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참여’ ‘함께 함’에 더 큰 의미
누구에게 끝없이 관심을 기울이는 일-법정스님.
나누어 줄 줄 알아야 높아진다네. 물을 나누어 주는 구름은 드높고, 물을 저 혼자 간직하는 바다가 낮은 것처럼ㅡ인도 잠언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나눔’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이는 부의 재분배 필요성과 함께 각종 선행에 앞장서 참가하며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사회 공동체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는 나눔이 경제적인 부를 축적한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막상 현실을 들여다보면 나눔은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즉 ‘나눔=기부’라는 낡은 공식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적 의미의 나눔은 ‘참여’와 ‘함께함’에서 그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는 나눔이 사회·정치·경제적 분배의 의미를 넘어선 차원의 것임을 의미한다.
초대 교회의 경우 ‘나눔’이란 물질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곧 초대 교회는 성령의 사랑을 받아 스스로 이루어낸 공유적 공동체로서, 부족한 자의 것을 서로 채우고, 자발적으로 개인 소유를 공동체에 내놓음으로써 이루어진 물질의 나눔 사회였다. 특히 초대 교회의 나눔은 공동체의 전례 속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사도들의 가르침과 빵을 뗌, 사귐 등이 그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성령을 통한 일치성과 하나 됨의 모습이었다. 예수에게서 나눔이란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예수의 삶의 형태였던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보화를 지상에 분여하는 것이 바로 예수의 길이었다. 즉 예수의 삶이란 하느님의 것을 나누는 연대성의 표시였던 것이다. 또한 ‘나눔’의 모범과 실제가 바로 예수 자신이었던 것이다.
교회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의 나눔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꼭 거창하게 누군가를 위해 기부하고 생색을 내는 것은 수혜자에게 도움이 될 지 언정, 진정한 나눔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나눔은 낮은 곳에서부터 낮은 이들을 위해 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나눔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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