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공장으로 초대합니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장입니다. 어서 오세요.”
시리고 아픈 기억은 잊었다. 남은 것은 세상을 살겠다는 의지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힘겨운 세상이었지만, 이제는 나름대로 행복하다.
서울 송파자활후견기관 ‘초록세상 사업단’은 ‘사연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검은’ 세상을 ‘초록’ 세상으로 만들려고 환경사업을 시작했다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세상은 그들에게 어둡기만 했다.
형편이 어려워진 사연이야 가지각색이겠지만 ‘자활 의지’ 만큼은 하나다.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당당히 홀로서기를 한 것이다.
이들이 일하고 있는 후견기관은 국가가 어려운 이들의 자활의지와 창업을 위해 마련한 곳이다. 현재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이강서 신부)가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초록세상 사업단이 만드는 것은 단 하나다. 바로 EM(Effective Microorganisms). 유익한 미생물이라는 뜻이다. EM은 2년 전, 각종 매체를 통해 오염물질 분해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다.
사업단은 당밀과 EM원액, 쌀뜨물을 섞어 유용한 EM발효액을 만들어낸다.
이 EM발효액은 물과 희석해 음식물쓰레기, 신발장, 이불장 등 냄새를 없애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특히 환경상 자주 씻지 못하는 장애인이나 치매노인들의 냄새를 제거하는데도 탁월하다.
EM비누도 있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EM은 피부 노화방지는 물론 다양한 작용을 한다. 사업단은 EM에 아로마오일과 녹차, 숯, 진주, 황토, 어성초 등을 섞어 ‘피부맞춤용’ 비누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사업단이 말하는 어려움은 너무도 많다. 반 지하라 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좁은 사업장, 높은 가격의 원료들, 홍보·판매의 어려움 등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기 때문이다.
홍보 전담직원조차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정직하고 깨끗한 제품으로 호소한다 해도 한계는 있었다.
그러나 오늘도 사업단은 작업복을 바로하고 일터로 나간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출퇴근을 반복하면서도 내가 만든 제품이 세상 사람들에게 쓰이게 될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자신들도 어렵지만, 못생긴 비누들은 모았다가 인근 경로당에 공짜로 보내기도 한다.
사업단 공장장 정찬명(루치아노.41)씨는 비누를 만들며 해맑게 웃음 지었다.
“사람들이 어렵다보니 몸이 아파 못 나오면 그게 제일로 속상해요. 다들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는데요.”
일을 하며 보람은 없을까? 순박한 웃음사이로 정씨가 살짝 속삭이며 말했다.
“물건이 어느날 왕창 나갈 때….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한번씩 웃을 때.”
※문의: 송파자활후견기관 초록세상 사업단 02-416-7119
기사입력일 : 2007-03-25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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