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생명수호 노력 치하
노무현 대통령은 2월 15일 교황청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정착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교황은 특히 이 자리에서 생명의 존엄성 수호를 위해 일하는 한국의 모든 이들을 치하한다고 밝히고, 공동선과 사회정의를 증진하려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정부가 되도록 노대통령이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 국가원수가 교황청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노대통령은 “알현을 허락해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고맙다”며 특별히 교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지지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노대통령의 인사에 “저도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고 화답한 교황은 “한국의 모든 이들에게 저의 사랑 어린 인사를 전해주시기 바란다”며 한반도와 인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교황에게 고려 상감청자를 선물했으며 교황은 답례로 메달과 교황문장이 새겨진 기념패를 선물했다.
교황은 한국 방문을 청한 노대통령에게 적절한 시기에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공동선 사회정의 증진에 더욱 노력을”
◎교황 베네딕토 16세 메시지 전문(全文)
친애하는 노무현 대통령께.
바티칸을 방문해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번 방문은 한국과 교황청의 우호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노대통령의 바티칸 방문은 가톨릭 교회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한국민들에게 저의 사랑 어린 인사를 전해주시기 바라며 한반도와 인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전해주십시오.
50년 이상 한국민들은 분단의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가족과 친지들이 서로 헤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그 고통에 저도 영적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서로 오가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하루 속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슬프게도, 오늘날 세상에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위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따라서 생명, 혼인과 가정의 신성함을 지지하고 수호하기 위해서 일하는 한국의 모든 이들을 치하하고자 합니다. 대통령께서도 알고 있듯이 한국의 가톨릭 교회는 생명을 수호하기 위해서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핵 무기의 위험에 대해서 교황청에서도 특별한 우려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관계 당사자들에게 평화로운 수단을 통해 현재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주시기를 바라며, 협상을 저해하는 어떤 움직임이나 시도도 삼가주기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반드시 이어져야 합니다.
한국은 최근 놀라운 경제적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한국의 모든 국민들이 이러한 번영의 혜택을 받고 있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공동선과 사회 정의를 증진하려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조화롭게 일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께서 한국민들을 보호해주시기를 청하며 모든 한국민들에게 평화와 행운을 비는 바입니다.
기사입력일 : 2007-03-04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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