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사회정의 이끄는 견인차돼야”
사형제 폐지 뿐 아니라 여론 형성에도 한몫을
“언론은 사형제도 폐지운동에서뿐 아니라 여론을 조성하고 이끌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Key Role)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자 언론인이라면 시대의 징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민감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올해로 창간 80주년을 맞은 가톨릭신문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헬렌 프리진(Helen Prejean.68.미국 성요셉수녀회) 수녀는 축하 인사와 함께 한국 신자들에 대한 애정 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지난 2005년에 이어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프리진 수녀는 “방한할 때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교회의 잠재력에서 주님의 역사하심을 보게 된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이번 방한 기간 중 언론의 역할에 대해 강조한 그는 “상대적으로 복음이 전해지기 힘든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다가서려는 노력과 모색이 필요하다”며 신자 언론인들의 소명의식을 역설했다.
“미국 가톨릭 신자의 25%가 4대 복음서의 이름을 제대로 모르고 12%는 잔 다르크를 노아의 아내로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교회는 물론 특별히 신자 언론인들의 자성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마더 엔젤리카 수녀가 설립한 세계적 가톨릭 텔레비전 방송인 ‘유튼(EWTN)’을 비롯해 메리놀 외방전교회가 운영하는 오르비스 출판사, 예수회에서 펴내는 잡지 ‘아메리카’, 퍼스트 씽(First Thing) 등 미국 사회 내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교회 언론들의 역할을 소개한 프리진 수녀는 아쉬움도 함께 풀어놓았다.
“복음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오롯한 목소리로 정의를 외치는 면에 있어서는 한계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의 대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습니다.”
프리진 수녀는 이러한 현실의 원인을 소통의 부족에서 찾았다. 사회적인 의안에 대해 교구장과 신자들간에 이견이 생겼을 때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 이를 중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회에 깊이 몸을 담근 신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복음적 접근에 실패함으로써 올바른 시각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하고 있는 미국 교회의 단면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프리진 수녀는 “원칙이 없거나 흔들릴 때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다가서시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신 예수님의 삶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가난한 이들로부터 멀어질 때 복음의 힘은 약해질 것”이라며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눈을 돌릴 줄 아는 자세를 당부했다.
사형제도 폐지운동과 관련해 한국 신자 언론인들의 역할에 재차 감사의 뜻을 전한 프리진 수녀는 “가톨릭신문이 그리스도의 정의를 펼쳐 나가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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