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극빈국 지원 조속히 이뤄져야
G8 국가들, 2005년 영국 글렌이글스 정상회담 약속 불이행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선진 7개국과 러시아로 구성된 G8 정상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이들 G8 국가들이 지난 2005년에 약속했던 개발 원조 증액을 충실하게 이행해줄 것을 여러 차례에 걸쳐 촉구한 바 있다.
교황은 지난 4월 23일 독일 안젤라 메르켈 총리와 서신을 교환하고 G8 나라들이 극빈국들에 대한 원조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 특히 지난 2005년 영국 글렌이글스에서 합의했던 지원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이어 G8 정상회담이 개막한 6월 6일에도 정상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이같은 뜻을 재차 전달하고 보다 구체적인 이행 방안들이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이같은 교황의 촉구는 사실 선진국들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주의 환기이고 빈곤 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요청하고자 하는 것이다.
던컨 맥라렌 국제 카리타스 사무총장은 5일 선진국들의 약속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선진국들의 원조금이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애당초 약속보다 80억 달러, 프랑스는 76억 달러, 독일은 70억 달러나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G8 정상들은 다시 한 번 2005년 글렌이글스에서 도출했던 아프리카 지원 약속을 이행하기로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진국들의 개발 원조 증액에 대한 태도와 실제 이행한 액수를 보면 이같은 약속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교황은 지난 2005년 정상회담 당시에도 “외채 탕감, 빈곤 퇴치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실천, 그리고 아프리카의 참된 발전을 위한 연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는 당시 성명서를 통해 선진 8개국의 외채 탕감 계획에 크게 환영의 뜻을 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밝혀진 대로 이후 이들 G8 국가들은 극빈국 지원에 인색했고, 이에 따라 세계적인 빈곤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번 메시지에서 특별히 교육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어린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교황은 이 개발 원조들의 상당 부분이 직접적으로 극빈국의 교육 현장으로 곧장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보편적 초등교육의 실현, 즉 모든 어린이들이 2015년까지 빠짐없이 초등교육 전 과정을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것은 다른 모든 밀레니엄 목표의 완수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이고 “자치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나아가 가톨릭교회가 항상 정부가 미처 하지 못하는 교육 사업의 사각지대까지 포함해 교육의 최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다른 그리스도교 교회들과 종교 단체들, 그리고 시민사회 단체들도 이러한 교육사업에 헌신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교황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선진국 정부와 국제 기구들은 이러한 활동들을 높이 평가하고 특별히 충분한 재정 지원을 통해 지원함으로써 밀레니엄 개발 목표의 완수가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holictimes.org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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