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소원은 소외된 이웃 울타리 만드는 것”
“젊었을 때 25.25.25원칙을 정해놨어요. 25년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또 25년은 사회생활을 하며 살고 마지막 25년은 사회와 주님께 환원하며 살자는 원칙이죠.”
언론사 기자, 대기업 임원, 경기도 공보관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이춘욱(스테파노.55.서울 일원동본당)씨가 평신도 선교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3년간 제주도 최남단 화순공소를 지켜왔던 이씨는 올 3월 수원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원장 김광수 신부)에 대외이사로 자리 잡았다.
정신지체 장애인 50여 명이 생활하는 사회복지법인 ‘바다의 별’과 정신지체 청소년이 생활하는 ‘몬티 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하는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있지만 일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주님의 일을 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가 봉사의 길로 들어선 것은 6년 전이다. 임창렬 전 경기지사를 도와 공보관으로 재직했지만 임 전지사의 뇌물수수혐의와 함께 그도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세상에 회의를 느꼈어요. 게다가 친분이 있던 분이 췌장암으로 3개월 만에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구나 생각했죠.”
그는 이후 교리신학원에서 2년 동안 신학공부를 했다. 자연스럽게 선교사의 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제주도 화순공소에 선교사를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듣고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내려갔다.
“마치 주님께서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신 것 같았어요. 아들들은 군대 가고 집사람도 제 결정을 잘 따라줘서 가능했죠.”
이씨는 제주도 화순공소에서 생활하면서 예비신자 교리교육, 본당 피정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가 이렇게 선교와 봉사에 자신을 투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족’이다. 특히 그를 선교의 길로 이끈 것도 아내 마인선(모니카.52)씨의 힘이 크다.
마지막으로 소원이 하나 있다며 말을 꺼낸 이씨는 “우리 부부는 죽기 전에 이것만은 꼭 해야겠다 생각한게 있다”며 “소외받는 이들을 돌봐주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장 가난한 이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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