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실한 ‘100년호’ 새로운 닻 올리다
두 목자, 순항 위해 두손 맞잡았다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해가는 대구대교구에 ‘겹경사’가 났다. 최영수 대주교가 이문희 대주교에 이어 제9대 교구장에 착좌했으며, 조환길 주교는 서품식을 통해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의 일원이 됐다. 4월 30일 착좌식과 서품식이 거행된 성 김대건 기념관에는 최영수 대주교와 조환길 주교의 대형문장과 사목표어가 나란히 걸려, 경축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또 행사 2시간 전부터 밀려 들어온 신자들로 인해 행사장 1, 2층 자리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록 가득 찼다. 이날 경축행사에 참석한 모든 교구민들은 마음을 모아 앞으로 대구대교구를 이끌어나갈 두 목자가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과 축복으로 푸른 목장에로 양떼들을 잘 이끌어나가길 진심으로 간구했다.
봉사자, 현장 정리에 구슬땀
○…행사 시작 훨씬 전인 오전부터 신자들로 인산인해. 하지만 이들보다 먼저 행사장을 점령(?)한 이들이 있었다. 대구대교구 운전기사사도회와 ME 회원,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레지오 마리애 등에서 200여 명의 봉사자들이 나와 차량봉사와 안내 등을 담당하며 원활한 행사운영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행사장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나와 안내에 나섰으며, 여성 ME회원 등은 한복차림으로 행사장 입구에서 참석자들을 맞았다.
축하단 대거 참석
○…이날 축하행사에는 30여 명의 주교단을 비롯 많은 내외 귀빈들이 참석. 특히 최대주교와 조주교를 축하하기 위해 정·관·학계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 도지사, 이강철 대통령 정무 특보, 우동기 영남대 총장, 이화언 대구은행장, 김재하 삼성라이온즈 단장 등이 대거 자리를 함께 했다.
“교구민 위해 헌신하길”
○…최대주교 가족들은 큰 형 최상수(마르코.80)씨를 비롯한 친지 80여명이 나란히 자리해 행사 줄곧 두 손을 모은 채 감격적인 착좌식 모습을 지켜보았다. 가족들은 앞으로 교구를 이끌어나갈 막중한 책임을 맡은 최대주교가 주님의 종으로서 교구민들을 위해 헌신 봉사하길 진심으로 간구. 수원에서 동생 착좌식을 보기 위해 새벽차를 타고 온 최상수씨는 “우리 주교님이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교구의 사제단, 수도자, 신자들과 하나되어 훌륭하게 사목을 펼쳐나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하느님께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또 조주교의 가족들은 어머니 나일남(임파.90)여사를 비롯한 가족, 친지 50여명이 맨 앞쪽 가족석에 자리해 주님의 크신 은총 속에 양떼들을 평화로 이끄는 참목자가 되길 기원. 조주교의 둘째 누나 조봉순(시모나.69)씨는 “주교님께서 교구민들을 위하고 사랑하는 참 목자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드리겠다”고 밝혔다.
베들레헴 공동체도 함께
○…조환길 주교가 설립했고 평소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했던 장애우들의 쉼터인 베들레헴 공동체에서 30여명의 가족들이 참석, 조주교의 주교서품을 감격스럽게 지켜보았다. 베들레헴 공동체 가족인 최영수(사도요한.26)씨는 “누구보다 우리 공동체를 아끼고 사랑하셨던 주교님께서 주님의 은총으로 주교로 서품되신 것을 기뻐한다”며 “주교님께서 계속해서 그동안 해오셨던 것 처럼 장애우들을 비롯한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기실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조주교의 초·중·고 동창 3명이 함께 해 눈길.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신앙을 키웠다고 밝힌 구정일(마티아)씨는 “어려서부터 늘 남을 배려하고 순박하셨던 분이 조환길 주교”라며 “이러한 온후한 성품으로 앞으로 우리 교구민들을 더욱 사랑하는 목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적예물에 교구민 정성 담아
○…이날 축하식에서는 최영수 대주교와 조환길 주교를 위한 대구대교구민들의 정성스런 영적예물이 봉헌. 교구 전 신자들은 그동안 주교들을 위해 미사 24만2645회 봉헌과 함께 성체조배 20만3096회, 묵주기도 392만7508단, 주교님을 위한 기도 74만9110회, 화살기도 105만5168회를 바쳤다.
최대주교·조주교 문장 함께
○…행사가 열린 성김대건기념관에는 ‘그리스도와 함께’란 최대주교의 사목표어,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이란 조주교의 사목표어와 문장을 새긴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려 경축분위기를 연출. 또 행사장 곳곳에 최대주교와 조주교의 문장과 사목표어가 내걸렸다.
