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자원봉사 시대’
개인 단체 기업 등 봉사활동 적극 동참
삶의 보람 제공…인간 소외 극복 계기
[전문]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Habitat) 지원, 지역학교에서 자원봉사, 노숙자들에게 무료식사 제공, 다양한 이유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모금운동 등.
사회단체 엔젤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십 수 년 동안 낮 시간대 TV토크쇼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 쇼’의 진행자.
개인의 자원봉사 활동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온몸으로 보이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 그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자신을 표본으로 제시하고 시민사회에서 공동의 협력 행위를 유도하고 만들기 위해서이다.
다양한 자원 봉사활동을 통해 창립 첫 해 엔젤네트워크가 거둬들인 수익금은 3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3억원 정도이다. 그만큼 개인이 보이는 자원봉사의 영향력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자원봉사 열풍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은 온통 자원봉사의 물결로 뒤덮였다. 개인, 단체, 기업 등 너나 할 것 없이 자원봉사 열풍에 뛰어들었다.
최근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올해 승진자 전원이 참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승진자로서의 첫 업무를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것이다. 총 승진자 98명이 일산 홀트복지타운과 가평 꽃동네에서 봉사할 계획이다. 승진자 전원이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한준호 한전 사장은 “봉사활동은 우리의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일일뿐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소중한 일”이라며 “자원봉사 활동이 소외된 우리의 이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남대 해외자원봉사단은 1월 8일부터 30일까지 재학생 730여명이 참여해 세계 오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다.
평균 3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해외자원봉사단 학생들은 전통문화공연을 비롯해 현지 어린이들에게 한국어, 영어, 태권도 등을 가르치게 된다.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동기 영남대 총장은 이번 자원봉사활동에 대해 “지구적 차원에서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해외자원봉사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했다.
대체 자원봉사가 무엇이기에 사람들이 발 벗고 자원봉사에 나서는 것일까. 자원봉사는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Voluntas’에서 유래되었고 자원봉사자라는 영어단어 ‘Volunteer’라는 라틴어 ‘vol(의지)’에서 나왔다. 즉 자원봉사란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사회봉사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자원봉사는 어떤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 또는 시간과 물질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며 누구라도,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어떤 방법으로라도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이다.
지난해 인천시 ‘2006년도 자원봉사왕’으로 뽑힌 이정자(헬레나.71) 할머니. 인천시 경동에 위치한 미혼모의 집 ‘자모원’에서 생활하는 이할머니는 자원봉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규칙적으로 일하고 열심히 살다 보니 마음도, 몸도 좋아졌어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이곳에서 계속 일을 돕고 싶어요.”
자원봉사는 설명할 순 없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의 필요성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자원봉사에 대해 한결같이 답한다. 자원봉사는 삶의 보람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자원봉사야말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 중에 하나인 인간 소외현상을 극복하고 자신의 존재가치와 긍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자원봉사자들은 봉사를 실행함에 따라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재능을 활용, 자신을 재발견하고 여러 가지 유용한 생활 및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음에 자원봉사를 하게 된다고 말한다.
자원봉사의 세 가지 요소인 자발성, 공익성, 지속성을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 사회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는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자원봉사자인 것이다.
자원봉사에 대한 교회 가르침
예수는 봉사에 대해 하느님의 일꾼답게 봉사하라고 말했다. “남을 도와주는 사람은 하느님께로부터 힘을 받은 사람답게 봉사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무슨 일에서든지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영광을 받으시게 될 것입니다.”(1베드 4, 11)
이와 함께 예수는 “각자가 받은 은총의 선물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가지고 서로 남을 위해서 봉사하십시오”(1베드 4, 10)라고 했다.
교회 역시 자원봉사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각 교구 소속 카리타스 자원봉사단은 어려운 이웃을 찾아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본당 차원의 자원봉사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교회에서 펼치는 자원봉사는 아직 그 영향력이 미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각종 재해와 재난에 관계된 대규모 자원봉사는 수시로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 차원에서 행하고 있는 자원봉사는 극히 적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목헌장’에서 가난하고 고통 중에 신음하는 이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의무를 재천명했다.
기부와 마찬가지로 각 개인이 펼치는 자원봉사야 말로 사회의 온기를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이제 그 온기를 유지하기 위한 교회의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 센터
전문 봉사인력 양성에 앞장
마음가짐·활동분야 내용으로
지속적인 자원봉사 교육 실시
교회 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게 어떠한 경로를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냐고 물으면 대부분 나오는 답이 둘 중 하나다. ‘직접 발로 찾아보게 되는 경우’와 ‘지인을 통해 소개 받았다는 것’이다.
즉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봉사활동에 대한 적절한 정보와 시설을 소개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관심 가져볼 만한 곳이 있다.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가 바로 그곳.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부서인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는 2005년 11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교회정신에 올바른 자원봉사자들을 양성해 잠재돼 있는 교회 봉사인력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돕고 있다.
현재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지역사회에 구현하고자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자원봉사 인력(단체)들을 개발·양성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교회 내·외의 자원봉사활성화를 위한 활동 ▲통합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과 보급 등에 주력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가 펼치는 주요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그룹홈에서부터 전문치매 노인시설까지 다양한 규모와 분야에서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활동’, 인권, 환경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가톨릭교회내의 NGO 기관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NGO 활동지원’, 개개인의 특기에 맞는 공동체 활동의 즐거움과 이웃에게 헌신할 기회를 제공하는 ‘전문봉사단체활동 지원’ 등이다.
자원봉사센터는 활동에 앞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자원봉사 기본교육’은 매월 둘째 주 토요일과 넷째 주 월요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리며 자원봉사와 가톨릭영성, 자원봉사의 기본원칙 및 마음가짐, 활동분야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카리타스 포럼’ 역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매월 둘째 주 월요일에 열린다. 자원봉사 담당 실무자, 자원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열리며 자원봉사와 리더십, 자원봉사자와의 파트너십, 나누면 커지는 네트워크 등을 주제로 1년간 총 8회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5월부터 총 10회간 ‘자원봉사 강사양성 1단계 교육’도 마련돼 있다. 이 교육에서는 교회영성, 자원봉사 활동 대상 및 분야별 활동, 전문가 능력개발 등을 주제로 교육을 펼쳐, 전문적인 자원봉사를 양성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문의 02-727-2248, 2245
사진설명
▶부산 망미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이 2004년 3월 사순절을 맞아 불우이웃들에게 연탄 800장을 배달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소박한 나눔을 위해 빨간 속을 버무리는 손길이 정겹다. 서울 전농동성당이 2005년 11월 이웃에게 줄 김장김치 560포기를 담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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