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사목 → 돌보는 사목 전환
성경읽고, 쓰고, 외우기 말씀 중심의 교육 지향
성경잔치 신앙축제로 자발적인 참여 이끌어
부산교구가 청소년사목의 일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교구 청소년사목국(국장 임형락 신부)이 주도하고 있는 변화는 초등부 및 중·고등부 주일학교와 대학·청년부를 모두 아우른다.
변화의 핵심은 ‘말씀’이다. ‘말씀 중심의 삶’이 지향점이다. 내용은 성경읽기와 성경공부를 통한 내적 성숙. 여기에 올해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이하는 쇄신 의지가 보태진다.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한 변화의 최대 수혜자(?)는 초등부. 청소년사목국은 초등부 성경공부 교리교육을 위해 최근 새로운 성경교재 ‘말씀씨앗’을 발간했다. 저학년(유아, 초1~2)은 구약, 고학년(3~5학년)은 신약성경을 주제로 구성했다. 발간과 함께 각 본당 주일학교에서 시범 운영 후 수정과 보완을 거쳐 정식 교재로 채택할 계획이다.
‘말씀씨앗’은 요즘 아이들에게 익숙한 ‘학습지’ 형식을 띠는게 특징이다. 기본 과정은 ‘읽고 쓰고 외우기’다. 저학년은 구연동화를 원용해 성경동화를 구연하는데 초점을 둔다. 따라서 ‘이야기 듣기 → 관련성구 쓰기 → 함께 외우기 → 부모님과 함께 기도만들기’ 가 주요 방법이다.
신약성경을 공부하는 고학년은 ‘성구찾기 → 함께 읽기 → 관련 성구 쓰기 → 함께 외우기 → 기도만들기’ 과정으로 진행된다. 학습지 형태를 띤 것은 자녀 신앙교육이 본당과 가정, 그리고 부모와 교사가 함께 이루어가는 작업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오는 9월 16일 개최되는 ‘어린이 성경잔치’는 이러한 시도들에 대한 피드 백(feed back)의미가 짙다. 몇주간에 걸쳐 진행되는 성경잔치는 성경경시를 중심으로 성경암송대회, 복음 그림그리기, 성경필사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중고등부 사목의 변화는 오는 8월 17일 열리는 ‘2007 청소년 신앙축제’를 주축으로 전개된다. 작년까지 34회를 맞은 청소년성가제는 부산교구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표적인 축제의 장. 행사장인 부산 KBS홀에는 한번에 2000여 명이 운집한다. 올해부터 이 성가제에 ‘십자가 순례와 경배’를 결부시켰다.
당일 행사에 앞서 7월 30일~8월 13일(토·일요일 제외) 11개 지구 십자가 순례를 실시한다. 이때 가톨릭 청소년 ‘비즈쿨’도 함께 열어 교육 효과와 더불어 나눔정신을 확산시키도록 한다.
청소년사목국 중고등부는 또 청소년 신앙축제를 준비하고 교리교안으로 사용하기 위해 월간지 ‘꿈(Cum)’도 발간했다. 하반기부터는 중학생만을 위한(초등 6년 후반~중3 전반) ‘티기(TIGI : Training in Jesus, Growing in Jesus)’ 프로그램을 3지구를 우선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대학청년부는 올해부터 복음 통독 피정인 ‘청년로고스’를 시작한다. 공관 4복음서를 대상으로 4단계로 구분해 토~일 이틀간 진행되며, 청년들이 성경을 가까이 접하고 적어도 하루 한 구절이라도 읽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부산교구가 이처럼 성경 위주의 교리교육으로 일대 전환을 모색하는 것은 일종의 역발상의 결과다.
“그동안 주일학교 교육은 즐거워야 한다는 무거운 짐이 있었다. 그 결과 흥미 위주, 프로그램 위주의 교리교육이 이뤄지고 재미가 신앙을 대신하는 꼴이 되기도 했다.”
신앙은 ‘시대의 언어’로 재해석되고 제공되어야 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의 샘, 곧 성경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러한 역발상의 기초다.
