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지역 가톨릭 언론 교류 협력 ‘물꼬’
가톨릭신문사가 창간 8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아시아 지역 가톨릭계 신문 대표자 모임’이 3월 22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렸다. 한국과 방글라데시,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일곱 개 나라 교회 언론 대표들은 이번 모임에서 아시아 최초의 교회 언론 협의체인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CCNA, Conference of the Catholic Newspapers in Asia)’를 결성했다.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 결성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전망하고 협의회 결성에 동참한 각 나라 언론을 소개한다.
‘아시아 지역 가톨릭계 신문 대표자 모임’은 언론 사도직에 종사하며 복음화에 힘써 온 아시아 각국 교회 언론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와 한일 주교 교류모임을 비롯해 성직자나 수도자, 신학자 간의 모임이 열리거나 사회복지 관련 기구가 결성된 적은 있지만 그간 교류가 전혀 없었던 각 나라 교회 언론 대표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의견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자리에 모인 교회 언론 대표자들이 아시아 교회 최대 화두이자 사명인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 언론 사도직의 역할이 중요함을 공감하고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를 결성한 것은 이번 모임의 첫 성과이자 가장 큰 결실이다.
협의회는 선언문에서 “아시아 지역 가톨릭계 신문과 언론들의 협의회가 상호 교류와 협력에 유용한 장이 될 것을 확신한다”며 “아시아 가톨릭 신문들의 정체성과 미래의 구체적인 활동 방향에 대해서 지속적인 의견 교환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보편교회의 관심이 아시아 복음화에 쏠려 있는 중요한 시기에 결과적으로 아시아 복음화의 주체는 아시아 교회이며 일곱 개 나라 교회 언론이 그 선두에 설 것을 다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 복음화는 다종교 다문화의 아시아 대륙 안에서 어느 한 나라, 한 언론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 당면한 현실이다. 따라서 협의회를 구성하고 활발한 정보교환과 협력을 통해 복음화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은 뜻 깊다.
복음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교회 언론이 협의회에 동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나라는 지리적인 여건과 인종·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한국 등 동아시아 나라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특히 두 나라 교회가 현재 복음화 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즉 종교간 차별과 신자 빈곤은 곧 아시아 교회가 직면한 어려움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아시아 복음화라는 과제를 올바로 인식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를 통해 교류가 활발해지고 이들 나라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한국이나 필리핀, 일본 등 협의회에 참여한 다른 나라의 신자들에게 소개된다면 아시아 복음화에 관한 관심이 아시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복음화 여정을 가로막는 갖가지 어려움을 해당 국가 뿐 아니라 아시아 교회 전체가 풀어나갈 수 있는 공통 과제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임에 참석한 각 나라 언론 대표들이 한 목소리로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언론이 할 일은 복음화의 중요성을 신자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며 “각 나라 언론 간 기사 교류와 정보 교환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가 풀어 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직접 만나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효율적인 교류방법을 찾아야 한다. 양자간 교류가 아닌 다자간 교류라는 점에서 원활한 교류방안을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아시아 복음화의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한 각 나라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극복하고 원활한 협력 체제를 유지해 나가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협의회는 아울러 인도차이나반도의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비롯해 더 많은 아시아 나라가 협의회에 동참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교회 언론 자체가 없는 교세가 극히 미약한 서아시아 국가 교회의 복음화를 위한 협의회의 역할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는 2008년 한국에서 두 번째 모임을 갖는다. 선언문에서 밝힌 대로 내년 모임에서는 협의회의 구체적인 형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제삼천년기 교회의 중심은 아시아교회’라는 이야기는 곧 아시아 복음화의 여정이 천년을 내다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시아 복음화의 선두에 서기로 다짐하고 손을 잡으며 첫 발을 내디딘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도 천년을 내다보고 차근차근 친교와 협력의 길로 나서기를 기대해본다.
17년 전인 1990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제5차 총회에서 아시아 주교들은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아시아 교회가 걸어야 하는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는 제삼천년기 아시아 교회가 걸어야 할 복음화의 길을 ‘함께’ 걸으며 교회 언론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기 위한 시금석이자 출발점이 될 것이다.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CCNA, Conference of the Catholic Newspapers in Asia)’선언문
한국 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을 맞아 아시아 지역 가톨릭계 신문 대표자 모임이 2007년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됐다.
방글라데시,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그리고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우리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과 협의회 구성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우리는 아시아 지역 가톨릭계 신문과 언론들의 협의회가 상호 교류와 협력에 유용한 장이 될 것을 확신하고, 아시아 가톨릭 신문들의 정체성과 미래의 구체적인 활동 방향에 대해서 지속적인 의견 교환과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우리는 한국 가톨릭신문이 제안한 대로 2008년 한국에서 두 번째 모임을 갖고 참가자들로 구성된 협의회의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서 더욱 심화된 논의를 하기로 했다.
우리는 아시아 지역의 가톨릭계 신문과 언론의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대한 상호 협력하고자 한다. 아울러 우리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의 가톨릭 매체들의 연대기구나 조직과의 협력에도 힘쓸 것이다.
2007년 3월 23일, 서울, 한국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Conference of the Catholic Newspapers in Asia) 회원사
Weekly Pratibeshi(방글라데시)
Kung Kao Po(홍콩-중국)
Indian Currents(인도)
Flores Pos DAILY(인도네시아)
Katorikku Shimbun(일본)
The Catholic Times(한국)
Ministry for Social Communications of the Archdiocese of
Manila(필리핀)
사진설명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를 결성한 각 나라 교회언론사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인도‘인디안 커렌츠’제이콥 카니 신부, 방글라데시‘위클리 프라티베시’카말 코라야 신부, 인도네시아‘플로레스 포스 데일리’프란시스쿠스 앙갈씨, 한국‘가톨릭신문' 이창영 신부, 일본 '가톨릭꾸심분' 윌리엄 그림 신부, 필리핀 '마닐라대교구 사회홍보국' 클렘 이냐시오 몬시뇰, 홍콩 '쿵카오보' 웡카춘씨.
▶대표자 모임에 참석한 주한 교황대사 체릭 대주교가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하는 한 교회 신문을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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