 삶을 완성한다. 인류를 위한 대속, 그것은 온전한 나눔이요, 완전한 봉헌이며, 동시에 우리의 신앙이 어떻게 완성, 구원에 이르는가를 보여 주는 귀감이기도 했다.
그리스도교적 나눔의 깊은 의미는 나눔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함’, ‘온전히 하나가 됨’의 체험으로 그 완성을 이룬다. 그리스도교적 의미의 나눔은 존재 전체를 요구하는 함께함이고 함께 살아감을 의미한다. 즉, 나눔의 삶 그 자체가 신앙인의 삶이어야 한다는 그리스도의 요청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나그네 된 자, 헐벗고 배고픈 자들을 예수 그리스도는 명백히 당신 자신과 하나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해준 것이 바로 곧 당신 자신에게 해준 것이라는 것이다(마태 25, 31~46).
예수님은 또 겉옷을 달라는 이에게는 속옷까지 주라고 말한다. 사람(생명)을 사랑하는 것이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친히 접대받고 학대받는 이들에게 보여 준 각별한 사랑과 관심은 그리스도가 선포한 ‘하느님 나라’의 체험이 바로 모두가 온전한 하나라는 연대성, 공동체성의 확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왜냐하면 예수님에게서 나눔이란 다름 아닌 하느님 나라를 이 지상 위에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당신의 삶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당신과 우리가 하나 되기를, 우리 모두가 하나임을 깨닫게 하도록 기도한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탄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보다 명백하게 깨닫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나눔
그리스도인이란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며 그분처럼 살아가겠다고 자유로이 약속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실제는 그들의 신앙이 참다운 의미의 나눔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가를 보여 주기도 한다.
이웃이란 도움과 나눔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의 이웃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준엄한 요청은, 나눔을 막는 오늘날의 탐욕과 이기심의 만연에 대하여 심원한 반성을 촉구한다.
오늘날 인간 사회의 대사회적 경제 수준은 선진국 대열 운운하고 있음에도 ▲사회 정의의 결여 ▲부의 불평등 분배 ▲상대적 박탈감 및 소외감의 정도 등이 위험수위를 육박, 사회 불안의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과소비가 만연하고 상류층의 사치와 탐욕이 행해지는 현실에 최소한의 문화생활은 고사하고 인간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마저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수많은 이웃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일반적 병폐로도 설명하기 힘든 불의와 비리가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여기서 도덕성의 부재가 공공연히 말하여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행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친 그대로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것뿐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말한 그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대안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행위는 구체적인 나눔으로 나타난다.
이런 나눔의 행위는 사회적 지위를 위하여, 부와 명예를 위하여, 자신과 가족의 안위와 평화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이기적 소유욕과 제도적 구조악의 악순환 속에 신앙이 매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나눔의 필요성
최소한 생존조건 못 갖춘 이웃 많아
그리스도가 걸어갔던 나눔의 삶은 절박한 요청으로 그리스도인의 신앙에 분명한 응답을 호소한다. 나눔은 이기심을 부수고, 무관심을 눈뜨게 한다. 또한 우리 안에 탐욕의 뿌리가 얼마나 깊었던가를 여실히 보여 주고, 너와 내가 하나임을 체험하게 한다. 이와 함께 우리 가운데 있는 하느님을 만나게 한다.
배광하 신부(춘천교구 겟세마니 피정의 집 원장)는 이에 대해 “고통받는 이웃들에 대한 예수님의 측은지심 마음을 본받지 않으면서 그분을 따른다고 이야기한다면, 그 같은 신앙은 거짓된 신앙일 것”이라며 “가난한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나눔의 기회를 주시기 위한 하느님 사랑의 배려일 것”이라고 말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듯이, 나눔은 그리스도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는 과정이며, 모든 인간이 진정한 자유와 해방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나눔은 마침내 벗을 위하여 자기 목숨까지 기쁘게 내어 놓을 수 있을 때(요한 15, 13) 비로소 완성된다. 이 안에서 비로소 구원에 이르는 것이다.
예수가 당신 삶을 온전히 나눔으로써, 모든 생명이 하느님 안에 하나 되게 하였듯이 나눔이란 바로 이 시대가 절실히 목말라 하는,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구체적 응답이며 실천이다.
■개인 소유재산 공동체에 봉헌
-초대교회의 나눔, 그 속에서 찾는 나눔의 의미
초대 교회의 경우 ‘나눔’이란 물질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곧 초대 교회는 성령의 사랑을 받아 스스로 이루어낸 공유적 공동체로서, 부족한 자의 것을 서로 채우고, 자발적으로 개인 소유를 공동체에 내놓음으로써 이루어진 물질의 나눔 사회였었다. 특히 초대 교회의 나눔은 공동체의 전례 속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사도들의 가르침과 빵을 뗌과 사귐 등이 그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성령을 통한 일치성과 하나 됨의 모습이었다.
바오로가 그의 선교 여행 중에 갖고 돌아온 헌금은 가난한 예루살렘 교회를 위해 중요한 나눔의 표시였다(2코린 9, 13). 이 나눔의 원형은 예수의 삶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예수에게서 나눔이란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예수의 삶의 형태였던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보화를 지상에 분여하는 것이 바로 예수의 길이었다. 즉 예수의 삶이란 하느님의 것을 나누는 연대성의 표시였던 것이다. 이러한 예수의 ‘나눔의 사건’은 십자가 위에서 고난당하는 섬김의 길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을 통하여 하느님의 궁극적인 평화가 나누어진 것이다. ‘나눔’의 모범과 실제가 바로 예수 자신이었던 것이다.
교회 기관들도 이러한 초대교회 나눔의 모습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사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경우 헌미헌금, 100원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기금을 조성, 국내외 긴급재해 지원과 사회운동 지원, 국제봉사활동 등에 지원하고 있다.
최근 창립한 수원교구의 한마음운동본부도 기부와 나눔 문화 확산에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표방하고 사회복지 사각지대의 이웃들을 돕는 ‘틈새구호대상총조사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개개인이 지닌 특별한 재능을 불우단체나 이웃을 위해 쓸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한마음은행’은 물질의 나눔 사회였던 초대 교회의 모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교회가 지향해야할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제시하는 것이다.
초대 교회 모습 구현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나눔. 나눔은 해야할 것이 아닌 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진설명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국제청년봉사단 띠앗누리가 몽골 울란바타르 돈보스코 청소년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형일 성모안과 원장이 무료 라식 수술을 해주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자원봉사박람회에 참가해 나눔과 봉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