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한국교회 전망과 과제
‘퇴보할 것이다’19.6%로 증가
발전적 미래 위한 우선 과제는
‘사회복지활동’-‘친교 나눔’순
▨21세기 한국 교회의 전망
56.6%가 교회의 미래가 ‘지금보다 훨씬 발전’하거나 ‘지금보다는 발전’하리라고 예상했다. 이전 조사들과 비교할 때, 교회의 미래에 대해 응답자들은 지속적으로 밝은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교회의 미래에 대한 전망에 있어 우려할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밝은 전망을 지닌 응답자의 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교회의 미래가 밝다는 응답은 1987년 87.8%에 달하였지만, 1998년 67.4%, 2006년 56.6%로 지속적인 감소를 보였다.
반면, 미래의 한국 교회가 퇴보하리라는 견해는 급격한 증가를 보였는데, 1987년 3.2%에 불과하던 것이 1998년 12.5%로 증가했다가 2006년에 다시 19.6%로 증가했다.
한편, 명시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기대감이 없다는 의미의 ‘지금과 마찬가지’라고 응답한 이들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유보적인 응답인‘모르겠다’ 역시 같은 기간에 증가하였다. 따라서 신자들의 절반은 미래 교회의 모습에 대해 절대 부정 혹은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세 미만, 30대, 60세 이상은 교회의 미래에 대해 비슷한 수준(60~63%)의 낙관적 견해를 보였다. 반면, 40대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여 다소 낮은 수준(55.7%)이었고, 특히 50대가 무려 44.4%로 상당히 부정적인 수준의 응답을 하였다. 40대와 50대는 미래의 교회가 ‘지금보다 퇴보’할 것이라는 항목에 대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는데, 각각 20.7%와 29.6%였다.
학력에 따른 분석에 따르면, 대체로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교회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1998년 조사와도 아주 유사한 결과이다.
소득별 분석에 따르면, 한국 교회가 퇴보하리라고 전망하는 그룹은 월소득 200~300만원, 300~400만원, 500~600만원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이다. 반대로 한국 교회의 발전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한 이들은 월소득 400~500만원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이다.
한편 소속 교구별로 보면,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한 교구는 대구대교구, 서울대교구, 광주대교구, 대전/청주교구 순이었다. 반대로 한국 교회의 퇴보를 가장 강하게 예견한 응답자들이 속한 교구는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부산교구 순이었다.
부산교구는 ‘지금보다 발전’ 항목에 대해 1998년 조사에서 가장 높은 동의수준을 보였으나, 2006년 조사에서는 가장 낮은 동의수준을 보였고, 수원교구의 경우도 ‘지금보다 발전’ 항목에 대해 1998년 조사에서는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동의수준을 보였으나, 2006년 조사에서는 부산교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동의수준을 나타냈다.
입교동기별 분석을 보면, 한국 교회의 발전 가능성을 가장 어둡게 보는 그룹은 ‘유아세례’를 받고 입교를 한 신자들로 나타났다. ‘자발적’으로 세례를 받은 신자의 경우도 55.6%의 비교적 낮은 발전 전망과 22.8%의 가장 높은 퇴보 전망을 나타냈다.
▨ 한국 교회 발전 위한 중점 과제
응답자들은 교회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로 ‘사회복지활동’(14.8%), ‘신자들간의 폭넓은 친교와 나눔’(12.9%), ‘청소년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포용’(12.7%), ‘냉담자에 대한 관심과 대처’(11.7%), ‘보다 적극적인 국내선교와 민족복음화’(10.9%)를 뽑았다. 중점을 두지 않아도 될 과제로는 ‘전례의 토착화’(0.4%), ‘본당공동체의 소규모화’(1.6%), ‘타종교와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의 노력’(1.9%), ‘해외 선교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선교사 파견’(2.0%)을 지적했다(표 1 참조).
1998년 조사와 비교할 때, 당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던 ‘신자들간의 보다 폭넓은 친교와 나눔’(14.7%)과 ‘보다 적극적인 국내선교와 민족복음화’(14.6%)는 2006년 조사에서 그 중요성이 다소 떨어져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사회복지활동’, ‘청소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포용’, ‘냉담자에 대한 관심과 대처’는 이번 조사에서 우선적 중점 과제로 선택되었다. 그 밖에 ‘성직자들의 태도와 생활방법의 개선’, ‘교회의 물질주의적 경향의 극복’, 그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적극적 봉사’ 등 항목들은 양쪽 조사에서 비슷한 위치를 차지했다(표 2 참조).
