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지금 '양심'이 필요하다
도덕성 결여는 님비현상, 악플 등 사회문제 야기
교회는 ‘성경’ 원칙 삼아 도덕성 회복에 힘써야
최근 대중매체를 통해 나타나는 광고를 살펴보면 각 기업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강조하는 이른바 이미지 홍보가 크게 늘었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를 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기업의 나눔활동을 강조하는 내용 등은 쉽게 접할 수 있다. 기발한 착상을 살린 아이디어를 내세우기보다 소비자 마인드에 접근하면서 신뢰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시도다.
그러나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불리는 광고가 도덕성을 강조할수록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처한 도덕성의 위기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도덕성 마비’가 사회적 화두가 된 것이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각계에서는 날마다 도덕성 불합격 판정과 도덕성 검증 요구가 이어진다. 사회지도층의 도덕성 결여는 배아줄기세포연구로 파문을 일으킨 황우석 전 교수 사태와 같이 생명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일상생활 안에서의 도덕성 결여는 그야말로 ‘일상’이 된 실정이다. 지하철 안에서는 공공연하게 젊은이들이 노약자석을 차지하고 앉는다. 나이와 지위를 불문하고 ‘커닝’을 하거나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지역 이기주의를 드러내는 ‘바나나 증후군’과 ‘님비증후군’ 등에 빠져있다.
무엇보다 발달을 거듭하는 매체를 통한 문화적 현상이 두드러진다. 폭력게임을 즐기다가 가상현실과 현실을 착각해 장난삼아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도 도덕성과 비도덕성의 구분이 모호한 인터넷 공간 부작용의 한 사례다.
특히 ‘악플’과 관련한 도덕성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한 누리꾼의 장난으로 시작됐던 ‘모델 변정수 사망설’처럼 생명을 공격대상으로 삼기도 하고, 세상을 떠난 고인을 두고도 ‘잘 죽었다’는 식의 거침없이 반응이 올라올 정도다.
‘댓글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인터넷 댓글은 인터넷의 양방향성을 끌어내는 주역이 됐지만 평범한 누리꾼조차 별 죄의식없이 악담과 욕설, 비난 등을 끊임없이 자행한다.
악플은 연예인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생활’이 된 수준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할 만큼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게다가 순식간에 엄청난 정보로 제공되는 댓글 내용은 저항없이 믿어지면서 잘못된 담론을 끌어낼 위험도 내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덕성 마비는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양심에 따라’ 행동할 것을 호소한다. 그러나 우선 양심의 잣대를 댈 때 고려해야할 책임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양심은 하느님께서 인격 안에 심어주신 도덕적 판단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양심은 또한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다. 수많은 행위에서 각 개인의 양심적 판단은 일치하지 않을 경우도 많고 개인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만도 아니다.
따라서 교회는 일상생활 안에서도 절대적 진리이고 최고의 선인 하느님의 뜻에 맞춰 바른 양심을 형성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느님의 법이 인간의 법에 우선하고, 선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악한 수단을 쓸 수 없고,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는 성경 말씀 등은 중요한 원칙이 된다. 도덕성 회복은 더이상 ‘너나 잘하세요’라고 개그용어처럼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지난 2001년부터 펼쳤던 ‘똑바로’ 운동과 같은 도덕성회복을 위한 문화 운동이 더욱 가치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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