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둔 벗에게 작은 힘 되길”
팔순을 앞둔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임종환자와 불우노인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선뜻 내놓았다. 폐지와 고물을 팔아 모은 값진 성금이어서 더욱 뜻 깊다.
지난 4월 14일 경기도 포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모현의료센터’에서 아름다운 전달식이 열렸다.
봉사자 고복자(마리아.78.춘천교구 송우리본당) 할머니가 자신 소유의 시가(市價) 1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센터에 기탁한 것. 전달식에 참석한 아들과 며느리도 어머니의 나눔에 박수를 보냈다.
할머니가 센터에 기탁한 아파트는 거리를 다니며 모은 폐품과 고철을 팔아 마련한 것이다. 1986년 세례를 받은 할머니는 ‘내가 가진 것이 없어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 거리로 나섰다. 폐품과 고철을 팔아 버는 돈은 하루 1~2만원, 할머니는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성모자애원과 성가복지병원 등 교회 기관과 도시 영세민들을 돕는 데 쓰기도 했다.
1998년 노인요양원 주방봉사를 시작으로 10년째 모현의료센터와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할머니는 최근에는 300여 개에 달하는 센터 화분과 화초를 가꾸는 일을 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아들 차를 타야만 올 수 있지만 한 주도 빠짐없이 센터를 찾는다. 엉금엉금 기어 다니다시피 하며 화분을 가꾸는 할머니의 정성은 임종자들의 보금자리를 더욱 활기차게 만든다.
“내가 기력이 떨어지면 누가 센터 화초들을 가꿔야 할 지 걱정”이라는 할머니는 “보잘 것 없는 정성이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노인 친구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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