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징후…젊을수록 더 심각
청소년 95% "제1계명 모른다"
미국·영국 여론조사 결과 충격
"종교교육 획기적인 전환 필요"
【로마 외신종합】현대 사회에서 만연한 종교적 무관심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종교적 무관심은 최근 영국과 미국 등에서 실시한 다양한 여론 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 아일랜드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중에서 절대 다수인 95%가 그리스도교의 제1계명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아일랜드 전역에서 추출한 표본 집단 950명에 대해서 종교심과 종교적 지식 유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한 개신교 기관이 지난 4월초 전문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해 실시한 것이다.
조사에 의하면 그리스도교에 대한 지식은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15세에서 24세까지의 청년층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종교지식 조차 희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65세 이상의 응답자 중에서는 77%가 4복음서의 저자를 모두 알고 있는데 반해 15세에서 24세까지의 청소년 층에서는 52%밖에 대답을 못했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자들은 종교 교육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일랜드 전국교사협회의 존 카(John Carr)는 종교교육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주교회의 교리교육국 브렌단 오렐리 국장은 현재의 종교교육 프로그램은 개편돼야 한다며 현재 약 1년 반 예정으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기간 영국에서 실시된 또 다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의 3분의 1이 어떤 방식으로도 정기적으로 교회와 접촉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영국의 교회생활’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발간된 이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개인적 신앙과 교회 생활 간에 명백한 유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사 보고서는 많은 영국인들이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정기적으로 기도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교회에 정기적으로 나가거나 정기적인 종교 실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첫째, 영국에서 그리스도교는 압도적인 신앙이고 성인의 53%가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종교의 신봉자는 6%에 그치며, 무신론자는 39%를 차지한다. 둘째, 영국 성인 중 어떤 식으로든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26%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인 3220만 명, 즉 영국 성인의 3분의 2는 현재 어떤 종교적 실천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연령대별로 심각한 분리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65~74세의 노년층은 4분의 3 이상, 75세 이상에서는 절대 다수인 82%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생활을 하는데 반해 16~34세의 젊은 층에서는 불과 3분의 1에 그치고 있으며 45세 이하에서는 절반 이상이 비종교인이다. 16~24세에서는 정기적으로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10%로 뚝 떨어진다.
미국 교회의 경우에는 비교적 다른 서구 사회에 비해 종교적 실천의 비중이 높지만 종교적 지식에 대해서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톤 대학교 스테픈 프로테로 교수는 지난 3월 펴낸 ‘종교적 지식’이라는 책에서 미국에서는 매년 2000만 권의 성경이 판매되지만 복음서의 저자들이나 사도들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한다.
프로테로 교수는 종교적 문맹은 다른 형태의 무지에 비해서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현대 문화에 있어서 종교의 역할이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에 있어서, 종교는 정체성을 특징 지어주는 열쇠이며 건실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도 종교적 지식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처럼 만연한 종교적 문맹의 원인에 대해 우선 학계의 종교에 대한 무관심에서 원인을 찾는다. 즉 현대 학문의 세계에서는 종교에 대해 지속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학교에서도 종교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서 소홀하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교회가 실시하는 종교 교육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교 교파들은 종교 교육을 실시함에 있어서 성경과 교의에 대한 확고한 지식을 전하는데 있어서 지나치게 가시적인 것들을 중시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무관심한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프로테로 교수는 학교에서의 공적인 종교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학교 종교교육은 결코 정교 분리의 원칙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학교 종교 교육은 시민교육의 특성을 지니며 그리스도교에 대한 기본적 교육 뿐만 아니라 다른 거대 종교에 대한 교육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학교 교육을 마친 성인들에게는 평생 교육을 통해 종교적 지식을 개인적 과제이자 시민적 의무로서 종교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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