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상황 식별할 신앙 정체성 확립 시급”
“아시아 선교 위한 인력 양성에 매진을”
세속주의 가치관에 물들지 않게 신앙내실 다져야
가톨릭신문, 한국교회 문서선교에 큰 전환점 마련
추기경은 명예 아닌 봉사 직분…신자들 기도 절실
중국·몽골 등 신학생 한국서 공부하도록 지원해야
한해 낙태건수 200만…교회가 생명수호에 앞장을
중국·북한 복음화 위해 공감대 형성·기도운동 필요
[전문] 지난 2006년 2월 22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 한국교회는 두 번째 추기경 탄생이라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한국교회의 최대 교구로서 한국교회 사목과 교회 발전을 선도하는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임명은 보편교회의 한국교회에 대한 기대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특히 정진석 추기경은 올해 설립 80주년으로 가톨릭신문과 동갑내기인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어 아시아와 북한 선교에 있어서 그 몫이 더욱 크게 기대되고 있다.
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을 맞아 정추기경으로부터 현재 한국교회의 현안과 아시아 복음화의 전망을 듣는다.
추기경 서임 1주년 감회
-이창영 신부(이하 이신부) : 먼저 서임 1주년을 맞아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해 두 번째 추기경을 맞아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 전체가 기쁨을 나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하지만 정작 추기경님께서는 서임 당시의 기쁨을 뒤로 하고, 더 많은 책임감으로 고심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추기경으로서 지내신 지난 1년이 어떠셨는지요?
▲정진석 추기경(이하 정추기경) : 무엇보다도 신자들과 국민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한 신앙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에서 두 번째 추기경이 나온 것은 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여러분의 기도와 성원에 힘입은 것이고, 보편교회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해가려고 노력해온 한국교회 전체의 경사라고 하겠습니다.
추기경으로 서임됐다고 해서 생활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서울대교구장으로서 사목활동에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다짐, 그리고 저의 서임을 허락해주신 베네딕토 16세 교황성하와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와 의탁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기경이 된 후 교황님을 가까이 뵈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교황님이 결코 명예와 영광을 누리시는 분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나 큰 짐을 지고 계시는, 그야말로 종 중의 종이라는 것입니다. 추기경이라는 직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추기경은 명예가 아니라 봉사의 직분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바로 이 점을 더욱 깊이 성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교황님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저 역시 교구민들을 포함해 한국의 모든 신자 분들의 기도가 절실합니다.
-이신부 : 올해로 저희 가톨릭신문이 창간 80주년을 맞았습니다. 나름대로 미흡하지만 창간의 정신과 80년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추기경님께서 격려와 축하의 말씀을 청하고 싶습니다.
▲정추기경 : 무어라고 말해도 축하의 마음을 다 전하기에는 부족할 정도지요. 80년 전, 가톨릭신문이 창간되던 그 해에는 한국 천주교회에 또 다른 경사가 있었습니다. 평양교구의 설립이 그것입니다. 평양교구 설립일이 3월 17일이니까, 4월 1일이 창간일인 가톨릭신문과 별로 시차도 없어요.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이야 일일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암울한 시대였습니다. 그런 암흑의 시대에 신문을 창간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에 저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당시 5명의 청년들이 이 선구자적인 일을 한 것으로 아는데, 그분들이야말로 정말 선각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5인의 선각자’들은 정말 참된 선각자들이었습니다. 한국교회가 미처 체제를 정비하고 그 틀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했었던 그런 시절이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습니다.
1931년은 한국 교회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때였습니다. 한국교회가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해였지요. 그해는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이었는데, 이것을 기념해서 한 큰 작업이 교회 운영의 지침이랄 수 있는 ‘한국교회 지도서’, 그리고 본격적인 교리서로서 ‘교리문답’의 발간이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체제를 정비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때였지요. 그런데, 가톨릭신문은 그보다도 이전인 1927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교회가 발전하는 단계에서 교회 신문이 만들어졌다면 그것은 그럴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되지만, 그 이전에 이미 교회신문 창간을 이루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신부 : 저희들도 80주년을 맞아 신문사의 역사를 꼼꼼이 살펴보는 기회를 갖게 됐는데, 그럴 때마다 경탄하게 됩니다. 특히 교회 신문을 만든 주역이 평신도들이었다는 점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평신도들의 자발적 수용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였다는 사실도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정추기경 : 가톨릭신문 창간에 있어서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이 바로 그 점입니다. 이 위대한 일이 바로 평신도, 그것도 청년들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가톨릭신문은 또 한국교회의 문서 선교에 있어서 큰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기도 하고, 한국교회의 전통을 모범적으로 이어받은 것이기도 합니다.
