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 맞아 ‘빛의 축제’ 막올라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저희가 예수님을 본받아 서로 섬기고, 말씀과 성찬을 중심으로 친교하며, 성령의 도움 안에서 쇄신의 길을 걷게 하소서.
그리하여 새로워진 우리 교구 공동체가 빛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가진 것을 나누며 참 행복을 누리게 하여 주소서.’
행복의 축제가 드디어 시작됐다. 올해로 교구설정 70주년을 맞는 광주대교구. 70주년 기도문속에는 교구가 70주년을 맞는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친교→쇄신→나눔→행복.
복된 70주년을 맞이하기 위해 교구는 3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우선 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70주년 준비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2005년부터 ‘빛을 찾아서-빛을 따라서-빛 속에서’라는 주제의 3년의 여정을 통해 교구의 점검과 쇄신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70주년 준비위원회의 활동도 가속화 됐다.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5개의 분과(교구운영분과, 복음화분과, 영성운동분과, 기념사업분과, 수도자분과)와 2개의 소위원회(영성소위원회, 교구사소위원회)를 구성, 70주년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시켰다.
교구운영분과에서는 교구청기구의 재편성 및 지구사목 활성화, 지구별 교육시설 신설, 사제생활비 공유화, 본당 사목의 패러다임 변화가능성 점검 등을 논의해 교구운영의 기틀을 다잡았다.
영성운동분과는 영성문제와 교구사 정리를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영성소위원회와 교구사소위원회로 나뉘어 사제를 비롯한 교구민들의 영성과 교구 역사 사료 수집에 힘을 기울였다.
복음화분과는 청소년, 가정,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며 특히 지역 특성상 공소가 많은 교구의 사정을 감안해 공소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에도 힘을 쏟았다.
준비위원회의 이와 같은 노력으로 교구는 지난 2월 17일 ‘기도’를 통해 70주년 축제의 서곡을 울렸다. ‘하느님 아버지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주제로 교구설정 70해맞이 100일기도를 시작한 것이다. 4월 13일이 교구 설정일이지만 사순과 부활 시기의 의미를 담아 100일간을 축제 기간으로 정했다.
100일기도와 함께 매주 오후 3시 화살기도(주모경)를 통해 교구공동체의 쇄신과 성장 역시 기원하고 있다. ‘가족의 성화와 가족간의 화목을 위하여(평신도)’, ‘수도회의 고유한 은사와 공동체의 일치를 위하여(수도자)’, ‘교회 봉사자로서의 사명의식과 사제단의 일치를 위하여(성직자)’ 등 3개 주제의 화살기도를 통해 교구민들은 70주년을 맞아 자신들의 역할도 다시금 되새기고 있다.
교구는 공동체의 쇄신에도 적극 나섰다. 이를 위해 교구는 3월 첫째 주부터 주교좌 임동성당을 시작으로 9개 지구 대표본당을 순회하는 ‘하느님 자비상(성화)을 모신 기도회’를 펼치고 있다. 또 3시간동안 이어지는 사순시기 특별강론도 함께 하고 있다.
70주년 준비사무국은 교구의 역사를 빼놓고 70주년을 맞이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100일 기도와 특별강론의 일정을 담은 기도력에 ‘교구 역사 100선’을 실었다. 1827년 2월 곡성 정해박해 발발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열린 성령쇄신 전국대회까지 교구민이라면 알아야 할 교구의 역사를 한눈에 보기 쉽게 실어 교구민의 정체성도 세워나가고 있다.
이렇게 다채로운 영적 쇄신 프로그램을 통해 교구는 5월 27일 평생교육원에서 경축제를 갖는다. 경축제에서 70주년 준비사무국은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의 의견을 수렴한 교구 발전과 관련한 제안서와 교구민 모두의 다짐문을 봉헌할 계획이다. 고희를 맞은 광주대교구. 쇄신과 성장을 통해 하느님 은총에 보답하려는 교구의 노력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기도로 교구공동체 쇄신
◎70주년 맞이 지구 순회기도회 마련
‘100일 기도’는 교구 70주년 경축제를 준비하는 시작이다. 100일 기도와 함께 교구는 ‘화살기도’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화살기도는 매일 오후 3시에 바치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는 세상이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이 가장 결정적으로 드러난 시각인 오후 3시를 기념하는 것이다. 공동의 지향은 교구공동체의 쇄신과 성장이다.
