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공동체’ 건설에 최선
주일미사 참례율 ‘60%’…미사 2회로 늘려
연 2회 예비신자 교리반에 매회 20여명 참가
성경 공부-필사 성황…복지시설 봉사도 열심
지난 연말 방영된 베트남 국영 호치민 TV 불우이웃 돕기 캠페인 프로그램. 사회자가 한 한국인을 단상으로 불러 올린다. “호치민에 거주하시는 한국 가톨릭 신자 분들이 장애인들을 위해 많은 돈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인 가톨릭 신자들은 베트남의 어려움과 늘 함께 하겠습니다.” 베트남 호치민 한인 가톨릭 공동체 김인규(루카.60) 사목회장의 이날 인사말은 베트남 전역에 생중계 됐다.
한국에서 3572.646㎞ 떨어진 곳. 한국 가톨릭 신앙인들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화려한 ‘신앙 꽃’을 피우고 있다.
호치민 한인 가톨릭 공동체는 아시아 교포 사목 중 활성화된 공동체로 유명하다. 교적 신자 500여명에, 주일 미사 참례자 수만 300여명에 이른다.
한국내 본당 주일미사 참례율이 30%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호치민 한인 공동체 미사 참례율 60%는 꿈의 숫자. 게다가 최근 미사 참례자 수가 급증, 주일 미사를 2회로 늘렸다. 연 2회 개설되는 예비신자 교리반에도 매회 20여명 이상 몰리고 있다.
전 신자들이 신구약 성경 필사에 적극 나서고 있고, 서울대교구 이문주 신부 권유로 시작한 성서 백주간에 참여하는 인원도 30여명이나 된다. 신구약 전체를 필사, ‘나만의 신구약 성경’을 가지고 있는 신자가 8명이고, 신약 성경 완필자도 10여명이다. 30대 젊은 부부들의 모임인 가브리엘회도 묵주기도와 성경공부에 열심이다. 이뿐 아니다. 2003년 4명, 2004년 10명, 2005년 11명이 싱가포르까지 원정, 꾸르실료 교육을 받고 돌아왔다.
‘밖’도 소홀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호치민 중심가에서 자선 바자를 개최해 1만불을 모금, 베트남 본당 및 복지시설, 에이즈 환자 병원 설립 등에 지원했다. 여성 신자들은 소그룹별로 아동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고, 50대 이상 신자 모임인 베드로회는 3개월 마다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소정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이같은 ‘열심한 신앙’을 두고 한인 공동체 신자들은 “베트남판 탈출기”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미사 참례만 간신히 하거나 혹은 냉담하며 지냈는데, 어려운 타향살이를 하면서 오히려 신앙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10여년 전에는 사제가 없어 미사 참례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다행히 한 베트남 사제의 도움으로 주일 미사는 봉헌할 수 있었지만, 한국에서 공수해온 강론 집을 강론으로 대독하는 등 반쪽 짜리 미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2002년 4월, 당시 유학생이던 부산교구 이창신 신부가 미사를 정기적으로 주례하면서 도약 발판을 마련한 한인 공동체는 2003년 12월 부산교구장 정명조 주교가 이창신 신부를 호치민 한인 공동체 본당 주임 신부로 정식 발령함으로써 ‘돛’을 달게 됐다.
이병직 사목회 총무는“우리는 소공동체에서 오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며 “매일 모이고, 기도하고, 함께 일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인규 회장도 “늘어나는 신자들을 감당할 수 없어 앞으로 성전 건립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공동체 친교를 바탕으로 아시아 최고의 한인 신앙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화요일 저녁 7시. 베트남에서 태어난 생후 4개월 최윤서(엘리사벳) 아기 등 3명에 대한 유아 세례식이 열렸다. 대모 중 한명이 말했다. “베트남에서 우리 뒤를 이을 이 아기들을 위해서라도 신앙 안에서 열심히 삽시다.”
▒’아시아 교회가 간다’ 베트남편 취재를 도와주신 호치민 한인 가톨릭 공동체 신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호치민 한인본당 주임 이창신 신부
“신앙열정 대단합니다”
“한인 신자들의 신앙 열정이 정말 대단합니다. 공동체 의식도 매우 강합니다.”
2004년 1월부터 호치민 한인성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는 이창신 신부(부산교구)는 ‘그래서’ 바쁘다.
교포 교회로는 드물게 평일 미사 및 주일학교 미사를 집전해야 한다. 또 요일별로 성서 백주간 강의와, 신자 재교육 강의, 신앙 강좌, 예비신자 교리 등을 진행해야 한다.
구역미사는 물론이고 수시로 신자들의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축복도 해 주어야 한다. 남성 신자 및 30대 젊은 부부들의 신앙이 활성화 되어 있어 이들에 대한 배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모두 “신자들이 원해서”다.
이신부는 이들을 위해 앞으로 가정방문 및 쉬는 신자 회두 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성전 건립의 발판 마련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곳 신자들은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신앙만큼은 한국교회 신자와 하나입니다. 우리 공동체 모든 신자들은 열심히 기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하느님을 따르려는 이곳 신앙인들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 호치민 한인 가톨릭 공동체 약사
- 1995년 7월, 남성 신자 주축으로 레지오 마리애 시작, 여성 신자들은 성경공부 시작
- 1996년 1월, 봉수아이본당 소성당에서 첫 공동체 미사 시작. 호치민 종교인민위원회에 미사봉헌 집회신고서 제출
- 1996년 5월, 봉수아이본당 주임 판 깍 뜨으 신부 한국어 미사전례 시작
- 1996년 6월, 이주사목위원회에 평신도 사목 협의회 등록
- 1997년 5월, 묵주기도 및 성경 토론모임을 위한 남성 신자모임 바오로회 결성
- 1997년 7월, 봉수아이본당 별관 3층에 한인성당 입주
- 2003년 1월, 부산교구장 정명조 주교 방문, 호치민 한인성당 첫 견진성사
- 2003년 2월, 평신도사목협의회 구성
- 2003년 3월, 장년부 모임인 베드로회 결성
- 2003년 8월, 서울대교구 이문주 신부 추천으로 성서 100주간 시작
- 2003년 12월, 부산교구장 정명조 주교, 교구 소속 이창신 신부를 호치민 한인 공동체 주임 신부로 발령.
- 2004년 1월, 이창신 신부 호치민 한인 교포사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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