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사제·학자의 삶 오롯이 담아
1년에 1권 책 집필, 활발한 저술 활동
교회법 대가로 관련 저서만도 20여권
21일 명동성당 꼬스트홀서 출판기념회
신학생 시절 ‘성녀 마리아 고레티’를 시작으로 지난해 영명축일에 내놓은 ‘민족 공동체의 창설자 모세’까지 1년에 1권의 책을 선보이며 활발한 집필활동을 해온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의 전집이 발간됐다. 이번 전집은 추기경 서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국장 허영엽 신부)과 가톨릭출판사(사장 박항오 신부)가 함께 준비했다. 전집완간과 함께 45여 년 동안 사제로서 학자로서 살아온 정추기경의 삶을 되돌아보자.
■‘책벌레’에서 ‘교회법 대가’로
어린시절 부터 정추기경은 ‘책벌레’라고 불릴 만큼 방대한 독서량으로 유명하다. 새벽 미사 복사를 마치면 어머니가 챙겨주신 도시락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틈만 나면 인근 소공동 어린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39세의 나이로 주교로 서품된 뒤에도 그는 매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집필과 번역 작업을 했다. 최근까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기도 시간 전까지 2시간여를 독서와 책을 쓰면서, 항상 책과 함께 해 왔다. 이는 추기경의 해박한 지식에 바탕이 되기도 했다. 왕성한 독서열은 자연스럽게 학구열로 이어졌다.
신학교에서도 줄곧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학업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현재는 자타가 공인하는 교회법의 권위자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정추기경은 특히 까다롭고 엄격한 교회법의 대가로 유명하다. 61년 사제품을 받은 뒤 68년부터 2년 동안 이탈리아 로마 우르바노대에학서 교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교회법 저서 20여 권을 비롯해 단행본 10여 권, 번역서 13여 권을 내놓았다.
■진리 추구의 정신과 나눔의 마음
정추기경은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전집 서문에서도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을 혼자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나눠야겠다”는 생각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추기경은 또 “책을 읽는 것은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라며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쌓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설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정추기경의 의향은 저서들 행간에서도 읽을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완간된 전집에는 강론과 글로, 기도와 실천으로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선포해온 정추기경의 삶과 신앙이 담겨 있어 그의 높은 학덕과 온후한 성품, 너그럽고 겸손한 인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편 ‘정진석 추기경 서임 1주년 기념 전집 출판 기념회’가 3월 21일 오후 6시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다.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가톨릭출판사, 교구 문화홍보국,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날 기념식에서는 정 추기경의 친필사인과 고급 문진(브론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정추기경 전집 소개
현대 어법에 맞게 고쳐 23권 발간
‘정진석 추기경 전집’(가톨릭출판사/24만원)은 정추기경이 지금까지 출판한 50여 권의 저서 중 23권을 현대 어법에 맞게 고쳐 새롭게 펴낸 것.
전집은 교회법 해설서, 강론집을 비롯해 집필서와 번역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집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추기경의 저서에는 ‘장미꽃다발’, ‘목동의 노래’ 등과 교회법 저서 ‘전국 공용 교구 사제 특별 권한 해설’, ‘교회법 해설’ 등, 역서 ‘가톨릭 교리 입문’ ‘나는 믿는다’ 등이 있다.
■질그릇
(레오 트레스 지음/192면/7000원)
한 사람의 사제가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파헤친 글을 담았다.
■성녀 마리아 고레티
(고드프리 포오지 지음/120면/6000원)
정결을 지키기 위해 열두 살의 어린 나이에 목숨을 바친 성년 마리아 고레티의 짧은 삶 이야기.
■인정받은 사람
(레오 트레스 지음/236면/7500원)
사제답게,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종군 신부 카폰
(아더 톤 지음/272면/8000원)
6.25전쟁 종군 신부의 삶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내가 하느님을 믿는 이유
(월프레드 G. 헐리 지음/208면/7200원)
하느님이 존재한다는 단순한 진리는 물론 인생과 죽음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심오한 질리도 깨달을 수 있다.
■너는 주추 놓고 나는 세우고
(최양업 지음/274면/8000원)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의 서한집. 우리나라 첫 번째 사제 김대건 신부에게 가려져온 저자를 그가 쓴 편지로 재조명하고 있다.
■이 빈 들에 당신의 영광이
(김대건 지음/300면/8500원)
우리나라 첫 번째 사제 김대건 신부의 예리한 관찰이 담긴 편지 모음집. 조선의 정치나 교회 등 당시 상황을 담고 있어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칠층산
(토머스 머턴 지음/732면/1만7500원)
영성가로 널리 알려진 토마스 머튼 수사가 트라피스트 수도회의 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숨김없이 기술하고 날카롭게 분석한 자서전.
■억만인의 신앙
(존 오브라언 지음/752면/1만8000원)
가톨릭 신앙의 교리와 가르침을 소개하는 책. 가톨릭 신앙 교리와 가르침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우주를 알면 하느님이 보인다
(320면/9500원)
초경험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과학적인 모순 없이 합리적으로 논증하고 있다.
■구세주 예수의 선구자 세례자 요한
(292면/9000원)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인 세례자 요한의 일생을 종합적으로 서술했다.
■모세(상)-민족 해방의 영도자
(308면/9500원)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모세의 삶과 신앙을 이야기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모세(중)-율법의 제정자
(232면/8500원)
이집트의 노예였던 이스라엘인이 권리와 의무의 한계가 분명히 규정된 자유인답게 살 수 있도록 율법을 제정한 모세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세(하)-민족 공동체의 창설자
(200면/8000원)
민족 공동체로의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힘겨운 사명을 완수한 모세의 모습을 전한다.
■라디오의 소리
(윤공희, 정진석 지음/264면/8000원)
윤공희 대주교와 정진석추기경이 1961년 7월부터 1963년 6월까지 국립서울중앙방송국의 종교 시간에 방송한 원고를 모았다.
■라디오의 메아리
(184면/7000원)
‘라디오의 소리’ 속편으로 총 27편의 원고를 수록했다.
■말씀이 우리와 함께
(688면/1만6500원)
가슴 깊이 새겨온 정진석 추기경의 영성이 빛나는 주일과 축일 강론 자료.
■말씀의 식탁에서
(988면/2만1500원)
말씀의 식탁을 준비하는 사제들이 강론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성경 주해 말씀을 담았다.
■강론집-주일 강론과 신자들의 기도
(428면/1만2000원)
강론, 강론의 줄거리, 신앙과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기도의 삼중 구조로 된 강론집.
■영혼의 평화
(풀톤 쉰 지음/492면/1만3000원)
가톨릭 철학과 신학을 바탕으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반박했다.
■간추린 교회법 해설
(564면/7000원)
교회법의 의미를 신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소개한 해설서이다.
■교회법원사
(216면/7000원)
신학교에서도 다루기 힘든 교회법 역사, 교회법령집을 쉽게 풀어준 책이다.
■교계제도사
(208면/7000원)
광범위한 교계제도사 분야에서 교회 조직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