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CNS】미국 대통령 선거를 21달 남겨 둔 2007년 1월 현재 대선 주자로 나선 후보들 중에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가톨릭 신자 후보가 많다. 하지만 후보자가 많다고 해서 가톨릭 신자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 될 확률도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 분석가와 미국 교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매사추세츠주 소속의 상원의원인 존 F. 케리 의원이 1월 24일 이같은 뜻을 표시했을 때,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를 통틀어 대선 경선에 나설 뜻을 공식, 비공식으로 표명한 정치인은 12명에 달한다.
공화당에서는 캔사스주 상원 샘 프라운스백, 전 뉴욕 주지사 조지 페텍, 일리노이주의 존 콕스, 전 위스콘신 주지사 토미 톰슨, 전 뉴욕 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아리조나주 상원 존 캐케인, 매사추세츠 전 지사 미트 롬니 등이 있다.
민주당에서는 델러웨이주 상원의원 조셉 바이든, 퇴역장성인 웨슬리 클라크, 코네티컷주 상원 크리스토퍼 도드, 오하이오주의 데니스 쿠치니크, 뉴멕시코 주지사 빌 리차드슨, 그리고 아이오와 주지사 톰 빌색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은 메토디스트파에 속하는 개신교 신자이고 다크호스로 등장한 일리노이주의 오바마 상원의원은 역시 개신교의 한 파인 통일 그리스도교회(the United Church of Christ)에 속한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메리몬트대학 역사학과 로저 로빈스 교수는 “가톨릭 후보들에게 있어서 어느 때보다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며 “내 생각에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가톨릭 이주민들에 대한 반감은 상당히 불식됐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가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비중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의회의 30%를 가톨릭 신자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주지사의 40%가 가톨릭 신자이다. 특히 대법관의 경우에는 9명의 대법관 중에서 무려 5명이 가톨릭 신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톨릭 신앙이 대선, 이에 앞서 각 당에서의 대선 주자 경선에서의 지지도를 확보해줄 것 같지는 않다.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캐브리니 대학의 역사학자인 제임스 R. 헤트케 교수는 “지난 2004년 대선에서 우리는 가톨릭 신자 후보인 케리가 가톨릭 표를 획득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며 “가톨릭 표는 부시의 재선을 도왔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논란이 될 주요한 이슈로는 우선 이라크전이다. 그 다음으로는 경제 문제가 될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낙태와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 주요한 대선 이슈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 살베 레지나 대학교 종교학과 안소니 로프레스티 교수는 “2008년 대선에서 미국의 가톨릭 주교들은 지속적으로 낙태와 배아줄기세포, 동성애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검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의 경우에는 교리적인 입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좀더 신중한 접근을 하게 될 것이기에 후보자들은 이라크전과 관련해서 정치적 입장에 대한 압박을 받을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윤리적인 문제들, 즉 낙태, 배아연구,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서 주교들의 입장과 반대되는 견해를 표시하는 가톨릭 후보들은 교회로부터 강력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주 성 요한 대학교의 정치학 교수인 다이앤 J. 히쓰 교수는 지난 2004년 대선에서 가톨릭 후보자인 케리의 경우, 낙태에 대한 입장이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과는 달랐고 이에따라 많은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대선에서도 낙태를 지지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영성체 금지 등의 논란이 다시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에서 윤리적인 입장을 둘러싼 견해차는 매우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에는 낙태를 지지(pro-choice)하지만 사형제도는 반대한다. 반면 공화당의 경우에는 낙태 반대(pro-life)의 입장이지만 사형제도에는 찬성한다.
후보자나 유권자나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이번 대선을 통해 이어질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표시하는 것이 매우 심각한 고민과 갈등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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