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소외된 환자들의 진료담 엮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8년 간 함께해 온 외과의사가 따끈따끈한 ‘단팥빵’을 구워냈다. 최근 남부민의원 최충언(플라치도 44 부산 송도본당) 원장이 펴낸 ‘단팥빵’(인쇄골/280면/1만1000원)이 그것.
“정신발육장애로 바보라고 놀림 받던 친구가 하루는 단팥빵을 저에게 건넸어요. 아침부터 환자에게 시달려 지친 저에게 사랑의 빵이었죠. 그 따뜻한 체온을 잊을 수 없어 책제목도 ‘단팥빵’이라고 정했어요.”
‘어느 의사의 하루’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는 병원에서 마주친 가난한 환자들과 이주노동자의 진료 이야기와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 등을 진솔하게 담겼다.
최 원장은 98년부터 지난해까지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무료 자선병원인 ‘구호병원’에서 외과과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이 병원에서만 2500여 건의 크고 작은 진료와 수술을 하면서 의사로서 한계도 경험했다.
“의료보험이 1977년에 시작됐지만 아직도 가난한 이들에게는 병원 문턱이 높아요. 치료가 필요하지만 돈이 없어 포기하는 이들이 많아 저도 가슴이 아팠어요.”
지난해 7월 그는 후배와 함께 송도 남부민동에 병원을 개업했다. 하지만 지금도 매주 화, 금요일에는 구호병원에서, 주일에는 부산가톨릭센터 5층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무료 진료 등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가톨릭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이다. 이 사건에 참여했던 최 원장은 징역 10년을 선고 받고, 김천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시 같이 구속된 수녀에게 교리를 받고, 원주교구 최기식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다.
최원장은 “신기한 것은 세례를 받고 이틀 후에 바로 크리스마스 특사로 풀려났다”면서 겸연쩍게 웃었다. 그는 또 “그 때의 인연으로 지금껏 부끄럽지만 봉사를 해올 수 있었고, 하루하루가 보람됐다”며 “가난한 이로 오신 예수님을 따라 앞으로도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충언 원장은 지난해 12월 13일 국민연금 부산회관에서 ‘단팥빵’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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