연합성가대 축하분위기 고조
○…이날 멋진 합창과 연주로 미사전례 분위기를 고조시킨 성가대는 대구대교구 가톨릭음악원 합창단원 60여 명으로 구성. 이들 단원들은 착좌식과 서품식을 위해 매주 한 번 두달간 연습을 했다. 정병천(펠릭스) 가톨릭음악원 부원장은 “음악원 20주년을 준비하는 도중 착좌식 성가대를 맡게 돼 많이 바빴지만 교구의 큰 경사에 함께 해 힘든줄도 모르고 혼연일체가 되어 연습했다”면서 “늘 두 분 주교님의 영육간 건강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신명나는 교회 공동체를
○…개회인사로 시작된 축하식은 화동들의 축하꽃다발 전달, 사무처장 이용호 신부의 약력소개, 예물증정, 내빈소개에 이어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각계의 축하인사, 축가, 장엄강복으로 진행. 이날 축하인사는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와 교구 사제단 대표로 4대리구 주교대리 조정헌 신부, 평신도대표로 이용기 교구평협 회장 등이 맡았다. 이용기 평협회장은 축사에서 “두터운 학덕과 인덕을 겸비한 탁월한 목자께서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으로 우리 교구의 새 교구장으로 착좌하심을 주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새 교구장님과 주교로 서품되신 조주교님을 중심으로 모든 교구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신명나는 교회, 활기찬 교회 공동체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교구 도약·발전에 최선”
○…축하인사 후 조환길 주교의 답사가 이어졌다. 조환길 주교는 인사말에서 “주님께서 저를 많이 사랑하셔서 과분한 은총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앞으로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믿고 하느님의 백성과 교구를 위해 저의 모토인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을 가슴에 새기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충실히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주교는 “교구장님이신 최대주교님을 보필하며 교구설정 100주년을 새로운 도약과 발전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며 “독창보다는 합창이 더 힘이 있고 아름답듯이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모든 신자들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교님 용기를 내십시오”
○…교구 사제단 대표로 인사에 나선 조정헌 신부가 축사 말미에 “주교님 용기를 내십시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주교와 신부 관계를 남편과 며느리 관계로 비유한 조신부는 “교구장님께서 저희 사제단을 많이 사랑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희도 교구장님께 잘 순명하며 매일 미사 때 주교님을 위해 드리는 기도 때 모든 사제단은 더 정성과 마음을 담아 기도하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수·환호로 기쁨 나눠
○…교구청 내 교육원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 축하연에는 한국 주교단과 사제단, 교구사목평의회 임원, 교구 평협임원, 교구재무평의회의원, 교구 100년사 준비위원회 위원, 학교장, 본당 총회장, 최대주교와 조주교의 가족 등이 참석. 대구 ME 대표 꽃다발 전달로 시작된 축하연은 내빈소개, 내빈 축사, 신임 교구장과 새 주교 인사말 등으로 진행.
이어 최영수 대주교와 조환길 보좌주교, 김수환 추기경, 이문희 대주교의 축하떡 절단식 후 대구 계산본당 민경진(레오) 총회장은 “주교님들의 영육간 건강과 가톨릭 교회 발전을 위하여”라며 건배를 힘차게 제의했고, 자리를 함께 한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교회 안팎 내빈들은 두 목자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원하며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기쁨을 나누었다.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는 축하연 인사말에서 “최대주교님의 착좌와 조주교님의 주교서품을 한국교회의 마음을 담아 감사하고 축하한다”며 “앞으로 대구대교구가 두 목자와 함께 교구설정 100주년을 도약과 쇄신의 계기로 만들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최영수 대주교가 이문희 대주교와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의 인도로 교구장좌에 착좌한 후 앉아 있다.
▶최영수 대주교와 조환길 주교가 교구민의 정성을 담은 영적예물을 받고 있다.
▶최영수 대주교가 화동으로부터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최영수 대주교가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축하연에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한 최영수 대주교.
▶주교로 서품된 조환길 주교가 교구민들에게 첫 강복을 하고 있다. 조주교는 서품식 후 “사목 모토를 가슴에 새기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충실히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수 대주교와 조환길 주교가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조환길 주교, 최영수 대주교, 이문희 대주교(왼쪽부터)가 축하연에서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주교단 안수예식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조환길 주교를 안수하고 있다.
▶조환길 주교가 화동으로부터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조환길 주교가 어머니 나일남(임파.90) 여사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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