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최초로 외방선교회 창설”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성장
“한국 선교회 발족을 결의한다. 단 성청의 인준을 받을 때 시작하고 현 규약은 3년 기한부로 한다. 총재 주교는 최재선 주교를 선정한다.” (가톨릭시보 1975년 3월 9일자 1면 중에서)
아시아 복음화의 희망
한국 교회 초유의 주교 구속 사건과 그에 따라 교회 안팎에서 혼란한 시국이 숨가쁘게 전개되던 70년대 중반, 한국 천주교회는 한국교회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결정을 주교회의 총회를 통해서 하게 된다.
1975년 2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주교들과 교구장 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춘계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는 구속됐던 지학순 주교의 석방, 또한 많은 교회 안팎의 인사들이 석방됨에 따라 교회 안에서 이어졌던 많은 기도회와 시국 선언들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고 사회 참여에 대한 주교단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주교회의는 한국 교회의 선교회를 발족하기로 결정하고 성청의 인준을 받는 즉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을 원칙으로 정하면서 초대 총재주교로 최재선 주교를 임명했다.
이에 대해 가톨릭시보는 3월 9일자 신문에 주교단 메시지 발표 소식을 중심으로 하는 주교회의 정기총회 소식의 한 부분으로 보도했다.
당시 시국 현안이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외방선교회의 창설과 관련한 보도는 간단한 소식으로 전해졌지만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선교회 창설은 한국교회사에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평신도들의 자발적 수용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니고 있는 한국교회이지만 그 성장의 역사에 있어서는 외국인 선교사들의 몫이 컸던 것이 한국 교회의 발전 과정이었다.
따라서 한국 최초의 자국 선교회의 발족은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성장한 한국교회가 바야흐로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성숙하는 하나의 전기가 됐던 것이다.
이듬해 한국외방선교회는 소신학생 33명, 대신학생 16명으로 신학원을 개원해 선교사 양성을 시작했고 그 이듬해에는 신학생이 62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아울러 1979년에는 후원회가 설립되면서 선교회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갖추게 됐다.
1981년에는 외방선교회 출신의 첫 사제가 배출됐고, 같은 해 11월 교구 사제 3명과 선교 사제 4명이 파푸아 뉴기니로 진출해 한국교회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선교사가 파견됐다.
이어 활발한 선교사 파견을 통해 현재 한국외방선교회 출신의 선교 사제들은 파푸아 뉴기니 뿐만 아니라 대만, 중국, 캄보디아, 러시아, 모잠비크 등에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이에게 복음을 선포하시오”(마르 16, 15)라고 말씀하신 하느님의 선교사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고자 하는 열정을 통해 나라와 민족, 언어와 문화, 풍습과 역사 등 모든 것이 다른 형제들을 찾아가 함께 살고 사랑하며 봉사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에 대한 이러한 열의와 열망은 이제 제삼천년기를 맞아 아시아 대륙에 부어지는 보편교회의 큰 기대와 깊은 관심에 부응해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몫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으며,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 안에서 한국외방선교회에 대한 기대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설명
한국외방선교회 설립 초창기에 촬영한 단체사진. 소신학교 앞에서 설립자인 최재선 주교와 소신학교 교장 고명철 신부, 대신학생, 소신학생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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