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중림동 가톨릭화랑
어머니와 딸이 ‘따로 또 같이’ 여는 전시회가 4월 17일~5월 1일 서울 중림동 가톨릭화랑에서 펼쳐진다. ‘이광미 여행스케치전’과 ‘제3회 이수현전’이 바로 그것.
이번 전시회는 서양화가 이광미 교수(앙즈.66.성신여대 교수)의 작품과 섬유미술가 이수현(폴린느.38)씨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선보여지는 이색적인 장이다.
어머니 이광미 교수 ‘수채화전’
이교수는 올해 정년퇴직을 앞두고 여행스케치전시회를 마련했다. 거창하게 회고전이니 퇴임전이니 하는 수식어는 붙이지 않았다. 퇴임과 함께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준비하는 못자리의 의미를 더 크게 새겼기 때문이다.
실제 작품도 그동안 이교수가 선보인 것과는 확연히 다른 수채화를 선보여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교수는 오랫동안 흙판위에 형태와 모양을 돋우거나 뚫거나 찍거나 그림을 그려내는 릴리프 페인팅(Relief Painting 부조회화) 작품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백자토를 구운 하얀 흙판에 그려 입체감을 준 것은 여전히 새로운 시도다. 미술재료를 꾸준히 탐구해온 교수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50여점 가량 선보이는 각 작품들은 2000년 이후 유럽의 새 성당들을 순례한 기억들이다.
딸 이수현씨 ‘대형섬유작품전’
한 공간에서 선보이는 또다른 작품들은 이교수의 장녀인 이수현씨의 대형 섬유미술작품이다. 이씨는 섬유미술에 대해 단지 캔버스는 천으로, 물감은 염료와 실 등으로 바꾼 도구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섬유의 부드러움과 유연함에 내면의 창의성을 한껏 부어 자르고 붙이고 꿰매고 그리기를 반복했다.
이씨에게 섬유미술 작업은 하느님과의 소통이라고 한다. 각 작품에 표현된 꽃인듯 새인듯 물고기인듯 다채로운 형태들은 항상 십자가 형상을 품고 있다. 저마다 짊어진 십자가의 고난을 되풀이하면서도 ‘정진’하는 일상을 향한 연민을 표현했다.
색다른 분위기의 두 작가를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회장은 특히 차를 마시며 추억을 되짚을 수 있는 편안한 자리로 꾸며져 휴식 겸 들러봐도 좋을 듯 하다.
※문의 02-360-9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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