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림이들의 환호’ 파란 하늘을 가르고…
전국 각지에서 5000여명 참가
“마라톤처럼 끈기있게 주님 증거”
‘달리는 신앙인들’이 성 김대건 신부의 묘소가 있는 성지(聖地), 안성 미리내에서 하나가 됐다.
생명환경연합과 미리내 성지위원회, 수원교구 마라톤동호인연합, 가톨릭신문사가 공동 주최한‘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 기념, 제2회 미리내 환경마라톤대회’가 5월 13일 경기도 안성 미리내 성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5km, 10km, 하프(21.0975㎞) 부분으로 나눠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제주교구를 비롯해 서울·광주·대구대교구와 원주, 춘천, 대전, 수원교구 등 전국 각 교구 신앙 달림이와 가족 5000여 명이 참가, 땀을 통해 신앙을 묵상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많았다. 윤지섭(요셉.42.수원교구 하남본당)씨는 “가족과 본당 교우들이 함께 성지에서 땀 흘리며 달리다 보니 행복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 같다”며 “동아, 조선일보 마라톤 대회처럼 가톨릭신문도 매년 전국 규모 가톨릭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와 비신앙인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오시(Ossy.47)씨는 “달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가톨릭신문과 주최측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신교 신자인 김미진(32)씨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소식을 알고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마라톤으로 하나가 되는 가톨릭 신앙인들의 모습이 부럽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 조환길 주교는 개막식 인사말에서 “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대회가 가톨릭 마라토너들의 내적 성숙과 일치를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미사강론에서 “마라톤 완주 체험은 단순한 성취감을 넘어선 내적 성숙으로 이끈다”며 “끈기와 인내를 필요로 하는 마라톤처럼 신앙인들도 힘든 인생 살이 속에서 늘 하느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우승자 명단
▲하프(21.0975㎞)
- 남자부 : 김홍주(예비신자.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1시간14분56초)
- 여자부 : 김현숙(글라라.의정부교구 덕소본당, 1시간36분48초)
▲10km
- 남자부 : 조명호(34분 49초)
- 여자부 : 김봉의(44분 16초)
▲5km
- 남자부 : 방종섭(17분 17초)
- 여자부 : 박미연(22분 33초)
■ 종목별 참가 인원
하프 - 남 : 736명 여 : 90명
10km - 남 : 619명 여 : 223명
5km - 남 : 775명 여: 679명
■ 지역별 참가 인원 (남-2,130명 여-992명)
강원(25명), 경기(2,380명), 경남(8명), 경북(24명), 광주(29명), 대구(40명), 대전(53명), 부산(62명), 서울(302명), 울산(9명), 인천(46명), 전남(1명), 전북(7명), 제주(8명), 충남(108명), 충북(20명)
“신앙에 한걸음 더 가까이”
◎남자부 하프 우승 김홍주씨
“가톨릭 신자였던 고 손기정옹의 기록에 도전하겠습니다.”
1시간 14분 56초 기록으로 하프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김홍주(47)씨는 “쉬지 않고 달리겠다”고 말했다.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 달려’ 고 손기정 옹의 풀코스 기록을 넘어서겠다는 것.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04년. 단순히 건강을 위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하루도 거르지 않을 정도로 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아내와 아이 등 가족이 모두 성당에 다니지만 아직까지 성당에는 나가지 않고 있다는 김씨는 “이번 가톨릭 마라톤 대회 우승으로 신앙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땀 흘리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묵상하며 가뿐하게 달렸죠”
◎여자부 하프 우승 김현숙
여자부 하프 우승을 차지한 김현숙(글라라.43.의정부교구 덕소본당)씨의 기록은 1시간 36분 48초. 1km를 5분 만에 주파한 놀라운 속도다.
“앞에서 가는 주님을 뒤에서 따른다는 심정으로 달렸다”는 김씨는 “완주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달렸는데 뜻밖에 우승까지 하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성지를 달리는 만큼 묵상도 많이 했습니다. 성지 인근의 코스가 아름다워, 달리는데 별로 힘든 줄 몰랐습니다.”
거의 매일 10km 이상씩 달리며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다는 김씨는 “영육간에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달리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다른 많은 신앙인들도 이 기쁨을 함께 맛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설명(시계방향으로)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빨간 모자)와 대구대교구 조환길 주교(왼쪽 첫 번째),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조주교 바로 뒤) 등이 참가자들과 함께 5km 코스를 완주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참가자들이 출발 전 꼭지점 댄스로 몸을 풀고 있다.
▶화이팅을 외치며 달리는 외국인.
▶도착점을 향해…. 힘차게 출발한다.
▶‘안성성당 청년회 완주 파이팅’ 메시지를 등에 붙이고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
▶여자부 하프 우승 김현숙
▶남자부 하프 우승 김홍주씨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특별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동료의 완주를 축하하며 환호하는 참가자들.
▶아빠의 손을 꼭 잡고 도착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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