연령별로 보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국내선교 및 민족복음화, 냉담자, 성직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연령이 낮을수록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에 따른 분석은 아주 체계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대체로 대학 이상의 높은 학력을 가질수록 교회의 물질주의적 경향 극복, 지역사회봉사, 청소년에 대한 관심, 타종교 관계, 전례의 토착화 등 보다 교회와 사회의 연결고리에 높은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고, 학력이 낮을수록 국내선교와 복음화, 해외선교, 신자재교육, 냉담자에 대한 관심과 대처 등 교회 내적 사목에 중요성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소득수준별 분석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교회의 물질주의적 경향 극복,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청소년에 대한 관심, 타종교와의 관계에 중심을 두는 반면,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국내선교와 민족복음화, 냉담자에 대한 관심과 대처에 중요성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소속 교구별 분석을 보면, 국내선교와 민족복음화는 대전교구와 청주교구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신자들의 친교와 나눔은 대전교구와 청주교구 응답자들에게서 매우 강조되어 나타나고 있다.
해외선교는 대구대교구, 광주대교구, 부산교구에서 다른 교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신자재교육은 서울대교구, 광주대교구, 수원교구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교회의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포용은 대체로 높은 관심을 받은 가운데, 유독 광주대교구의 응답이 타교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게 선택되었다.
▨요약 및 소결
1. 21세기 한국 교회의 전망
위기는 한국 교회의 미래를 그리 밝게 보지 않는다는 결과에서 비롯한다.
겨우 절반이 넘는(56.6%) 이들이 교회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나아가 교회의 발전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연도별 추이를 고려할 때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설문결과는 교회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져온 ‘조직 이탈’을 밝혀 주었는데,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40대와 50대 신자들의 이탈이다. 비관적 전망은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40대와 50대는 다른 연령대 신자들에 비해 훨씬 비관적이다. 오늘날 사회적·교회적 중추인 이들의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둘째, 전문직/관리직, 서비스/영업직 같은 사회의 리더그룹의 이탈이다.
교회가 지난 20여 년 동안 사회적으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찾아오는 행운을 누렸다면 이제는 떠나간 이들을 다시 찾아오는 일이 급선무가 되었다.
셋째, 사회의 리더그룹뿐 아니라 사회의 소외계층의 이탈도 있었다. 학력이 사회적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대학교육의 보편화 시대’에 돌입한 우리사회에서 중고교 학력을 지닌 이들은 사회의 소외계층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들이 교회 발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인 것은 소외계층이 교회에 품고 있는 실망과 기대를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유아세례를 받은 신자들과 자발적으로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보았는데, 이들에 대한 신자재교육과 교회 안에서의 생활 안내 등도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올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한국 교회의 발전을 위한 중점 과제
최우선적 과제는 사회복지활동, 신자공동체의 친교와 나눔, 청소년 사목에 대한 관심과 투자, 쉬는 신자 대책, 복음화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복지활동’과 ‘청소년 사목’은 1998년 조사에서 각각 3위(11%)와 5위(10%)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미래 교회의 최우선적인 사목 과제로 떠올랐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교회를 빠른 속도로 이탈하는 신자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회의 발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는 전문가/관리직 신자들과 저학력의 신자들, 40~50대 신자들, 그리고 유아세례자와 자발적 영세자들에게 필요한 교회 차원의 체계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본 설문조사와 또 유사한 모든 조사에서 항상 상위를 차지하는 ‘신자공동체의 유대’, ‘냉담자 배려’, ‘신자재교육’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성직자들이 생활방식과 태도에서 신자들의 모범이 되도록 꾸준한 재교육 혹은 사제평생교육에 힘써야 한다. 모든 설문조사에서 ‘성직자들의 태도와 생활’이 빠짐없이 교회의 미래 발전과 연결되어 거론되는 것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성직자들이 경건함과 신실함 그리고 신앙적 가치관의 보루가 될 때 신자들은 교회를 더욱 신뢰하고 교회의 미래에 기대를 걸게 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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