‘하느님 자비상(성화)을 모신 기도회’는 각 지구의 대표본당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구 대표본당 순회 일정은 다음과 같다.
2월 24일~3월 3일 광주북부 임동본당
3월 3일~3월 10일 목포 대성동본당
3월 10일~3월 13일 목포 흑산본당
3월 13일~3월 16일 목포 석문본당
3월 16일~3월 19일 목포 인덕본당
3월 19일~3월 22일 목포 압해도본당
3월 22일~3월 24일 서남부 진도본당(진길, 우수영)
3월 24일~3월 31일 서남부 해남본당
3월 31일~4월 5일 나주 나주본당
4월 5일~4월 11일 나주 함평본당(몽탄, 망운, 학다리, 무안, 하상)
4월 11일~4월 14일 광주광산 영광본당(염산, 홍농)
4월 14일~4월 21일 광주광산 월곡동본당
4월 21일~4월 28일 광주서부 염주대건본당
4월 28일~5월 5일 광주동부 봉선동본당
5월 5일~5월 12일 순천 고흥본당(보성, 녹동, 소록도, 도화)
5월 12일~5월 19일 순천 저전동본당
5월 19일~5월 26일 여수 문수동본당
“주님께 삶을 맡기며 신앙성숙 이뤄내야”
◎70주년 준비위원회 사무국장 김계홍 신부
“지나온 삶에 대해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삶을 주님께 내어 맡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계홍 신부(교구 사무국장 겸 교구 70주년 준비위원회 사무국장)는 교구 설정 70주년의 의미를 ‘감사’와 ‘맡김’이라고 말했다. 김신부는 교구민들이 이러한 의식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신앙 생활의 성숙을 논했다.
“전반적으로 교회는 신자들에게 열심히 하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우선시 해야 할 것은 교회에 대한 공부입니다. 이에 대한 사목적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즉 신앙 생활의 성숙이야말로 70주년을 맞는데 있어 기본적인 전제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교구의 역사 의식 또한 교구민들이 인식하게 된다는 말이다.
김신부는 70주년을 준비하며 교구의 현실 또한 체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준비위원회를 맡아보니 교구가 처한 어려움과 과제들을 깨달았습니다. 준비위원회는 경축제를 끝으로 해산되지만 그 후에 할 일이 더 많을 듯 합니다.”
그는 산적한 과제들 중 지역상 섬이 많고 시골 분포도가 높은 것을 첫 번째로 꼽았다.
“지역 특성상 공소 사목에 대한 사목 방안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해결책으로 8년 전부터 지역 공동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동 사목을 하는 곳은 현재 5곳. 그러나 김신부는 새로운 시도라 아직 평가를 내리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적자원의 부족함과 결손가정이 증가하는 것도 사목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결손가정의 경우 이주 노동자와 결혼을 하는 성인 가족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자녀들이 시골에 맡겨집니다.”
이를 해결키 위해 교구는 선교사 양성학교를 시행 중이다. 선교사를 교구 차원에서 양성해 사제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의 신자들을 위한 세심한 사목을 펼치기 위해서이다.
이와 함께 김신부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사목 계획도 내놓았다. “광주, 전남 지역에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사목을 펼칠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기금 조성 문제에 있어 김신부는 부활 시기 중 ‘티끌모아’라는 소액모금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도 돕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고 기부문화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서입니다. 사순 특강 중 기부문화에 대한 의식 개선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신부는 70주년의 의미를 교구 역사로 매조지 했다. “우리 교구는 외부의 협력과 도움을 많이 받아 성장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교구민 모두가 그들의 사랑과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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