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제 연구로 ‘공동선’ 실천 앞장
교회정신-사회과학 접목해
시대 반영한 ‘교회상’ 모색
‘사회과학 연구와 신앙의 토착화’언뜻 봐서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 힘든 두 단어는 한국가톨릭사회과학연구회(회장 이정희)의 지향과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톨릭사회과학연구회가 걸어온 길은 사회라는 거울에 투영된 교회의 모습을 통해 한국 사회에 가톨릭교회를 보다 깊이 내면화하는 여정이었다. 이 때문에 연구회의 모색은 곧 신앙의 토착화에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982년 1월 29일 창립돼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사회과학연구회는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함께 연구하고 한국 사회의 주요 문제들을 교회적인 시각에서 조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중심 축으로 하고 있다.
대학교수 210여 명을 비롯한 300명에 이르는 석·박사급 회원 등으로 구성된 사회과학연구회의 면면만 봐도 연구회가 교회 안팎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를 역임하며 교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한용희 교수를 필두로 오경환 신부, 양승규 교수, 김춘호 신부, 김어상 교수, 박병원 교수, 홍성방 교수 등 그간 연구회를 이끌어온 역대 회장들은 교회 안에서도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이들이다.
연구회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매년 두 차례 학술대회를 여는가 하면 1983년 3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매년 전문학술지인 ‘가톨릭사회과학연구’를 발행하며 교회 정신과 사회과학의 접목을 통한 교회와 사회의 발전을 도모해오고 있다.
연구회의 이러한 활동은 단지 지식인들 사이의 의제 제기나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시대가 요청하는 교회상을 새롭게 세워 나가려는 모색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까지 60차례에 걸쳐 연구발표회, 심포지엄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마련해온 학술 행사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공동선과 한국사회’ ‘생명담론과 가톨릭 윤리, 환경운동과 가톨릭 윤리’ ‘가톨릭교회와 시민운동’.
연구회가 시기 시기마다 교회와 사회를 향해 던져온 이러한 화두들은 그대로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핵심적 고뇌에 이어져 있다.
특히 연구회는 근래 들어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활동에 무게를 둠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공동선을 위한 실천에 힘을 쏟고 있다. 시대에 걸맞은 신자들의 새로운 사회참여 방식을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가톨릭시민운동단체를 창립하려는 일련의 모색은 교회의 쇄신과도 맞닿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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