임형락 청소년사목국장 신부는 “가르치는 사목에서 ‘돌보는 사목’으로, 말씀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취지”라고 말했다.
임신부는 그러나 “나름대로 오랜기간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본당에서 사목자들이 얼마나 수용하고 적용할지 사실 걱정도 된다”면서 “단시간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 하느님의 말씀이 학생들 안에서 활동하실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성경 위주 초등부 교재 내용과 사용 방법
학년/성경/내용/방법
저학년 / 구약성경 / 창세기 / 이야기 듣기→관련 성구 쓰기→함께 외우기→부모님과 함께 기도 만들기
고학년 / 신약성경 / 루카 복음 / 성구 찾기→함께 읽기→관련 성구 쓰기→함께 외우기→기도 만들기
본당에 청년들이 없다?
◆ 부산교구 청년회 활성화 방안 ‘하님아이’
청년연합회 구조에서‘팀’체제 전환이 골자
리더 한명이 4~5명 돌봐
현실 분석-’하님아이’ 도입 근거
“우리 본당에는 청년들이 없다?”
부산 청소년사목국의 청년회 활성화 방안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답은 “아니다”이다. 부산교구와 한국교회 교세통계 자료를 근거로 ‘과연 청년들이 없는가’ 라는 물음을 던질때 돌아오는 답은 청년들이 없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을뿐이라는 것. 다시 말해 매년 세례를 받고 입교하는 청년들과 기존 청년들의 수는 차고 넘치지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이다. 여기서 당연히 ‘왜?’ 라는 질문과 ‘그럼, 어떻게’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 대안이 ‘하님아이’ 프로젝트다.
‘하님아이’는 ‘하느님의 창조 목적대로 살아가는 젊은이’의 줄임말이다. 부산교구는 기존 청년회의 문제점을 네가지로 압축한다. 첫째, 임원들만 열심이다 둘째, 행사와 2차 회합 위주의 운영 셋째, 회원들간 친밀감 부족 넷째, 새 회원 영입과 관리에 대한 무관심 등이다. 여기에 청년들이 부족한 현실적인 본당 여건과 사목자의 절대적인 부족도 큰 핸디캡이다.
‘하님아이’ 내용은?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하님아이’로의 전환은 청년회의 정체성 확립, 즉 ‘말씀을 통한 신앙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 우선이다. 질적이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다. 아울러 외형의 대 변신도 필요하다. ‘하님아이’가 지향하는 청년회의 모습은 사목자-팀장-조장-조원으로 구성되는 ‘팀’제로의 전환이다.
한 팀은 20~50명으로 구성되고, 각 팀은 다시 4~8개의 조로 나뉜다. 이 경우 한 조는 각 조장(모둠장)과 5명 남짓한 조원들로 구성된다. 각 조는 조장과 함께 매주 성경공부와 복음나누기를 시행하며, 본당 혹은 구성원들의 특성에 맞는 신앙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도 있다. 부산교구는 팀제의 확립과 운영을 위해 장기(6개월) 및 단기(7주~3개월) 프로그램을 마련해놓았으며, 안락성당과 대연성당에서 ‘하님아이’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이 체제에서는 팀장과 조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을 위한 교재와 프로그램은 ‘삼위일체 리더십’을 활용한다. 회원들을 위해서는 ‘가톨릭 청년 피앗(fiat)’, ‘겨자씨’, ‘목적이 이끄는 삶’(미국), ‘청년성경’(미국), ‘여정’ 등을 활용한다.
시범운영 과정에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도출되고, 시행착오도 겪고 있지만 청년들의 반응이나 호응, 효과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으며, 현재로선 ‘하님아이’(팀제)로의 전환이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는 것이 교구의 입장이다.
사진설명
▶7월 30일부터 시작되는 지구별 십자가 순례를 앞두고 청소년 봉사자들이 매월 마지막 주일 십자가 경배 및 신앙축제 연습을 하고 있다.
▶청소년사목국이 발간한 초등부 교리교재 '말씀씨앗'(왼쪽)과 올 8월 청소년 신앙축제를 준비하며 발간한 월간 잡지 '꿈'
▶청년 회원수별 예상 팀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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