박해시대에 우리 교회에서는 지도자들이 교리에 대한 가르침들을 글로 써서, 책으로 만들어서 활용했습니다. 교리에 대해서 신자들에게 가르친 문서들이 많이 있는데, 다른 나라 교회들의 경우에는 그런 사례들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신앙을 수용할 때부터 이미 책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였고 최양업 신부님의 ‘천주 가사’ 처럼 교리와 교회 가르침을 담은 문서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매스컴 아니겠습니까. 박해 때부터 매스컴을 중요하게 여겼고, 그게 없었으면 선교 자체가 있을 수 없었지요.
이러한 글과 책들은 복음화에 크게 기여했는데, 그것은 바로 선조들이 흘린 피와 땀이 이 말과 글 속에 배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앙으로 증거한 피와 땀의 증거가 글과 말에 합쳐져서 생명력을 갖게 되고, 그것이 복음 선포의 도구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평신도들의 살아있는 신앙생활의 증거가 사람들에게 드러남으로써 교회의 매스미디어들이 복음이 주는 생명의 힘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의미, 즉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생활하는 신앙인의 모습’이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우리 평신도들의 역할입니다.
가톨릭신문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교회 복음 선포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고, 그래서 더욱 80주년이 뜻 깊은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 사목적 과제
-이신부 : 추기경님께서는 서울대교구장이시기도 하지만, 추기경으로 서임되심으로써 한국 교회와 사회 전체에 대한 사목자로서의 고민을 많이 하시게 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교회가 최우선으로 사목적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들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정추기경 : 교회 내적으로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내실을 기하는 것입니다. 교회 통계를 보면, 쉬는 신자들이 너무 많고, 성사 생활에도 소홀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신자들의 신앙생활의 열심이 식어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내실을 다져야 합니다.
신앙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은, 오늘날의 우리 사회가 세속주의와 상대주의적 가치관에 물들기 쉽다는 점을 생각해서라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얼마 전에 도올 김용옥 교수의 성경이나 교회에 대한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그 분의 말씀에 대해 따지기 전에 그런 주장들에 대해서 우리 신자들이 올바르게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급한 일입니다. 예수님 무덤이 발견됐다는 다큐멘터리 영화나 ‘다빈치 코드’ 같은 소설이나 영화의 헛된 주장에 신앙이 흔들려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신자들이 열심히 교육을 받고 교리와 성경에 대해서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개신교 신자들은 참 열심히 공부합니다. 요즘 들어 성경이나 신심서적을 읽는 사람들이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나는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생명 문화의 건설
-이신부 : 추기경님께서 가장 깊은 관심을 갖고 교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생명의 문화 건설의 노력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생명윤리,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안타까울 정도로 무관심합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교회는 어떻게 생명운동을 전개해야 할지요?
▲정추기경 :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종종 우리는 눈앞의 이익만을 보고 생명의 존엄성과 윤리적인 고려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감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그 대표적인 것입니다.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면에는 상업주의와 배금주의가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과학자나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생명을 존중하고 수호해주어야 할 정부까지 앞장서서 생명의 가치를 훼손하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여기에 언론의 잘못된 시각이 결합되어 올바른 인식과 가치 판단을 흐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신자들을 포함한 국민 각자에게 있어서도 인간 생명에 대한 존경심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우리나라 낙태건수는 매년 150만 건에서 200만 건에 달합니다. 오랫동안 타성에 젖어 이것이 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 신자들까지도 그런 풍조에 젖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누룩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빛나고 짜지 않다면, 그리고 빵을 부풀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생명을 보호하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아무리 우리의 목소리가 메아리가 없다고 해도, 우리는 생명의 존엄성을 끝없이 외쳐야 합니다. 교회는 그러해야 합니다. 비록 세상을 거슬러 얘기하지만, 그것은 진리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당장은 작은 목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진리는 진리이기에 우리는 그런 외침을 포기할 수 없고, 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교회 생명운동도 그런 것입니다.
선교 활동
-이신부 : 한국교회는 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교세의 증가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선교의 위기라는 인식이 90년대 후반 들어서 많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한국 천주교회의 선교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정추기경 : 한국교회는 참으로 많은 시련을 겪어오면서도 결코 성장과 성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930년 불과 10만명에 불과했던 교세는 1974년말 100만명을 돌파했고, 1985년말 200만명, 1992년말 300만명, 그리고 대희년인 2000년말에는 4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선교의 위기가 거론되던 시기에도 한국교회의 성장은 결코 멈추지 않았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그러하리라고 봅니다. 왜냐 하면 우리 모두가 외적인 성장과 내적인 성숙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교구는 복음화 2020 운동을 펼치면서 인구 대비 신자율을 20%까지 높이자는 다짐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목표를 두고 열심히 뛰어 어느 정도 성과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꿈이 아닙니다.
