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목마름 채워요”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601호에서는 매주 한 차례씩 공부방이 불을 밝힌다. 이름하여 ‘사회교리 공부방’. 공부방을 찾는 학생들은 모두 나이를 먹을 대로 먹은 어른들이다.
“참 멋있는 표현이네요.” “이 문장은 우리 나라 현실에 꼭 들어맞는 것 같은데요.”
한 사람 한 사람씩 강독을 해나가는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찬탄이 사회교리 문헌에 푹 빠져든 모양새다.
지난 2005년 1월 문을 연 후 꼭 2주년을 맞은 공부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40주년을 맞아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을 찾던 이들이 뜻을 모으면서 비롯됐다.
공의회 정신을 좀 더 깊이 체화해 일상의 생활에 녹여보자는 뜻에 공감하고 나선 이들은 초기만 해도 두세 명에 불과했다.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 사무국장 박경수(프란치스코.46)씨를 비롯해 가톨릭회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매주 수요일 아침 7시에 모여 공의회 헌장부터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며 느낌이나 의견을 나누는 게 고작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모임이 이어질 줄은 참가자들도 몰랐다.
10개월 만에 공의회 문헌 강독을 끝내자 이번에는 교회의 사회교리 전반을 돌아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누구랄 것 없이 한데 뜻을 모으고 집어든 책이 사회교리에 관한 교회 문헌을 모은 ‘교회와 사회’였다.
이제는 강독에도 웬만큼 이력이 생겨 자발적으로 관련 자료를 준비해와 나누고 수시로 이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할 정도가 됐다.
이 모임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가톨릭회관에 근무하는 이들뿐 아니라 1시간도 넘는 거리에 직장을 둔 이들까지 같이 하고 싶다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 지금은 꾸준히 참여하는 이만 7명에 이른다.
서울 삼양동 선교본당에서 매주 공부방을 찾고 있는 임인선(베로니카.47)씨는 “구체적 식별이 필요한 현장에 있다 보면 사회교리에 대한 목마름이 적지 않다”면서 “공부하다 보니 하는 일에 더욱 충실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부방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박경수 사무국장은 “다른 이들과 생각을 나누다 보니 미처 보지 못했거나 지나쳤던 부분까지 곱씹어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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