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받은 은총 봉사로 보답”
‘이탈리아에서 성악 부분 음악 박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2명’‘동양인 첫 이탈리아 음악박사 2명’
지난해 초 발성법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각 일간지와 음악 잡지는 2명의 동양인을 소개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두 사람이 한국인이고, 게다가 부부라는 사실.
김경훈(야고보.33) 박성희(소화데레사.30) 박사 부부가 지난 달 초 오랜 유학생활을 접고 한국에 왔다. 대학과 한 예술 고등학교에서 나란히 교편을 잡게 된 부부는 “한국에 오니, 해야 할 일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다”고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다.
국내 성악 발전을 위해 힘쓰는 일? 체계적 성악 공부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 나왔다. “천주교 생활성가가 개신교에 비해 너무 낙후된 듯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앞으로 수준 높은 생활성가 작곡과 보급을 통해 많은 이들이 찬양 속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작은 예수회 박성구 신부의 조카이기도한 박성희씨는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그리고 일상에 지친 영혼을 위해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2001년 각각 대전 목원대 음악교육과와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갔다가 만났다. 이탈리아 밀라노 한인성당에서 성가대원으로 봉사하다 인연을 맺어, 2002년 결혼했다.
부부는 이후 2004년 박사과정에 함께 입학, 1년 만에 동시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박사학위에 도전한 전 세계 재원 250여 명 중 학위를 받은 사람은 이탈리아인 10명과 김씨 부부가 유일하다.
김씨 부부는 “서로 의지하며 공부를 하다 보니, 많은 힘이 됐다”며 “은총을 많이 받은 만큼 앞으로 봉사에 힘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바쁘다. 수업 외에도, 성가대를 지휘하고, 생활성가 음반 작업을 하고 봉사활동에도 나서야 한다. 게다가 아내 박씨는 오는 7월 28일~8월 12일 예술의 전당에서 올려질 ‘마술피리’ 밤의 여왕역에 캐스팅돼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부부는 해야할 일 우선 순위의 가장 첫 머리를 ‘봉사’에 두겠다고 했다. 부부의 인연을 맺게 해준 것도 신앙, 박사학위를 동시에 딸 수 있도록 도움 받은 것도 신앙,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것도 신앙이기 때문이다.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교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 있겠습니다. 생활성가의 발전에도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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