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가신 길 따르렵니다
사순 제1주일에 만난 ‘십자가의 길’
예수님 수난·죽음 묵상하며 봉헌하는 기도
전국 성지와 성당에 이색적인 14처 많아
국내 발행된 ‘십자가의 길’ 기도문 30여종
[전문] 다른 사람을 대신해 짐을 지거나 희생하는 것을 일컬어 ‘십자가를 지다’라고 한다. 2월 21일 재의 수요일로 사순시기가 시작됐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고통의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교회는 예수의 마지막 지상 여정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재현하면서 수난 사건을 묵상할 수 있도록 사순시기 동안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한다. 십자가의 길 유래와 의미, 그리고 성지와 성당마다 독특한 모습으로 자리한 14처와 기도하는 사람과 대상에 따라 다양한 십자가의 길 기도문도 함께 소개한다.
■ 십자가의 길 기도는?
사형 선고를 받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산에 오를 때까지 벌어진 열 네 가지 사건을 표현한 14처를 지나며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봉헌하는 기도다.
십자가의 길은 14~15세기 경 프란치스코회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18세기 중반, ‘십자가의 길의 설교자’인 프란치스코회 성 레오나르도 수사는 세계 각처에 572개의 14처를 설치했다.
1731년 교황 클레멘스 12세는 특별교령 ‘십자가의 길 신심행위의 올바른 거행을 권고함’을 발표해 모든 교회에 십자가의 길 설립을 허용하고 다양한 형태의 십자가의 길을 14처로 고정시켰다. 특별교령은 모든 경당이나 성당, 순례자들의 숙소 뿐 아니라 실외, 교회묘지, 그 밖의 필요한 길가에도 십자가의 길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19세기에 이르러 십자가의 길 기도는 전 세계에 퍼져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가장 좋은 기도로 행해졌으며 오늘날에도 사순시기에 봉헌하는 신자들의 기도로 자리하고 있다.
십자가의 길은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완성하며 인간들을 향한 당신의 위대한 사랑을 드러내기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길이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 자신을 버리고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루카 9, 23)는 말씀을 본받아 기도중에 고통을 묵상하고 희생하는 삶을 다짐해야 한다. 십자가의 길은 고통이지만 그 길의 끝은 하느님의 영광이자 부활이다.
■ 전국 성지와 성당에서 만나는 십자가의 길 14처
절두산, 해미, 갑곶, 죽산 등 순교성지를 비롯해 전국 성지와 성당에는 특색 있는 십자가의 길이 자리하고 있다. 올 사순시기 가족이 함께 가까운 성지나 성당을 찾아 이색적인 14처에서 기도를 봉헌하는 것도 좋을 듯.
두산세계대백과 엔싸이버 홈페이지(www.encyber.com) ‘나누고 싶은 탐방정보’에 ‘십자가의 길’을 입력하면 전국 86개 성당과 성지의 14처 1200여개를 사진으로 볼 수 있다.
■ 다양한 십자가의 길 기도문
각양각색의 14처처럼 십자가의 길 기도문도 기도하는 이와 기도대상에 맞춰 여러 가지가 있다. 가톨릭계 서점에서 30여종에 이르는 십자가의 길 기도문을 만날 수 있다.
▲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인 2005년 주님 수난 성 금요일에 로마 콜로세움에서 바친 기도를 번역해 펴낸 책. 이탈리아 파도바주교좌성당의 십자가의 길 성화가 함께 실려 있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 ‘성령과 함께 하는 십자가의 길’ = 십자가가 무엇인지,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왜 우리가 절절하게 느껴야 하는지, 왜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해야 하는지 저자는 매 처마다 성서 말씀을 곁들여 이야기한다.(성바오로)
▲ ‘고통 중에 바치는 십자가의 길’ =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과, 이들을 보살피는 원목자와 봉사자들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고난을 당하신 예수와 함께 십자가 길의 아픔, 치욕, 수난의 신비를 알며 동참하도록 이끌어 준다. 기도문은 일반병원에서 원목활동을 하는 원목자들이 작성(서울대교구 사목국)
▲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 중.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한 책. 각 처에 그들의 어려운 현실과 고통을 예수님의 고통과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묵상을 실어놓았다.(성서와 함께)
▲ ‘수험생을 위한 십자가의 길’ = 수험생과 부모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도문. 시험의 공포와 불안으로 떨고 있는 아이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주님께 의탁하려는 부모의 기도가 실려 있다. 또한 시험의 목적이 진정 아이를 위함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과 허영을 채우기 위함이 되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다.(성바오로)
※사진협조 : www.encyber.com
사진설명
▶교회는 예수의 마지막 지상 여정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재현하면서 수난 사건을 묵상할 수 있도록 사순시기 동안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한다. 이번 사순절에는 온 가족이 함께 인근 성당이나 성지를 찾아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면 어떨까? 사진은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죽림리에 위치한 수원교구 죽산성지 십자가의 길 제12처.
▶충남 당진군 합덕읍에 위치한 대전교구 신리성지 십자가의 길 제6처.
▶대전교구 당진본당에 있는 십자가의 길 제13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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