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위한 본격 행보? …파장에 촉각
홍콩 대만 마카오 고위 성직자 긴급 회동
“대화 지속” 확인…대륙 복음화 위한 포석
교황청이 중국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교황청 고위 관계자들과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의 가톨릭교회 고위 성직자들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는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 뿐만 아니라 제삼천년기 보편교회의 복음화 노력에서 중국 교회에 대한 사목적, 외교적 대책은 더 이상 미룰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불거지는 문제, 특히 주교 임명권과 관련된 문제는 교리적으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고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에 더 이상 입장 발표를 미룰 사안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이번 회의는 중국과의 수교 문제를 다루는 자리가 아니었다. 논의의 핵심 주제는 중국의 독단적인 주교 임명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표면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중국의 복음화, 그리고 중국 복음화를 위한 필수적인 선결 과제이기 때문에 논의가 진행되다보면 자연스럽게 교황청과 중국과의 수교 문제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의 결과는 공식 성명 발표를 통해 명확하게 발표됐다. 그리고 그 핵심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친서가 발표될 것이라는 점과 건설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다짐이다.
대화 노력 계속
성명은 교회의 구조와 종교 자유의 근본적인 원칙에 바탕을 두고 적절한 해결책이 요구되는 문제, 즉 중국의 독단적인 주교 임명에 대한 대처의 필요성을 명시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중국에서는 지하교회 소속의 사제들에 대한 체포가 잇달았고, 지난 해에는 세 차례씩이나 교황청의 승인 없이 주교를 임명함으로써 양측의 우호적인 제스처가 이어지던 분위기를 일거에 깨버렸다. 교황청은 이를 ‘종교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판단한다.
성명은 여기에서 중국교회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고통과 박해 속에서도 결코 타협하지 않고 교황에 대한 충성을 유지해 왔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17명의 주교들이 행방불명되거나 체포되거나 연금됐다. 20명의 성직자가 체포됐는데, 지난 12월 27일에도 허베이성에서 9명의 사제가 체포돼 5명은 감금 상태이고 4명만이 석방됐다.
성명은 그러나 오늘날 이른바 ‘공식 교회’에서 조차도 전체적으로 볼 때 대부분 교황과의 친교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적어도 85% 이상의 공식 교회 주교들이 교황청과의 친교를 유지함으로써 이른바 애국회(PA, the Patriotic Association)에는 명의만으로 속해 있다고 성명은 파악했다.
성명은 특히 중국 교회가 교세 증가면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홍콩의 성심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1200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데, 이는 마오쩌뚱이 집권하기 이전인 1949년의 300만명에 비해 3배로 성장한 규모이다. 특히 중국에는 매년 15만명의 성인들이 새로 세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중에는 도시민들, 대학생들, 기업가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 수교에 우호적
국제 무대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으며 2008년 베이징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 정부가 교황청과의 수교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공산당과 함께 애국회의 교황청과의 수교에 대한 거부감은 가장 강력한 걸림돌인 것도 사실이다. 중국과 종교 자유 문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가장 깊은 관심사이기도 하다.
성명은 말미에 교황이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직접 친서를 보낼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그래서 이 친서가 어떤 내용을 담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 관측통들에 의하면 친서에는 중국의 공식 교회와 비공식 교회의 일치 문제, 불법적인 주교 임명 문제, 중국 가톨릭교회를 좌지우지하는 애국회에 대한 대응 등 보다 구체적인 문제들이 담기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교회 안에서도 상이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즉, 완전한 종교 자유가 획득되기 전에는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나서 애국회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이러한 다양한 의견의 차이들 때문에라도 중국 주교단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들을 교황의 편지에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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