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실 개입 부정적 견해 늘어
사회참여 의사도 ‘부정’ >‘동참’
이라크 파병, 반대 의견 더 많아
최고 관심사는 ‘사회양극화 해소’
전교조 공무원 노조 반대 64.8%
사학법 개정안 관심도 가장 낮아
교회의 사회참여는 사회와 함께 변화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80년대 말부터 시민운동 단체의 성장과 확대는 사회운동의 합법화를 이룩하였으며, 한국사회의 민주화 등을 배경으로 교회의 역할도 점차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1998년에 실시된 조사에 의하면, 1987년에 비교하여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가톨릭 신자의 태도가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났으나 적극적인 찬성의 태도는 현저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가톨릭 신자들의 종교의식이 점차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가톨릭 교회도 사회참여의 방향성과 내용을 달리 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
▨가톨릭 신자의 사회참여 의사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와 ‘가능하면 참여할 것이다’라고 응답한 신자의 경우가 각각 3.5%와 42.1%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가 전체 응답의 45.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참여에 관심이 없다’라고 적극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24.7%로 나타나 신자들의 사회참여에 대한 태도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전체 비율에서도 가톨릭 신자의 사회활동 참여의사는 부정적인 태도가 54.5%로, 참여의사를 보인 45.6%를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가톨릭 교회가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참여적인 종교’라는 이미지와 상반된다.
▨교회의 사회현실 개입에 대한 태도
1998년 조사결과는 전체 응답자의 80.3%가 교회의 사회현실 개입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6년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3%가 교회의 사회현실 개입에 대해 동의하는 편으로 나타났으나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비율은 크게 높지 않았다. 이는 교회의 사회현실 개입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가 이전과 비교하였을 때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림 2 참조).
특히 교회의 사회현실 개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비율이 1998년 조사결과에서는 20%로 나타났으나 2006년 조사에서는 10.2%로 크게 낮아졌고, 교회의 사회현실 개입에 있어서 ‘비교적 동의하는 편이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62.8%에서 59.9%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지난 6년 동안 교회의 사회적 관심에 대해 동의하는 신자들의 강도는 크게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1990년대를 기점으로 가톨릭 신자들의 사회현실에 대한 관심이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태도
1.국가보안법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반대는 49.2%, 찬성은 36.8%였다. ‘관심이 없는 경우’도 13.9%나 돼, 이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적극적인 찬반의견을 드러내는 데 소극적이었다.
2.이라크 파병
이라크 파병에 대한 입장은 ‘절대적으로 반대’가 24.6%, ‘대체로 반대한다’가 35.5%로 전체의 60.1%가 반대했다. 특히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비율은 3.4%로 매우 낮았다(그림 3 참조).
3.전교조/공무원 노조운동
전교조와 공무원 등 다양한 노조운동에 대한 입장은 반대가 가장 높았다. 노조운동에 적극 반대한 신자는 33.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대체로 반대한다고 응답한 경우도 31.2%로 나타나 전체 응답자의 64.8%가 노조운동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4 참조).
이에 비해 대체로 찬성하는 경우는 20.5%,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경우는 3.6%로, 모두 24.1%가 노조운동에 지지하였다.
4.사학법 개정
가톨릭 신자들의 사학법 개정에 대한 입장은 뚜렷한 경향을 보이지 않아 사학법 개정 반대가 38.3%, 찬성이 42.7%로 약간 높았다. 따라서 사학법 개정에 대해 중도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다른 사회문제와 비교하였을 때 특별한 사회적 이슈로 인식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가톨릭 신자들의 사학법 개정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한 경우가 19%로, 다른 사회적 문제에 비해 가장 관심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5 참조).
5.정부의 북한 비료/쌀 지원
정부의 북한 지원에 대해 ‘대체로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3.3%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적극적인 반대 의견이 15.6%로, 적극적인 찬성을 보인 10.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가톨릭 신자들이 정부의 북한지원에 대해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집단의 경우 찬성하는 입장보다 반대하는 입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북한지원에 대한 입장은 남북관계의 변화에 여부에 따라 변화할 여지가 다분하다(그림 6 참조).
6.전시작전권 회수
전시작전권 회수 문제에 대한 지지 여부는 응답자의 보수적 특성을 보여주는 사안 중 하나이다. 반대 입장은 44.9%, 찬성 입장이 38.8%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만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도 비교적 높은 비율인 16.3%를 차지하고 있었다.
7.사회양극화 문제 해결
사회양극화 문제 해결은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대하는 입장은 12.8%를 차지하고 있으나, ‘대체로 찬성’하거나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4.6%로 높게 나타났다. 물론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교회나 가톨릭 신자들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가톨릭 교회가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관심을 표명한다면 가톨릭 신자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요약 및 소결
신자들의 사회활동 참여의사는 대체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회활동 참여의사는 연령이 높을수록 낮고, 본당 주관 재교육 참여 정도와 무관하다. 따라서 본당 중심의 신자 재교육이 사회적 참여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적극적 사회참여 독려가 요청된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국내 문제로는 경제 문제로 나타났는데, 이는 신자들의 사회의식이 1970년대 이후 민주화 운동과 시민운동 등 정치적인 부분에서 점차적으로 경제적인 문제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교회가 사회 현실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높은 비율로 찬성하고 있지만 1990년대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신자들의 사회의식이 ‘중산층화’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에서 신자들과의 공동체 의식과 신자로서의 자부심이 높을수록 교회의 사회참여에 찬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으며, 신자들의 재교육을 통해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가톨릭 신자들의 입장은 대체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으나, 신자들의 집단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별, 연령, 교구별로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입장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할 때 가톨릭 신자들의 사회의식은 기존의 연구결과들과 비교하였을 때 점차 보수적인 성향이 강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교회는 이러한 신자들의 사회 의식의 변화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에 심사숙고하면서 앞으로의 사목방향을 설정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가톨릭 신자들의 사회활동을 독려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는 신자 재교육이 요청되며, 신자들이 보이는 사회인식의 차이들을 어떻게 통합하고 좁혀 갈 것인가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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