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어디 계시나요”
1970년 부산진구 부전동 시장통에 버려져
성모보육원→한국인 가정→프랑스 입양
역경 딛고 현대 감각 갖춘 유명화가로 성장
“한국에서 어머니도 찾고, 한국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요.”
프랑스 화가 올리비에 빈센트(Olivier VINCENT.한국명 박상진 안드레아)씨는 2살 때 프랑스로 입양돼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 그는 프랑스에서 뿐 아니라 뉴욕, 보스톤, 니스, 베를린, 모나코 등에서 열린 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하며 현대적 감각을 갖춘 화가로 인정 받을수록 기억 깊숙이 묻어뒀던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갔다.
1970년 6월 15일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의 시장 통에 버려진 고아. 성도, 이름도, 나이도 모른 채 말문도 트이지 않은 아기는 길모퉁이에서 지치도록 울고 있었다. 지나던 행인이 아기를 인근 파출소로 데려갔지만 몇 일이 지나도록 아기의 부모는 신고도 없고, 찾아오지도 않았다.
아기는 곧 파출소 미아 위탁기관인 성모보육원(현 성모영보수녀원)으로 보내졌다. 이곳에서 아기는 ‘박상진’이라는 이름과 ‘안드레아’라는 세례명을 가진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보육원에 머무는 2년 동안 상진씨는 수녀들의 보살핌 아래 초창기 보였던 발육 장애나 언어 능력 미 발달을 회복해 나갔다.
그는 한국인 가정에 잠시 입양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오는 등 어린 나이에 부모품에서 누릴 수 있는 평범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1972년 3월 31일. 박씨는 프랑스 로네주 빈첸트시로 입양돼 지금의 양부모와 인연을 맺었다. ‘올리비에 빈센트’라는 프랑스 이름을 가진 상진씨는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과거의 아픈 상처를 잊고 창의적 사고와 현대적 감각을 갖춘 화가로 성장했다.
박상진씨에게 친어머니 찾기를 처음 권유했고, 프랑스에 머물러야 하는 그의 여건을 감안해 한국에서 친어머니 찾기에 두 팔 걷어붙인 김효애(크리스티나.화가)씨.
김화백은 “독일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에서 상진을 처음 만났어요. 그는 내게 막내 동생 같은 동료예요. 꼭 친어머니를 찾고, 한국인 짝을 만나 ‘한국 예술가’로 만들고 싶은 게 제 소망이에요”라고 말했다.
박씨는 아무리 애를 써도 어린 시절에 대해 떠오르는 기억이 없다. 살았던 집도, 친어머니에 대한 기억도 전혀 없다. 3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어머니가 자신을 알아 볼 수 있는 것은 보육원 입사 당시 찍은 사진이 전부다.
하지만 그는 오늘도 기도한다. 친어머니를 만나 그의 작품을 보여주고 칭찬 받고 싶은 마음에 끊임없이 새롭고, 빛나는 작품 창조에 열정을 쏟고 있다.
올리비에 빈센트는 오는 부활시기 김효애 화백의 성물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할 계획이다. 현대미술 특히 가구 디자인 부분에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그의 작품 세계는 강한 색의 대비와 재료의 기발한 접목이 이색적이다.
사진설명
▶1972년 프랑스 입양당시의 박상진씨.
▶현재 박상진(오른쪽)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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