하지만 외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적 성숙이 동반돼야 합니다. 그저 외형만 커져서는 그것이 오래 가지 못합니다. 쉬는 신자 수도 줄이고, 기왕에 성당에 나오는 신자들은 정말 기쁨과 행복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교회 당국의 세심한 사목적 배려와 현명한 처신이 필요합니다.
아시아 복음화 위한 노력
-이신부 : 보편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아시아 복음화입니다. 추기경님께서 생각하시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우선적 과제는 무엇인지요?
▲정추기경 : 이미 보편교회가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시아 대륙이야 말로 제삼천년기 세계 교회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을 생각해보십시오. 그 엄청난 땅과 인구는 복음화의 보고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즉위하셨던 1782년~2001년 말 23년 동안 전세계 가톨릭 신자수는 약 40.2%가 증가했는데, 아시아는 무려 71%가 늘어났습니다. 아시아 복음화가 세계 교회의 성장률보다 훨씬 높았던 것이지요.
앞으로 그 추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아시아 교회들 스스로 더욱 선교 활동을 강화하고 있고, 아시아 지역교회들 중에서 여력이 되는 나라들이 다른 아시아 나라들의 선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가 바로 그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아시아 복음화의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이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한국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아시아 복음화의 소명을 더욱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주 아시아 교회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 교회들이 만나는 국제 행사들이 자주 열리고 있습니다. 다른 아시아 지역 교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나 인력으로나 한국교회가 유리한 여건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은 더욱 강화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아시아 선교를 위한 인력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중국, 몽골 등 아시아 각국 신학생들을 한국의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더 폭넓게 강구할 것입니다.
평양교구 80돌
-이신부 : 저희와 똑같이 평양교구 역시 교구 창설 80주년을 올해 기념하게 됩니다. 서울대교구와 함께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계신 추기경님의 감회도 새로우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요?
▲정추기경 : 교황청은 중국 교회와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중국의 복음화를 이루는 것을 제삼천년기의 한 가지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 당국과 다각적인 경로와 방법을 통해서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건너야 할 다리도 많으며, 결코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하지만 중국 교회의 복음화는 반드시 이뤄야 할 보편교회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홍콩과 대만, 마카오 등의 지역교회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하지만 우리 한국교회 역시 중국 땅의 복음화에 있어서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실제로 여러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복음 선포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 민족, 우리 교회의 입장에서는 중국 뿐만 아니라 북한 교회의 복음화도 중요합니다. 아니 오히려 북한 땅의 복음화는 우리 한국교회의 지상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과는 달리 남한 교회는 북한의 종교인들과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주, 깊은 친교를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시급한 것은 남북한 신자들이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를 갖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기도운동을 끊임없이 펼쳐가야 합니다.
기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폭넓은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우선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민족이 하나가 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통일을 향한 가장 큰 노력입니다. ‘민족화해센터’와 ‘속죄와 참회의 성당’을 짓는 것도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관건은 우리의 마음과 자세입니다. 서로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면 어떤 걸림돌이 있어도 능히 그것을 넘어 참된 화해와 일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교회의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운동입니다.
교회 언론 역할과 사명
-이신부 : 한국교회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볼 때 복음 선포를 위한 교회의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교회 매체가 어떤 역할과 소명을 교회와 사회 안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추기경 : 교회 언론의 소명과 역할을 교회 내외로 나눠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교회 안의 시각에서 말씀드리면, 사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목적이라고 함은 그 대상이 일단 그리스도인이고 교회 안에 머물러 있는 신자들을 말합니다. 신자들이 자기들이 고백하는 신앙에 따라 생활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교회 언론의 일차적인 소명일 것입니다.
또한 교회 언론은 교회 안의 소식들을 전달함으로써 신자들이 다른 신자들의 활동을 잘 알고 체험과 삶을 나누는 자리가 되어야 하고 신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피력하는 여론의 광장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가르치는 바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역할입니다. 교회 당국은 교회의 공식 가르침을 신자들에게 가르치지만, 또한 역으로 신자들이 생각하는 바를 충분히 파악하고 수렴해서 이를 교회의 각종 활동이나 정책에 반영해야 합니다. 그 창구 역할을 교회 언론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회 언론은 결코 교회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세상을 그리스도의 눈으로 보고, 복음적 가치를 세상에 선포하고 세상이 그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는 것은 교회 언론이 결코 소홀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과업입니다.
-이신부 : 장시간 동안 귀한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빌며, 하시는 모든 일에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사진설명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3월 22일 추기경 집무실에서 가진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와의 대담에서 가톨릭신문 창간 80돌을 축하하고 교회언론이 복음적 가치를 세상에 전파하는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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