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로마을서 음악봉사하며 영세
하느님께 큰 빚 져
대한민국 국민 중 가수 김수희(마리아.54)씨의 히트곡 ‘남행열차’와 ‘애모’ 등을 한번쯤 흥얼거려보지 않은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 듯 하다.
김씨의 히트곡들은 기성세대는 물론 신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기곡 순위에 머물러 있다.
미8군 무대에서 그룹 ‘블랙캣츠’의 리드보컬로 음악활동을 시작한 김씨는 우수한 음악성을 꾸준히 인정받아왔다. 특히 그는 국내 최초로 트로트와 팝, 트로트와 국악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며 대중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곤 했다. 1976년 ‘너무합니다’로 첫 솔로앨범을 발표한 후 등락을 거듭해왔지만 여전히 한국 대중가요계 최고의 자리에서 빛난다.
김씨는 다음주 열한번째 앨범의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열한번째 앨범이라니, 30여년이 훌쩍 넘는 그의 경력을 볼 때 많은 수는 아니다.
이번 앨범 제목은 ‘成(성)’이다. 앨범은 일본에서도 동시에 출시된다. 일본판 앨범 제목은 ‘星(성)’이다.
김씨는 “여전히 힘찬 불꽃을 태우며 가수로서의 꿈을 이뤄가는, 또한 빛나는 꿈을 상징하는 단어”라고 설명한다.
이번 앨범에도 특히 국악적인 요소가 짙게 깔려있어 관심을 모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그의 신념에서 시도된 새로운 음악들이다. 작사는 모두 김씨가 했다. 수록곡 중 ‘화등’은 “꽃처럼 아름다운 빛으로 세상의 빛이 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평소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고스란히 옮긴 곡으로 더욱 애정을 보였다.
김씨는 영세한 이후 단 하루도 기도를 거른 날이 없다. 그의 기도 주제는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해주세요”란다. 단순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기도다. ‘이것 좀 해주세요’ ‘저것 좀 이뤄주세요’ 등등 청원기도도 수없이 머릿속을 맴돌긴 하지만 결코 자신만의 바람을 기도하진 않는다. 단지 ‘첫 마음으로 바치는 이 기도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는 드린다고.
라자로마을 자선음악회 봉사를 하면서 가톨릭교회와 깊은 인연을 맺은 김씨는 지난 1993년 세례를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도 교회를 위해 크고작은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김씨의 이름 앞에는 가수, 레코드사 대표,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소설 및 수필작가…, 최근엔 화장품회사 CEO 직함까지 덧붙었다.
그러나 김씨는 수많은 수식어에 손사래를 치더니 ‘나는 틀림없는 가수’라고 말한다.
‘가수’로서 살아온 지난 세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랑”이고 “사랑은 신앙 안에서 나온다”고 강조하는 김씨의 삶과 신앙을 ‘스타들의 신앙이야기’ 코너에서 들어본다.
어린 시절 나는 하느님께 큰 빚을 졌다. 아마 내가 성당을 나가게 된 것도 그때의 빚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친구를 따라 성당엘 간 날이었다. 한참 미사가 진행되는데 모두들 줄을 서서 나가서 납작한 떡 같은 것을 받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덩달아 줄을 서서 밀떡을 받아먹었다. 그런데 나중에 커서 알고보니 세례와 성체성사를 받지 않고는 성체를 받아모실 수 없었다. 순간 “하느님께 빚을 졌구나”라고 생각했다.
자선공연을 위해 라자로마을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가톨릭교회와 더욱 가까워졌고, 1993년에는 세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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