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하며 신앙도 키워갑니다”
초·중·고생 연주자 28명 ‘어린이가 … 클래식’ 무대 펼쳐
우수 지휘자 영입 등 역량 높여… “모든 활동 바탕은 신앙”
5월 5일 오후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영상전시홀에는 벌써 뜨거운 여름이 와있는 듯했다. 300여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 선 의정부교구 청소년 오케스트라 ‘피델리스’(지휘 세르게이 살로, 지도 차풍 신부) 단원들은 한껏 상기된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총 28명의 연주자가 이날 환호성 아래 무대에 선 주인공들. 지난 2월 4일 창단 미사를 통해 교구 최초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로 모습을 드러낸 지 꼭 석 달 만이었다.
안토니오 비발디의 라장조 협주곡으로 막이 오른 이날 공연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피치카토 폴카’, 르로이 앤더슨(Anderson, Leroy)의 ‘고장난 시계’, 하이든의 ‘장난감 교향곡’ 등의 연주로 이어지며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를 연출해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가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클래식’이란 제목으로 꾸며진 이날 무대에서 처음 ‘피델리스’를 대한 이들의 얼굴에서는 놀라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 못지 않게 진지하게 연주에 임하는 이들 모두가 하나같이 10대의 앳된 얼굴들이었기 때문이다. 즉석에서 이뤄진 이벤트로 청중석에서 백소연(초1)양이 지휘자로 나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는 다시 한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몸만한 첼로를 들고 무대에 오른 홍성준(마태오 초3 고양 대화마을본당)군은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하는 게 처음이어서 떨렸는데 할수록 재미있다”며 “형 누나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피델리스는 지난 2004년 의정부교구가 설립된 후 청소년사목 차원에서 청소년들에게 주신 탤런트를 교회 안에서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까 하는 소박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교구 5~7지구(고양시) 내 본당에서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청소년들을 하나둘 묶어 일산 마두동성당에서 기악 레슨반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피델리스의 첫 걸음이었다. 이후 꾸준히 숨어 있는 인재를 발굴, 양성하는 등 오케스트라 창단의 기틀을 다져왔다. 특히 올 1월에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수학한 후 한국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르게이 살로(Serguei Salo 33)씨를 지휘자로 영입해 단원들의 역량을 꾸준히 높여왔다. 무엇보다 신앙을 바탕으로 모든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에서 라틴어로 믿음을 의미하는 피델리스(Fidelis)를 오케스트라 이름으로 삼았다.
단장을 맡고 있는 노종현(시도니오.고2.고양 정발산본당)군은 “단원들 모두가 열심히 임하고 있어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 같다”며 “연주를 통해 실력도 쌓고 신앙도 다져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풍 신부는 “조그만 재능으로 모였지만 같이해온 시간으로 오늘이 있게 됐다”면서 “음악 안에 화음을 이루듯 신앙도 조화를 이뤄가며 함께 성숙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의정부교구 청소년 오케스트라 ‘피델리스’가 5월 5일 경기도 파주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창단 후 첫 공연을 가졌다. ‘어린이가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클래식’이란 제목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훌륭한 연주와 진지한 공연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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