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 하나로 인생의 희노애락 그려”
5월 30일부터 7일간 명동 평화화랑서
성화 풍경 정물 담은 부채 40여점 전시
“초여름 단오절에 크고 작은 부채에다 먹과 채색으로 감사와 찬양을 가득가득 그렸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를 도리어 지워가듯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림(昭林) 김정자 화백(마리스텔라, 74). 그가 최근 선택한 캔버스는 ‘부채’다.
김화백은 부채를 한국인의 정서에 딱 맞는 대표적인 도구로 꼽는다. 남녀노소,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일상 안에서 갖가지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부채. 또 존경과 우정, 사랑 등 갖가지 의미를 담아 건넬 수 있는 것이 바로 부채이기 때문이다.
김화백이 이번 전시를 위해 뽑아낸 부채 안에는 크고 작은 성화와 풍경, 정물 등이 수묵담채화로 재탄생했다. 단아한 성모님의 얼굴은 부드러운 먹의 번짐으로 더욱 풍부한 표정을 드러내고, 김화백이 집 베란다를 채운 나팔꽃도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부채 위에 올라섰다. 하늘, 구름, 소나무 등의 풍경도 시원스런 부채의 이미지를 한껏 고양시킨다.
전시작은 40여 점으로 총 4가지 종류의 부채에 붙여 선보인다.
김화백은 서양화로 미술계에 데뷔했지만 운보 김기창(베드로) 화백과의 인연을 계기로 동양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동양화에 몰입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것’을 알아야 미술도 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이후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인 김화백은 특히 가로 27m에 달하는 ‘설악산 대망(大望)’과 같은 대작으로 국내외 시선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사실화처럼 섬세한 붓터치의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먹 하나가 수천가지의 색을 만들어냅니다. 사람의 생각과 희로애락의 삶, 역사 모두 먹 하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매혹적이지요.”
특히 김화백은 90년대 들어서서는 먹으로 성화를 그리며 신앙적 내면을 한껏 표현하기 시작했다. 수묵화 뿐 아니라 금종이에 성경내용을 그려내기도 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100여 회의 단체전과 20여 회 이상의 해외전 등을 열어왔습니다. 이즈음 작품활동의 중간점을 찍고 싶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만 꾸민 전시회입니다.”
김정자 화백의 ‘부채의 향연’ 전시회는 5월 30일~6월 5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린다.
※02-727-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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