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위한 삶은 하느님이 주신 사명”
“한국말 몰라요. 아는 곳 없어요. 하지만 항상 할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주시는 하느님 때문에 일할 수 있죠.”
태국 주교회의에서 2003년 한국으로 파견된 선교사 캄폰(로사.47)씨.
한국에 체류하는 태국 노동자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사명’을 안고 이곳에 왔다. 현재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허윤진 신부)에서 태국 노동자들의 고충상담과 통역을 맡고 있다.
그의 하루는 늘 바쁘다. 하루에도 몇 건씩 쏟아지는 태국 노동자들의 상담, 통역 뿐 아니라 태국 전통 행사 준비, 한국어공부 등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다.
더욱이 불교가 뿌리내린 자국의 노동자들을 가톨릭적으로 어루만지는 그의 손길은 말 그대로 ‘하느님의 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하느님이 이끄시는 대로 갈 뿐이에요.”
한국에 오기 전 캄폰씨는 태국 노동자들을 위해 98년부터 5년 동안 대만에서 일했다. 첫 해 대만 내 태국 노동자들의 수는 100명. 그 숫자를 따라 그도 분주히 움직였다. 덕분에 대만어와 영어는 능통하게 됐다.
대만과 한국, 그리고 태국 노동자들을 따라 또다시 어디로 가게 될지 그도, 아무도 모른다. 그저 ‘사명’이 다가오면 움직일 뿐이다. 수도자도 아닌데 자국의 노동자들을 위해 삶을 오롯이 바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17살 때 착한 목자 수녀회에서 2년간 수련기간을 가졌어요. 비록 수녀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수도자 같은 삶’을 살 수 있어 기쁘죠.”
그는 지금까지 이뤄진 모든 일들을 ‘기적’이라고 말하며 한국 이주노동사목에 대한 부러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교회가 빈민과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이토록 활발히 움직이는 것이 솔직히 부럽고 때로는 질투도 나요. 하지만 제가 한국에서 배운 봉사정신과 희생들을 나중에 태국에 돌아가면 그들에게 전파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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